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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rd Match up/삼성전자vsLG전자]주총시즌 새 진영, ‘반도체 전문성 무장’ VS ‘정중동 행보’삼성전자, 초격차 회복 '의지'…LG전자 '인사관리전문가'로 다양성 확보

김현정 기자공개 2025-02-26 08:25:54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에는 뛰어난 개인 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하지만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중요한 척도다. 기업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9일 14시47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5년 삼성전자와 LG전자 이사회 새 진영이 베일을 벗었다. 삼성전자의 경우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모두에 변화를 줬다. 신임 이사진 모두를 반도체 기술 전문가로 꾸리며 이사회를 완전무장해 ‘초격차’ 회복에 나선 점이 눈길을 끌었다.

반면 LG전자의 경우 큰 변화가 엿보이지 않았다. 이 가운데 단 한명이 바뀌었는데 AI전문가가 떠나고 '인사관리 전문가'가 왔다. 올해는 이사진의 다양성에 방점을 찍으며 묵묵히 제 갈길을 가는 ‘정중동’ 행보가 엿보인다.

◇삼성전자, CFO·금융전문가 빈자리에 모두 반도체 전문가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7일, LG전자는 18일 정기주주총회 공시를 통해 새 이사회 진영을 공개했다. 통상 기업들이 공을 들여 영입하는 사외이사의 경우 올 한해 각사 사업방향을 엿볼 수 있는 만큼 이들 내정자의 이력에도 관심이 쏠리기 마련이다.

삼성전자는 주력 영역인 반도체에서의 반등을 위한 최선의 결단을 내린 점이 돋보인다. 작년 반도체 부문에서 부진한 성과를 낸 만큼 반도체와 AI 분야를 강화하는 데 힘을 기울인다는 각오가 이사진 개편에서도 엿보인다.

올 정기주총을 기점으로 이혁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사외이사로 활동한다. 이 교수는 대한전자공학회 회장을 지냈으며 현재 서울대 시스템반도체 산업진흥센터장, 서울대 인공지능반도체 대학원 사업단장, 한국공학한림원 반도체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 등을 맡고 있다. 그야말로 반도체 기술 전문가다.

사내이사진도 반도체 전문가로 꾸렸다.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과 송재혁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반도체연구소장(사장)이 내정됐다. 전 부회장은 지난해 5월 반도체 사업 수장으로 전격 투입된 인물이다. 그는 ‘메모리 초격차’ 회복을 위해 작년 연말 조직 개편부터 반도체 개발과 양산 전략, 고대역폭메모리(HBM) 설계 등을 모두 원점에서 재점검하고, 대대적 혁신에 나섰다. 플래시메모리 개발을 맡은 송 사장은 반도체연구소장과 DS부문 CTO를 맡으며 삼성전자의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을 이끄는 인물이다.


특히 작년 이사회 당시 최고재무책임자(CFO·박학규 사장)가 차지했던 사내이사 자리를 반도체 전문가가 채우고, 금융 전문가(김한조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가 자리했던 사외이사 자리도 역시 반도체 전문가가 채워 이사회 내 반도체 전문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크게 높아졌다.

그간 삼성전자는 이사회에 기술 전문가보다 경제관료 출신이 많다는 지적을 받아왔는데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으로 풀이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7년전인 2018년 반도체 석학인 박병국 서울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지만 2022년 박 교수가 별세한 후 사실상 이사회 내 반도체 전문가가 공백 상태였다.

◇LG전자 이사회 '다양성' 방점…노동·인사 전문가로 새 조직문화 '기대'

LG전자의 경우 삼성전자와 상반된 분위기를 보인다. 조용하고 묵묵히 제 갈 길을 걷는 모습이다. 우선 이사진 변화가 크지 않았다. 사내이사 및 비상임이사 수와 구성이 작년과 모두 똑같다. 사내이사로 조주완 대표이사 사장이 예상대로 재선임됐고 비상임이사 권봉석 LG 대표이사 부회장 역시 마찬가지였다. 김창태 CFO 부사장의 경우 임기가 2027년 3월까지로 여유가 있다.

사외이사 수도 4명으로 동일하다. 다만 기존 이상구 사외이사 후임으로 기술 분야 전문가가 추천될 것이라는 업계의 전망을 뒤엎고 다소 생소한 인사관리 전문가가 추천됐다. 기존 이상구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서울대 빅데이터연구원 부원장 역임 등 인공지능(AI) 전문가로 손꼽힌다. 2019년 3월에 LG전자 이사회에 입성해 6년을 채운 만큼 이상구 이사가 떠날 것이라는 얘기는 있었지만 최근 수년 신사업 위주의 LG 사외이사진 영입 기조를 살펴보면 이번엔 의외의 인물이 추천됐다는 평이 많다.


신임 LG전자 사외이사에 오르는 강성춘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인사관리학 전문가다. 그의 연구및 논문은 전략적 인적자원관리, 인적자본, 스타 직원 및 전문가 관리, 보상, 지식 관리 및 조직 학습 등에 집중돼있다. 이 밖에 그가 적을 둔 곳을 살펴보면 한국인사관리학회 부회장, 한국인사조직학회 부회장, 고용노동부 상생임금위원회 위원, 전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 등이다. 이에 따라 강성춘 신임 이사는 LG전자의 사업전략과 연계한 ‘인사제도’ 및 ‘조직문화’ 제안에 역할을 할 인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런 점을 종합해볼때 올해 LG전자는 이사회 구성에 있어 '다양성'에 보다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기존 사외이사진의 전문 분야인 '법률(강수진 이사)', 'IT 및 전장(서승우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 '회계 및 기업지배구조(류충렬 KAIST 경영공학부 교수)'들에 더해 새로운 전문성이 추가됐다.

JP모건 등 해외 선진 기업들의 경우 ‘인적자원관리’를 이사진에 요구하는 역량 중 하나로 포함시키곤 한다. 경영진의 능력 개발 및 교육, 승계 계획 수립을 포함한 인적자원 관리 경험을 높이 평가한다는 뜻이다. 일반적인 조직문화 뿐만 아니라 CEO 및 경영진에 적정 수준의 보상을 결정하는 데도 이사의 통찰력과 날카로운 감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이런 측면에서 LG전자의 새로운 시도는 사내 새로운 조직문화와 보다 공정한 보상 체계를 가져올 수 있다는 기대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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