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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절차 밟는 홈플러스]'MBK 인수 10년' 유통업 흐름 놓치며 '부진' 장기화지속된 쇄신 작업에도 재무부담 지속, 소극적 투자 사업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서지민 기자공개 2025-03-06 07:58:49

[편집자주]

'메가푸드마켓' 전환을 통해 반등을 도모하고 있던 홈플러스가 결국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영업실적 부진이 장기화 되는 가운데 중단기적으로 재무 구조 개선 여력이 크지 않아 신용평가사로부터 등급이 하향 조정된 것이 트리거로 작용했다. 금융 구조 문제 해결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지만 고객들에게 브랜드 신뢰도 타격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더벨은 홈플러스의 영업 현황과 재무 상황, 향후 대응 전략에 대해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4일 14시3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절차가 개시됐다.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초 김광일 부회장을 홈플러스 대표이사로 내려보내면서 재무구조 개선에 고삐를 당겼다. 그럼에도 재무부담 해소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결국 회생신청이라는 강수를 뒀다.

이번 위기의 근본적 배경은 장기화된 실적 부진에 있다는 분석이다. 2015년 당시 국내 M&A 사상 최대 규모 딜로 주목받았던 홈플러스는 10년간 경쟁력 약화와 수익성 저조에 시달리며 MBK파트너스의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했다.

◇수익성 및 재무구조 악화에 '성장전략 추진' 난항

홈플러스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승부수를 던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부터 주류 유통 채널이 온라인으로 빠르게 이동하기 시작하면서 할인점 전반의 매출이 크게 감소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사업경쟁력이 떨어지는 홈플러스는 실적에 직격탄을 맞았다.

당시 홈플러스는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매장을 접목한 '특화매장' 전환이라는 채널 혁신 계획을 세우고 기존 오프라인 점포를 물류센터처럼 활용해 온라인 수요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점포 전환과 풀필먼트센터 구축을 위한 대대적 설비투자를 예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지속된 할인점 업계 불황과 코로나19 여파로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재무부담이 치솟았다. 영업이익이 2018년 2600억원에서 2019년 1602억원, 2020년 933억원으로 감소해 곳간이 바닥을 드러냈다.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자산 유동화를 통한 재원 마련과 차입 상환에 힘을 쏟았다. 채널 혁신을 위한 투자 계획이 사실상 백지화되면서 소비 트렌드 변화에 대한 대응이 늦어졌고 결과적으로 사업경쟁력이 약화됐다는 분석이다.

2021년 5월 홈플러스는 새로운 수장으로 이제훈 전 대표이사 부회장을 영입하며 인적쇄신에 나섰다. 이 부회장은 피자헛코리아, KFC코리아, 바이더웨이 등을 거친 소비재 분야 전문가로서 홈플러스의 성장전략을 재수립했다.

홈플러스는 식품 특화 전문관 메가푸드마켓 론칭, 적극적인 프로모션 등을 토대로 2022년 수년간의 매출 역성장 고리를 끊고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영업적자가 1335억원에서 2602억원으로 확대되면서 재무안정성이 악화했다.

재무 리스크가 확대되자 2023년 홈플러스는 재무관리본부를 대표 직속조직으로 개편해 대표가 직접 자금 관리를 컨트롤하게 하며 재무안정성 개선에 역량을 모았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2023년 8월 무보증사채 신용등급과 기업어음 신용등급이 잇달아 하향조정됐다.


◇경영 전면 나선 MBK…익스프레스 매각 난항에 실적 악화 지속

2024년 1월 홈플러스는 다시 한번 대표이사 교체 카드를 빼들었다. 맥도날드 출신 조주연 최고마케팅책임자(CMO)와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을 각자대표로 선임하며 투톱 체제를 구축했다.

특히 홈플러스 딜을 이끈 키맨 중 한명이자 바이아웃 전문가로 꼽히는 김 부회장의 합류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됐다. 김 부회장은 재무를 포함한 경영 전반 관리를 책임지면서 리파이낸싱 등을 수행했다.

MBK파트너스가 경영에 보다 적극적으로 관여하면서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됐다. 실제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효율화 및 재원 마련 작업에 힘이 실렸다. 지난해 기업형 슈퍼마켓(SSM)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사업 분할 매각을 추진한 것이 대표적이다.

SSM 사업부 매각을 통해 유입된 자금으로 하이퍼 마켓 사업 투자금을 마련하고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홈플러스는 모건스탠리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투자설명서를 배포했으나 적절한 인수 의향자를 찾지 못하고 매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재원 마련이 어려운 상황에서 수익성에서도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2024년 회계연도 3분기 누적 영업적자는 1571억원으로 적자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20.6% 확대됐다. 차입금 규모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2024년 11월 말 기준 부채비율이 1408.6%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는 유통업계의 급변기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실패하며 시장 내 지위가 하락했다"며 "지난해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경영 전면에 나섰으나 유통업황 자체가 침체된 상황에서 단기간 내 영업실적과 재무구조를 개선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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