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thebell 경영전략 Forum]"제조업 부흥 원하는 트럼프, 한국이 파트너 돼야"오선주 삼일PwC 수석연구위원 "관세전쟁 장기화될 것, 미국 현지생산 확대 불가피"
이영호 기자공개 2025-03-21 07:12:08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0일 15시4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트럼프 2.0’ 시대 도래에 발맞춰 한국이 미국의 제조업 파트너가 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관세 확대, 방위비 분담 등에 대해 미국 최우선주의를 토대로 한 광폭 행보를 연일 보이고 있다.트럼프 행정부 결단에 따라 국내 주요 산업 섹터 간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동맹국이더라도 '기브앤테이크'를 원하는 트럼프의 성격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가 미국 제조업 부흥에 있어 주요 파트너가 돼야 한다는 진단이다.
◇"고립주의 택한 미국, 거래 기반 협력적 경쟁관계 추구"
오선주 삼일PwC경영연구원 수석연구위원(사진)은 20일 서울 중구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5 더벨 경영전략 포럼'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철학은 미국 최우선주의·신자유주의·반친환경 등 세 가지로 요약된다"며 "세계가 자유무역주의에서 보호무역주의로 본격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역대 행정부 중 가장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취임 당일 26개 행정명령을 발표했고 취임 50일 기준 총 83개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유례 없는 속도전이다. 행정명령 대상은 주로 통상 외교, 무역, 연방정부 개혁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외교적으로는 고립주의를 택한 것으로 평가된다. 기존 미국이 '세계 보안관' 역할을 자처했지만 이제는 이익이 되지 않는 국가에는 도움을 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미국이 동맹국을 상대로 요구 중인 방위비 인상 역시 그 일환이다. 상호 거래를 기반으로 한 협력적 경쟁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게 오 수석연구위원의 진단이다.
◇우주·방산과 AI는 '수혜', 자동차와 이차전지는 '암울'
미국 태도가 급변하면서 직격탄을 맞은 곳은 산업계다. 관세 부담 증가는 미국 시장에 진출한 수출기업에 대형 악재다. 우리나라는 2023년 기준 미국 투자 1위 국가로 꼽힌다. 또 미국 입장에선 한국이 10대 무역수지 적자국에 포함된다. 관세전쟁 타깃이 우려되는 이유다.
불확실한 정세 속에서 트럼프 2.0 시대에 각광을 받고 있는 섹터와 그렇지 못한 섹터가 뚜렷하게 나뉜다. 수혜 섹터로는 대표적으로 △우주·방산 △AI △바이오 △화학 △바이오가 꼽힌다. 특히 우주·방산과 AI는 트럼프 2.0 최대 수혜섹터로 지목된다.
오 위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워낙 AI와 우주방산을 밀고 있어 향후 전망을 아주 좋게 보고 있다"며 "방위비 분담 확대, 지정학적 리스크 증가와 맞물리면서 군비확충이 예상된다. 우리 기업들의 방산수출 기회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AI 역시 트럼프 행정부가 빅테크 관련 규제를 철폐하면서 수혜를 보고 있다. AI와 관련해 우리나라 산업계가 강점을 보이는 분야는 반도체다. 반도체 산업에는 '중립' 전망을 내놨는데 트럼프 행정부로 인해 미국 반도체지원법(칩스) 축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신 대중 견제가 강화된다면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전망됐다.
△철강 △자동차 △이차전지 산업은 전망이 어두운 섹터로 포함됐다. 철강은 쿼터제 폐지, 25% 관세 부과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자동차와 이차전지는 전방 수요 감소와 미국 정부의 보조금 폐지 등이 악재로 중첩됐다.
본래 미국에서는 전기차 등 친환경차를 구매할 시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해 소비자의 실제 구매부담을 낮췄다. 이 같은 소비자 유인책이 사라진다면 미국 내 전기차 수요가 더는 늘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관세전쟁 장기화 예상, 미국 현지 생산 확대 필요
미국발 관세전쟁은 장기화될 것이라는 게 오 수석연구위원의 설명이다. 다만 관세가 부가될수록 미국 내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는 악수가 될 수 있다. 인플레이션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기반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강도 관세 노선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관세전쟁 자체는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오 위원은 "관세전쟁에 대비해 바이오, 반도체, 자동차 섹터 기업은 미국 현지에 생산거점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위기를 겪었던 자동차 섹터가 코로나19 종료 후 수익성에서 크게 성장한 것처럼, 이번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기조는 미국의 제조업을 다시 일으키는 것인데, 여기에 맞춰 우리나라도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며 "미국이 그간 제조업 공백을 혼자 회복할 수 없는데 우리나라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어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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