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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위 톺아보기]'석화 불황' 맞닥뜨린 LG화학, 임원 보상에도 힘 뺀다업황 둘러싼 이사회 복잡한 속내, 줄어드는 한도·평균보수액 통해 가늠

최은수 기자공개 2025-02-24 08:09:57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것은 인재다. 인적자원에 대한 보상체계에 따라 회사 내 사기와 '맨파워'의 위력은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특히 경영진과 등기이사 보수체계는 객관성과 투명성 제고를 위해 이사회에서 심의·의결이 이뤄진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보수위원회를 설치, 이사회 선진화를 꾀하는 곳도 있다. 기업별 임직원 보상정책과 보수위원회 운영방식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9일 11시12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그룹은 지주사를 포함해 모든 상장계열사 임원의 보수나 보상을 이사회에서 결정하고 승인한다. 특히 보수를 포함한 인재보상정책을 외부로 공개하지 않는 걸 그룹 전통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핵심 계열사 LG화학도 임원 보수를 두곤 극히 일부의 방침만 공개하고 있다. 그 와중에 LG화학이 최근 들어 임원보수한도 하향조정을 단행하고 1인당 보수액도 줄인 점은 특기할 만하다. LG화학의 선택을 통해 그룹 캐시카우로서 석유화학 사업의 긴 불황을 맞닥뜨린 데 대한 고민의 깊이를 가늠할 수 있다.

◇그룹따라 보수적 보상체계, 그조차도 대부분 미공개

LG화학은 그룹 기조에 따라 임원 보수 규정과 관련해선 상당히 제한된 정보만을 공개한다. 통상 매년 상반기에 공시하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 등을 통해 '등기이사는 집행임원 인사관리규정에 따르고 사외이사 보수는 동종업계 수준을 고려한다'고 적시했을 뿐이다.


국내 10대그룹 중 지주사를 포함한 상장 계열사 어느 한 곳에서도 보수(보상)위원회 명목의 소위원회를 운영하지 않는 곳은 LG뿐이다. 그나마 지주사인 LG는 집행임원인사관리규정 세부 항목으로 △연봉 △역할급(직급보상) △성과인센티브 등을 공개했다.

LG화학은 앞서 세부 항목을 형식적으로도 명문화하지 않았다. 다만 CEO의 경우 재무성과나 장기과제, 인재육성 항목의 조직평가 결과를 통해 재원을 산정한다는 것과 CEO 외 임원에는 개인별 평가를 적용해 성과인센티브를 차등 지급한다고만 밝혔다.

특히 LG화학이 보상정책을 두고 기업지배구조보고서 등을 통해 '홈페이지 등 외부에 공개하고 있지 않는다' 단언하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는 LG화학 또한 그룹 주요 계열사가 그러하듯 임원 보수 결정권을 사외이사에 주지 않고 있단 걸 함의한다. 또 이사회가 내린 보수정책 결정 일체에 대해 불문에 부치겠다는 의지도 담고 있다.

◇직전 5년 보상한도·1인당보수 함께 감소…석화 업황 악화 직격탄

LG화학의 임원 보수정책은 이처럼 전반적으로 베일에 싸여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다시 지급 한도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특히 이 변화가 LG화학을 둘러싼 각종 업황이 좋지 않은 점을 함의하는 점에 눈길이 쏠린다.

LG화학이 임원보상한도를 처음 조정한 시기는 2015년이다. 당시 한도를 110억원에서 80억원으로 낮췄었다. 다만 이는 사내이사 총 수를 5명에서 3명으로 줄이는 과정에서 나타난 기술적 변화에 가깝다.

그 이후로 8년 뒤인 2023년에 다시금 한도를 70억원으로 조정했을 때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사내이사도 기존의 3명으로 동일하지만 보상한도를 줄였다. 무엇보다 1인당 지급액도 함께 줄어든 게 특기할 지점이다.


LG화학이 2015년에 임원보상한도를 처음 줄였을 당시엔 오히려 1인당 지급액은 소폭이나마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LG화학이 임원보상한도에 다시 손을 댄 2023년부턴 보상한도뿐만 아니라 사내이사 1인당 평균보수지급액도 함께 줄기 시작했다.

특히 2023년 이후로 사내이사 1인당 평균보수지급액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마침 그 시기는 석유화학 업계에 중국발 공급 과잉이 시작되며 초호황기가 끝나고 본격적인 침체기가 시작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상황을 종합하면 올해 LG화학의 인당임원보수액은 전년대비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LG화학이 이 시기에 단지 임원 보수만 덜어낸 건 아니기 때문에 더욱 이런 전망에 힘이 실린다.

일례로 주력하는 미래먹거리인 양극재를 비롯한 신사업 투자도 상당 부분 속도 조절을 시작했다. 일본 도레이와 손잡았던 분리막 사업은 원점 재검토를 결정했다. 연구개발(R&D) 중심의 생명과학 부문도 특정 사업부문에 힘을 싣고 비주력자산은 매각을 통해 솎아내거나 정리에 나설 예정이다.

물론 LG화학은 국내 화학업 대표주자이긴 하나 순수 기초화학 회사가 아니다. 반등을 위한 옵션이 꽤 다양하단 뜻이다. 그러나 애초에 시황을 이기기 어려운 석화 사업이 차지하는 수익 비중이 상당히 컸다. 에너지솔루션이나 첨단소재, 생명과학 등 사업부문이 유의미한 수익성을 낸다 해도 당장 석화에서 줄어든 만큼을 상쇄하긴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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