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3월 05일 07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데이터 시장은 극심한 침체기를 겪는 중이다. 정부 주도로 일시적인 호황을 누렸지만 정권 교체 후 관련 예산은 대폭 삭감됐다. 우후죽순 생겨났던 기업 중 상당수는 업종 전환을 통해 생존길을 모색해야 할 판이다. 암울한 상황에서 일궈낸 플리토 실적은 업계 시사하는 바가 크다.'플리토'는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설립 후 첫 순이익을 달성했다. 2019년 상장 첫해 순이익을 내겠다는 당초 목표에서 5년의 시간이 흐른 뒤 내놓은 성과다. 관리종목 지정 유예기간이 만료된 터라 이번 성적표마저 저조하면 시장에서 신뢰를 잃을 가능성이 컸다.
셀렉트스타, 알체라 등 동종기업 다수가 데이터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이들 중 수익을 낸 것은 플리토가 유일하다. 데이터를 제값에 사는 것에 익숙지 않은 국내 환경을 고려하면 놀라운 일이다.
플리토의 성공 원인은 사업 방향성에 있다. 플리토는 '번역을 위한 언어 데이터'에 특화된 기업이다. 국내 시장 공략에 집중하던 기업들과 달리 처음부터 해외 공략에 집중해 왔다. 이 지점이 성패를 갈랐다. 플리토는 지난해 매출의 약 70%가 해외에서 발생했다. 해외 빅테크 기업에게 데이터를 공급한 덕분이다.
데이터 관련 사업이 활발한 해외 거래는 국내 거래에 비해 마진율이 높은 편이다. 시장 규모도 비교할 수 없을 수준이다. 대규모언어모델(LLM)과 같은 AI가 제품이라면 플리토의 데이터는 거기에 들어가는 원재료다. AI에 대한 수요가 지속할수록 데이터 수요 역시 이어지는 만큼 최소 수년간 플리토의 성장판이 닫힐 일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플리토의 순이익 달성은 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플리토라는 이익 달성 사례가 나타남으로써 데이터 사업이 허구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했다. 한국에서도 데이터 사업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첫 사례다.
물론 호들갑을 떨긴 이르다. 지난해 플리토의 순이익률은 고작해야 3.9%에 불과하다. 이전까지의 적자가 너무 컸던 점도 있다. 순이익 지속은 계속 지켜봐야 하는 과제로 남아있다.
그럼에도 기대를 모으는 것은 미래 가능성이다.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에 이어 MWC에서도 AI는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플리토 역시 데이터 공급 기업에 멈추지 않고 번역 기술 기업으로의 면모를 강화하는 중이다.
플리토는 설립 12년 만에야 출발선에 섰다. 메가 트렌드로 자리매김한 AI 생태계에서 고유의 시장을 선점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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