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비상무이사 활용법]NC소프트, 외부 전문가서 경영진으로 바뀐 박병무 대표⑤2007년 사외이사로 합류해 상법 개정 후 비상근 이사로 전환, 지난해 공동 대표로 취임
김형락 기자공개 2025-02-24 08:04:42
[편집자주]
상법상 등기 임원은 사내이사, 사외이사, 기타비상무이사로 나뉜다. 기타비상무이사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중간에 위치한 이사회 구성원이다. 비상근 이사지만, 법률상 결격 요건 규정은 없다. 국내 재계에선 여러 계열사 이사회를 겸직하는 임원이나 재무적 투자자(FI)가 선임한 이사가 기타비상무이사인 경우가 많다. 전문 경영인에게 대표이사를 맡긴 오너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만 챙기기도 한다. theBoard는 주요 기업 기타비상무이사 면면과 역할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4일 11시42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C소프트(이하 NC) 이사회는 오랜 기간 사외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로 활동한 박병무 이사를 공동 대표이사로 발탁하는 파격을 보여줬다. 박 대표는 NC 대표 선임 전 17년 동안 법률·투자 전문가로 이사회 주요 의사 결정에 참여했다. 사외이사로 선임돼 기타비상무이사로 남았다가 대표이사로 변신한 보기 드문 케이스다.NC 이사회는 지난해 3월 박 대표를 공동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NC가 1997년 출범한 뒤 처음으로 도입한 공동 대표 체제다. 이사회는 창립자인 김택진 대표와 박 대표가 가진 전문성이 모두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김 대표는 게임 개발과 사업에 집중하고, 박 대표는 경영 내실화와 시스템 구축,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하도록 했다.
공동 대표 체제는 이사회가 찾은 쇄신책이다. NC는 2023년 모바일 매출 감소로 영업수익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중장기적 ‘컴퍼니 빌딩’ 전략을 수행하기 위해 박 대표를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했다. 박 대표는 유망 사업 아이템을 포착했을 때 자금 지원에 머무르지 않고 직접 뛰어드는 컴퍼니 빌딩 전략에 적합한 리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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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는 김 대표의 고등학교, 대학교 선배다. 1961년생인 박 대표는 서울 대일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80년 서울대학교 전체 수석으로 법과대학에 입학해 수석으로 졸업했다. 대학교 3학년 때인 1982년 최연소(21세)로 사법 시험(24회)에 합격했다. 1967년생인 김 대표는 대일고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공대생이다.
박 대표는 판·검사가 아닌 변호사의 길을 택했다. 1989~2000년 김&장 법률사무소에서 인수·합병(M&A) 전문 변호사로 성장했다. 외환위기 전후 M&A 45건을 성사했다.
2000년에는 벤처 기업가로 진로를 바꿨다. 그해 10월 코스닥 상장사 로커스홀딩스 대표로 취임했다. 로커스홀딩스는 1999년 싸이더스(엔터테인먼트), 2000년 시네마서비스(영화 제작·배급) 등을 인수하며 종합 엔터테인먼트 지주사로 사업을 전환하던 곳이었다. 2002년 4월에는 플레너스 엔터테인먼트(플레너스)로 사명을 바꿨다. 플레너스는 2003년 8월 넷마블을 흡수 합병했다. 박 대표는 그해 4월 플레너스 대표에서 고문으로 물러났다.
2003년 5월 곧바로 미국계 사모펀드(PE) 뉴브리지캐피탈 코리아(TPG 아시아 자회사) 사장으로 옮겼다. 1999년 뉴브리지캐피탈이 제일은행을 인수할 때 자문 변호사 역할을 해 준 인연이 이어졌다. 박 대표는 뉴브리지캐피탈이 인수한 하나로텔레콤(현 SK브로드밴드)을 정상화한 뒤 2008년 SK텔레콤에 매각하는 데 일조했다. 하나로텔레콤 사외이사(2003~2006년)로 활동하다 2005년에는 뉴브리지캐피탈 코리아 사장에서 내려와 하나로텔레콤 대표(2006~2008년)로 경영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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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와 인연은 2007년 맺었다. 박 대표는 그해 3월 NC 정기 주총 때 임기 3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2008년 김&장 변호사로 복귀했고, 2010년 NC 주총에서 사외이사(2년)로 재선임됐다. 박 대표는 그해 토종 사모펀드인 보고펀드(현 VIG파트너스)에 공동 대표로 합류했다. 2012년 NC 주총에서 사외이사(3년)로 재선임됐다.
박 대표는 NC 사외이사 임기가 끝나지 않은 2013년 정기 주총 때 기타비상무이사(3년)로 신규 선임됐다. 2012년 4월 개정 상법 시행으로 사외이사 겸직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상장사 사외이사 결격 요건 규정이 '해당 상장사 외 2개 이상 다른 기업(비상장사 포함) 이사·집행 임원·감사로 재임 중인 자'로 바뀌었다. 보고펀드 대표인 박 대표가 NC 사외이사로 남을 경우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 있었다.
NC는 이사회는 전문성과 경영 안정성을 유지하지 위해 박 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남겼다. 박 대표는 2016년, 2019년 NC 주총에서도 기타비상무이사(3년)로 재선임됐다. VIG파트너스가 NC 주요 주주가 아닌데도 김 대표 신뢰를 얻어 이사회 장수 멤버로 활동했다.
박 대표는 2023년 VIG파트너스 대표에서 물러나 NC 체질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NC 이사회에서 기타비상무이사 자리도 사라졌다. NC는 지난해 주총 이후 사내이사 2인, 사외이사 5인 등 총 7인으로 이사회를 구성했다. 박 대표 임기 첫해인 지난해 NC는 연결 기준 영업손실 109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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