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증권사 IB들에게 대기업 커버리지(coverage) 역량은 곧 왕관이다. 이슈어와 회사채 발행이란 작은 인연을 계기로 IPO와 유상증자 등 다양한 자본조달 파트너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기업들이 증권사를 선택하는 기준은 뭘까. 탄탄한 트랙레코드를 기반으로 한 실력이 될 수도 있고, 오너가와 인연 그리고 RM들의 오랜 네트워크로 이어진 돈독한 신뢰감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기업과 증권사 IB들간 비즈니스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스토리를 좀 더 깊게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1일 15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코프로가 최대 800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지난해 2월 공모채 카드를 꺼내든 이후 1년 만에 다시 시장을 찾았다. 회사는 주관사단을 꾸리는 과정에서 키움증권을 새로운 파트너로 선택해 눈길을 끈다.그 동안 에코프로를 비롯한 에코프로그룹은 시장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때 리그테이블 최상위권 하우스들을 중용하던 이슈어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키움증권을 파트너사로 낙점해 주관사단을 꾸렸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주관사단 미세한 변화, 키움증권 틈새 공략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오는 14일 최대 80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하기 위해 기관 수요예측을 치른다. 발행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 등 네 곳이다. 이 가운데 키움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세 곳은 지난 2023년 7월 에코프로의 공모채 초도발행부터 참여했던 곳들이다.
키움증권이 에코프로의 주관사단에 포함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키움증권은 지난 2021년 에코프로그룹의 핵심계열사인 에코프로비엠의 6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서 주관사단으로 참여한 이력이 있다. 다만 그 이후로 에코프로그룹 계열사나 에코프로의 자금조달에 직접 참여한 적은 전무했다.
키움증권이 들어간 대신 기존 주관사인 대신증권이 빠졌다. 에코프로그룹은 부채자본시장(DCM)에서 공고한 지위를 누리고 있는 대형 증권사들을 기용하곤 했다. 그간 대신증권은 에코프로그룹의 조달 파트너로서 존재감을 나타내왔다.
대신증권은 지난 2019년 에코프로비엠의 기업공개(IPO) 대표주관을 시작으로 2021년 에코프로의 에코프로에이치엔 지분 공개매수를 위한 현물출자 유상증자에서도 모집주선을 맡았다. 이는 당시 에코프로가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에코프로에이치엔의 지분 확대가 목적인 딜이었다. 지난해에는 에코프로의 12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에서 대표주관사로 활약하는 등 에코프로그룹의 성장 기점과 자금조달에 있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이번 딜에서는 키움증권이 그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게 됐다. 키움증권은 꾸준한 교류를 통해 에코프로그룹과 신뢰를 쌓은 덕에 주관 지위를 따낼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키움증권은 2021년 에코프로비엠의 공모채 주관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에코프로그룹과 교류해왔다"며 "5~6년 이상 영업하며 원만한 관계를 구축했고 그 결과 이번 딜에서는 주관사로 참여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코프로 신용등급 '스플릿'…흥행 가능할까 관심
에코프로는 14일 4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모집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발행은 24일로 예정돼있다. 트랜치(만기구조)는 1.5년물과 2년물로 구성했다. 회사채 총 모집액은 400억원이지만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800억원까지 증액 발행 가능성을 열어뒀다.
회사는 당초 500억원 발행을 염두에 뒀으나 신용등급 스플릿과 시장의 수요를 선반영해 400억원으로 규모를 축소했다. 이에 따라 증액발행 한도도 1000억원에서 800억원대로 줄었다. 이번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하는 자금은 오는 7월 만기가 돌아오는 500억원 규모의 공모채 차환에 활용될 전망이다.
현재 에코프로는 신용등급에 스플릿이 발생한 상태로 부정적 꼬리표까지 달았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에코프로의 신용등급을 'A0, 안정적'으로, 한국기업평가는 'A-, 부정적'으로 한 노치(notch) 낮게 평가했다.
에코프로는 이번 회사채 금리를 1.5년물 5.0%, 2년물 5.2%까지 열어뒀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전일 기준 에코프로의 1.5년물 회사채 금리가 3.65%, 2년물이 3.70%인 것을 감안하면 높은 금리 메리트를 보유하고 있다. 에코프로는 금리 메리트와 더불어 시장에서의 수요도 확인되고 있어 증액발행을 노려볼 수 있을 전망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에코프로는 신용등급 스플릿에 대한 회복 의지가 확고하고, 증권 리테일 부문에서 수요가 있는 종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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