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KB 제휴 새 사례, 거래소들 은행변경 '물꼬' 트나 한도계정 룰 적용 안 한 첫 시도, 시중은행 '우리랑 거래하자' 업비트 기웃
노윤주 기자공개 2025-02-20 07:40:14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8일 08시0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빗썸과 새 제휴사인 KB국민은행이 빗썸 '정상계정' 고객에게는 은행이 바뀐 후에도 한도계정 룰을 적용하지 않는 방향을 논의 중이다. 이런 양사의 행보는 업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번 빗썸-KB국민 사례를 계기로 다른 거래소들도 시중은행과 접촉을 늘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한도계정 합의안, 은행 변경 시 적용해야 하나
빗썸과 KB국민은행은 내달 24일부터 제휴를 시작한다. 이 날부터 빗썸 고객은 NH농협은행이 아닌 KB국민은행 계좌를 연동해 원화 입출금을 진행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양사는 NH농협은행 계좌를 가지고 빗썸을 정상 이용하던 기존 고객에게는 한도계정을 적용하지 않을 계획이다.
한도계정은 은행 계좌 한도와는 다른 개념이다. 거래소가 자금세탁방지 목적으로 자사 고객 계정에 적용하는 한도다. 원화 가상자산거래소는 2023년 말 은행연합회가 '가상자산 실명계정 운영지침'을 마련하면서 한도계정 공동규정에 합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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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계좌에서 거래소로 원화가 최초 입금된 날로부터 30일, 하루 500만원으로 이체한도를 제한하는 게 합의 골자다. 이 합의에 따르면 빗썸의 모든 고객은 3월 24일부터 한달간 하루 500만원 이체 한도를 적용받는다. 기존, 신규 고객 구분 없이 KB국민은행 계좌에서 빗썸으로 원화를 입금하는 건 모두가 처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빗썸은 사업자간 한도계정 운영 기한과 금액에 대해서는 합의했지만 그 기준이 은행 변경에도 적용된다는 조항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또 한도계정은 가상자산 첫 투자 고객의 자금세탁, 투자피해 등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기에 기존 정상계정을 하루만에 한도계정으로 전환하는 것은 고객 불편만 초래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고객 불편을 줄이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KB국민은행과 협의 중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언급한대로 기존 고객은 그대로 정상계정 한도를 적용해 주는 방향이다. 하루 500만원인 한도계정에 반해 정상계정 입출금 한도는 입금 1회 1억원, 하루 5억원이다. 출금은 1회 5000만원, 하루 3억원까지 가능하다.
◇'예외' 만든 빗썸·KB 결정에 쏠리는 눈
빗썸과 KB국민은행이 기존 고객에게는 한도계정을 적용하지 않는다면 그 여파는 도미노처럼 확산될 수 있다. 그간 원화거래소들이 은행 변경을 쉽사리 결정하지 못한 가장 큰 걸림돌이 한도계정 룰이었기 때문이다.
은행 변경 후 모든 고객이 30일간 입출금 한도 제한이 걸린다면 이용자 유입 감소, 거래량 하락 등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하지만 이번 빗썸-KB국민 사례로 기존 고객의 한도계정 전환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증명된다면 가장 큰 걱정거리이던 고객이탈은 해결되는 셈이다. 이에 타 거래소도 적극적으로 제휴사 변경에 나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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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인터넷전문은행과 제휴 중인 업비트(두나무), 코인원에 이목이 쏠린다. 양사는 각각 케이뱅크, 카카오뱅크와 계약을 맺고 있다. 올해 가상자산 거래소의 법인계좌 허용이 가시화되면서 두 거래소의 고심이 커지던 참이다. 법인 영업력이 있는 시중은행과 제휴하는 게 아무래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업비트의 제휴은행 변경설은 업계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사안이다. 업비트 측이 "제휴은행 변경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내놨지만 단정짓기는 이르다. 올해 10월 업비트와 케이뱅크 제휴가 종료된다.
한도계정 룰이 부담스러웠던 업비트이지만 이를 지키지 않아도 된다면 더 좋은 제휴 조건을 제시하는 시중은행을 선택할 수도 있다. 이미 은행권에서는 대어인 업비트를 모시기 위해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하나은행이 업비트 고객 대상 '하나인증서 활용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가상자산 투자 인구 확보에 집중하는 점도 눈에 띈다. 업비트에서 2채널 인증 수단으로 하나인증서를 사용하면 식음료 쿠폰을 제공하는 식이다.
게다가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가상자산을 언급하면서 트렌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 시장이 커지고 법인의 진입도 단계적 허용하기 시작하면서 시중은행들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며 "은행변경 시 한도계정 적용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례가 생기면 제휴사 변경 물밑 협상이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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