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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맞은 해운업]'호실적' 팬오션, BDI 추세 '관건'운임 상승에 실적 성장, 관세전쟁 등 험로 속 연초 BDI 상승세 주목

이영호 기자공개 2025-03-21 07:31:25

[편집자주]

해운업 호황기는 이어질까. 글로벌 분쟁 장기화와 공급망 재편 등 시황호조로 그동안 해운업은 전성기를 구가해왔다. 유가와 환율 등 변수는 크지만 이를 뛰어넘을 만큼 운임이 상승했다. 해운사들은 지난해에도 호실적을 거뒀다. 이익체력이 탄탄해지자 펀더멘털도 강화됐다. 그러나 2025년 해운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변동성이 커졌다. 긴 호황기를 끝낼 것이란 위기감이 퍼진다. 더벨은 변곡점에 선 해운업계를 진단하고 각 해운사의 경쟁력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9일 14시3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팬오션이 지난해 운임 호조세에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했다. 팬오션의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로는 발틱운임지수(BDI)가 지목된다. BDI 추세가 올해 팬오션 실적의 가늠좌로 꼽히는 이유다. 특히 올해 해운업황이 작년 대비 어둡다는 비관론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팬오션이 지난해 고공실적을 이어나갈지가 관전포인트다.

◇팬오션 지난해 성과 '합격점'

팬오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5조1612억원, 영업이익은 4712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2023년 매출 4조3610억원, 영업이익 3859억원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2022년 6조원대 매출, 7900억원대 영업이익과 격차가 있지만 이를 제외하면 최근 6년 사이 가장 높은 실적을 보였다.

팬오션은 실적 성장세 원동력으로 해운업 운임 호조세를 꼽았다. 팬오션에 따르면 지난해 해운업 운임은 25.38달러/RT였다. 여기서 RT는 수익 톤(Revenue Ton)의 약자다. 지난해 통틀어 평균적으로 팬오션이 RT당 벌어들인 운임료인데, 이 수치에는 연간 BDI 평균치가 상당부분 반영된 결과값이기도 하다.

이 해운업 운임은 팬오션 실적과 직결된다. 2023년의 경우 작년보다 소폭 낮은 24.30달러, 2022년엔 36.03달러였다. 2022년 운임이 높았던 만큼 당시 팬오션 실적은 근래 들어 가장 높았다. 통상 해운사는 BDI가 높을 때에는 스팟운임의 비중이 높아지고, BDI가 낮아질 때는 장기계약 중심으로 비율을 조정한다.

지난해 팬오션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벌크에서 발생한 매출이 가장 컸다. 3조3301억원에 영업이익은 2738억원이었다. 비벌크 매출 8513억원, 곡물사업 매출 1조534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해운업황은 '흐림', BDI 반등 주목해야

시장에선 올해 해운업 전망에 다소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해운시장 공급 과잉으로 수요가 공급을 따라잡지 못한다는 진단을 내렸다. 실제 운임 관련 지수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올해들어서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시장 우려가 적잖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 2기가 시작되면서 국제 정세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따져봐야 할 주요 변수가 됐다. 미국이 관세전쟁을 벌이면서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 기조가 강해지고 있다. 관세 여파로 세계적으로 물동량 수요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 여파에 운임료 역시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다.

주요 운임 지표를 살펴보면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4일 기준 1319.34를 기록했다. 지난주 1436.3 대비 116.96 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저점보다도 크게 하회한 수치다.

팬오션과 밀접한 지수는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BDI다. 벌크선 매출 비중이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SCFI와는 대조적으로 BDI의 경우 연초 바닥을 다진 뒤 반등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BDI는 이달 18일 기준 1650을 기록했는데, 700대에 머물렀던 올해 1월과 비교하면 두 배 넘게 성장한 수치다.


◇BDI 상승에 기대감 커진 투자업계

일단 투자업계에선 팬오션을 두고 긍정 평가를 내리는 분위기다. 지난해 호실적을 올린데다 지난달부터 BDI 반등 폭이 커지면서 팬오션의 밸류에이션 증대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벌크 해운 비수기가 끝나가면서 팬오션의 기업가치 매력도가 높아질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 벌크선 외 비주력 사업에서의 실적이 탄탄했고, 지난해 하반기 BDI 하락세에 팬오션이 장기계약을 기반으로 실적 하락을 줄였던 것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다만 팬오션의 주가는 아직 전고점을 회복하진 못했다. 52주 최고가는 4895원, 최저가는 3220원이다. 19일 오전 주가는 3580원이다. 이달 초만 하더라도 주가가 4000원에 육박했다.

신용평가 업계에선 팬오션을 비롯한 해운사들의 신용등급 전망을 중립적으로 보고 있다는 관측이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팬오션의 신용등급은 A, 피어그룹인 에이치라인해운은 A-/A3-다. HMM 신용등급은 2023년 11월 A- 만료를 끝을 신용등급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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