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매물 분석]'예견된 실패' 이미지스, 매각 결국 '불발'타이거로보틱스 납입 지연, 과거 코스닥 상장사 M&A 실패 이력
양귀남 기자공개 2025-03-06 08:33:45
[편집자주]
코스닥 상장사는 인수합병(M&A) 시장에 수시로 등장한다. 사업 시너지 창출을 위해 원매자를 자처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경영악화로 인해 매각 대상이 되는 경우도 있다. 상황에 따라 연간 수차례 손바뀜이 일어나는 곳도 더러 있다. M&A를 통해 한단계 올라서거나 아예 회생불가능한 상황에 처하는 등 사례는 각양각색이다. 더벨이 매물로 출회된 코스닥 상장사의 기회 요인과 리스크를 함께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5일 12시2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미지스의 경영권 변경이 무산됐다. 22억원 계약금을 납입했지만 잔금을 치루지 못하며 계약을 철회했다. 주요 투자자가 이미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 인수합병(M&A) 철회 이력이 있다보니 예견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미지는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이 해제됐다고 밝혔다. 계약의 해소 사유는 양수인의 주식 매매 잔금 미지급에 따른 해제다.

김정철 이미지스 대표는 지난해 12월 보유중인 구주 404만9856주를 815생활건강 외 2인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1주당 가액은 5432원으로 총 220억원 수준의 계약이었다.
잔금 11억원은 계약 체결일에 납입했고, 2차 계약금 11억원은 지난 1월 23일 납입이 마무리됐다. 잔금 198억원은 지난달 25일 납입될 예정이었다.
이번 M&A는 구주 계약과 더불어 유상증자 납입까지 완료돼야 마무리가 되는 구조였다. 최종적으로는 유상증자를 납입한 타이거로보틱스가 이미지스의 최대주주에 오르는 형태였다.
지난달 25일 구주 계약이 완료되고 27일 70억원 유상증자가 납입될 예정이었지만 이 역시 감감무소식이다. 이미지스 측에 따르면 타이거로보틱스는 지난달 27일까지 신주 인수대금을 납입하지 않았다. 이에 이미지스는 오는 6일까지 납입을 완료하지 않는다면 신주 인수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납입이 불발된 모양새다.
22억원에 달하는 계약금을 납입하면서 딜 성사 기대감을 일부 높이기는 했지만, 계약 최초부터 불안한 점은 많았다. 최대주주에 오를 예정이었던 타이거로보틱스가 이미 계약이 불발된 코스닥 상장사에 나타났던 이력이 있었서다.
타이거로보틱스는 지난해 해성에어로보틱스(옛 해성티피씨) M&A의 핵심 주체였다. 경영권 변경과 함께 타이거로보틱스를 중심으로 방산 신사업 추진을 예고했다. 김명호 타이거로보틱스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을 예고하는 등 신사업의 중심이 될 전망이었다.
사명까지 변경했지만 딜은 마무리되지 못했다. 양수인의 양수도 계약 잔금 미지급으로 계약이 해제됐다. 이미지스에서와 비슷한 패턴이었던 셈이다.
투자자의 이력 뿐만 아니라 이미 지난달 계약 무산 신호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 있었다. 경영권 변경과 동시에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하면서 신규 사내이사 선임을 예고했지만, 주주총회에서 기존 경영진의 재선임을 예고했다. 경영권 변경 진행 중인 상장사에 기존 경영진의 재선임 안건을 다루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결국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이 무산되면서 임시주주총회에서의 안건도 전부 부결됐다. 신규로 선임될 예정이었던 사내이사 모두 자진사퇴했다.
김정철 이미지스 대표 입장에서도 경영권 변경이 무산되면서 머리가 아프게 됐다. 지난 2023년부터 적자로 전환했고 지난해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면서 매각을 결정했지만, 원활한 엑시트가 어려워졌다.
이미지스는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손실이 각각 129억원 5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3년 매출액도 축소됐고, 적자 폭은 두배 이상 확대됐다.
본업이 부진하다 보니 재무상태도 악화되고 있다. 자본잠식 상태는 이어지고 있고, 지난 2023년 발행한 전환사채(CB) 상환 압박도 가중되고 있다. 해당 CB 전환가액은 2805원으로 최근 주가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투자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보니 사실상 사채권자들의 조기상환청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더벨은 이날 이미지스 측에 질문하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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