['딥시크 쇼크' VC 긴급 서베이]"AI산업에 긍정적" 한목소리, 투자 전략 영향은⑥비용 감소에 최종 서비스 분야 수익성 기대…파운데이션모델 투자 전망 엇갈려
최윤신 기자공개 2025-02-10 07:06:54
[편집자주]
중국이 챗GPT(ChatGPT)에 버금가는 성능을 지닌 딥시크(DeepSeek)를 출시하면서 글로벌 AI업계가 충격에 빠졌다. 미국 빅테크 중심으로 형성됐던 AI 패권 지도에 균열이 생겼다. AI 관련 투자가 메가트렌드가 된 한국의 벤처 및 스타트업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관측된다. 더벨은 국내 테크 전문 벤처캐피탈리스트를 대상으로 긴급 서베이를 실시했다. 딥시크 쇼크를 계기로 한국 AI 스타트업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미래 투자 방향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7일 07시2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딥시크의 등장은 한국의 기술 산업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하지만 실상은 기회 요인이 많다는 게 국내 벤처캐피탈리스트(VC)들의 시각이다. AI 운용비용 감소에 따라 다양한 서비스가 활성화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이같은 전망에 따라 글로벌 경쟁력에 대한 의문으로 한국의 AI 투자에 소극적이었던 VC들의 시각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커진다. 하지만 한국 AI산업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VC업계의 분위기로 그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산업에 대한 긍정적 전망과는 별개로 국내 VC들의 투자양태는 크게 달라질 게 없을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았다.
◇"정부차원 육성정책도 활발해 질 것"
딥시크의 등장이 국내 AI 산업 생태계에 긍정적인 요인인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83.7%가 동의했다. '그렇다'는 답이 55.8%로 과반을 넘었으며 '매우 그렇다'는 답이 27.9%였다.
미국 주도의 AI 패권에 균열이 가는 등 글로벌 AI 산업 전반이 변화하는 게 국내 업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시각이 주를 이룬다. 한 VC 심사역은 "소수의 빅테크 외에도 다양한 파운데이션 모델들이 나올 수 있는 게임의 판이 깔린 것"이라며 "AI 보편화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5/02/06/20250206174236752_n.png)
VC들은 오픈소스 AI 모델의 확산에 따른 비용 감소에 집중했다. 한 심사역은 "오픈소스 모델이 확산하며 비용 때문에 AI를 개발하거나 활용하지 못했던 주체들이 활발히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며 "시장이 커지면 AI 스타트업이 할 일도 늘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AI분야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늘어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시각도 있었다. 한 VC 대표는 "중국의 AI 굴기 성공 사례로 따라 자연스럽게 AI 육성에 대한 국가적 관심이 확대될 것으로 본다"며 "정부차원의 AI 육성정책이 활발해지며 산학연 연계 활동이 증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물론 모두가 딥시크의 등장을 긍정적으로만 바라본 것은 아니다. 응답자의 14%는 '보통이다'를 선택하며 조심스런 모습을 보였다. 한 VC 대표는 "국내 AI회사들의 경쟁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에 나서야 되는 측면도 있을 것"이라며 "데이터 보안과 규제 문제에 있어 국내 AI생태계에 이슈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바라봤다.
파운데이션 모델의 패권경쟁에 합류할 수 없다는 점에서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심사역은 "중국이 쌓아놓은 AI 역량과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며 "시장 규모와 정부 지원을 바라봤을 때 경쟁력을 가진 범용 거대언어모델(LLM)을 만드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아보인다"고 말했다.
◇ '빅테크 주도' 관념에 '변수'
딥시크의 등장이 AI업계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여겨지는 상황에서 국내 VC는 AI 분야 투자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각에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바라봤다. 국내 벤처캐피탈들의 AI스타트업 투자 전략에 변화가 있을것 같냐는 질문에 과반 이상(55.8%)이 긍정적 응답을 했다. 매우그렇다는 응답이 11.6%, 그렇다는 응답이 44.2%다. 대부분 AI분야 투자에 대한 시각이 긍정적으로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빅테크 주도 시장이 공고하지 않다는 인식을 바꿔 놓은 게 시각 변화의 주요 이유다. 한 VC 최고운용책임자(CIO)는 "AI생태계는 예측불가능한 영역이지만 어느 순간부터 미국의 빅테크들이 만들어놓은 장벽이 너무 높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다"며 "딥시크가 이런 관념에 변수가 존재한다는 인식을 심어줬기 때문에 더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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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주목하는 투자 방향성에는 상이한 응답이 존재했다. 한 VC 대표는 "AI 스타트업에 투자를 꺼렸던 이유 중 하나는 천문학적인 비용(투자 비용, 운영 비용 등) 때문에 최종적인 서비스에서 수익을 창출해 낼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AI 파운데이션모델의 경량화가 충분히 이뤄졌다는 게 확인되면 최종 서비스 기업에 주목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반면 "용기를 내 파운데이션 모델에 도전하는 양질의 스타트업이 출현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내비치는 응답도 있었다.
AI 산업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투자심리 전망으로 그대로 이어진 건 아니다. 응답자의 34.9%가 VC의 투자전략이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딥시크가 AI산업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더라도 스타트업까지 연결되긴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한 심사역은 "인수합병(M&A)이 활성화 할수도 있겠지만 결국 국내 대기업이 글로벌 플레이어와 손잡는 형태가 주류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투자전략에 변화가 없을 것(아니다)'이라는 응답도 9.3%나 됐다. 한 심사역은 "한국VC들은 대규모의 비용이 수반되는 거대 모델을 개발하는 기업에 거의 투자하지 않는다"며 "파생되는 AI서비스 영역과 특화 반도체 등에 투자하는 기조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봤다.
◇ 더벨은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이틀간 구글폼을 통해 국내 벤처캐피탈리스트 70명에게 서베이 응답을 요청했다. 서베이에 응답한 참여자는 모두 43명이다. 이 가운데 VC CEO 및 CIO 응답자는 총 15명이다. 나머지는 테크 투자에 정통한 시니어 심사역이다. 답변은 하나의 질문을 응답자가 복수 선택할 수 있는 방법으로 진행했다.
서베이 참여 벤처캐피탈=데브시스터즈벤처스, 구나인베스트먼트, 메디치인베스트먼트, 메타인베스트먼트, 소풍벤처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스톤브릿지벤처스, 스틱벤처스, 시너지IB투자, 에이벤처스, 에이스톤벤처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엔브이씨파트너스, 오픈워터인베스트먼트, 우리벤처파트너스, 캡스톤파트너스, 컴퍼니케이파트너스, 케이런벤처스, 코메스인베스트먼트, 코오롱인베스트먼트, 퀀텀벤처스코리아, 키로스벤처투자, 키움인베스트먼트, 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프리미어파트너스, 하나벤처스, 한국투자파트너스, BNH인베스트먼트, CJ인베스트먼트, HB인베스트먼트, IBK벤처투자, JB인베스트먼트, KB인베스트먼트, KT인베스트먼트 △NH벤처투자 △SBVA △SJ투자파트너스, SV인베스트먼트, TS인베스트먼트, UTC인베스트먼트(가나다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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