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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승계 로드맵 점검]IPO 주도하는 김동관의 사람들⑩'이재규·김문수' 투톱이 지휘…김동원·김동선 입김 약하단 평가

고설봉 기자공개 2025-03-21 07:29:22

[편집자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인 김동관·김동원·김동선으로 경영권을 양도하는 작업이 본격화했다. 그룹사 사업부문을 나누고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승계 재원 마련의 핵심 키로 여겨지던 한화에너지 IPO도 개시됐다. 정부와 규제 당국, 시장 관계자, 공급망 등 여러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는 만큼 관심이 집중된다. 더벨은 한화그룹 승계전략을 분석하고 각 과정에서 풀어내야할 과제와 리스크를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9일 15시2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에너지 상장(IPO)를 주도하는 핵심 인물들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사람들로 구성돼 있다. 김 부회장이 경영수업을 받는 과정에서 때로는 스승으로, 때로는 파트너로 활동했던 측근 인사들이 이번 IPO를 전면에서 이끌고 있다. 이재규 한화에너지 대표이사(CEO)와 김문수 한화에너지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그들이다.

반면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과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의 영향력은 이번 IPO에서 크게 작용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분 각각 25%씩을 보유한 이들은 대주주로서 구주매출 등 제한적인 부분에서 의견 전달 및 상황 보고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PO 계획과 전략 등은 이 대표와 김 CFO가 진행하고 있다.

◇㈜한화 후선으로…자체적으로 IPO 밀고가는 한화에너지

한화에너지 IPO의 컨트롤타워는 한화에너지 경영진이다. 이번 IPO는 한화그룹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끼치지만 딜을 주도하는 주축은 한화그룹이 아니다. 한화그룹은 ㈜한화에 그룹 컨트롤타워 기능을 두지 않고 있다. 그룹사 전체적으로 진행하는 홍보 등 일부 기능만을 두고 있다.

㈜한화는 전략부문과 글로벌부문, 건설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전략부문은 오랫동안 김동관 부회장이 이끌어온 조직이다. 그룹의 중장기 성장전략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곳으로 자금, IR, 회계 등 재무업무와 그룹사 인사업무를 주로 수행한다. 글로벌부문은 산업용 화약 제조와 무역 등 고유사업을 담당하는 조직이다. 건설부문은 옛 한화건설이다.

한화그룹 안팎에선 ㈜한화 전략부문에서 이번 한화에너지 IPO에 일부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인력과 업무 범위가 크지 않아 큰 틀에서 의견조율 등이 이뤄지는 정도다. 한화에너지 IPO가 중장기 한화그룹 경영전략에 끼치는 영향 등을 고려하는 선에서 협업이 이뤄지는 모습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화에 그룹사 컨트롤타워 기능은 없고 홍보 등 일부 그룹 전체에 걸쳐 이뤄져야 하는 실무단의 조직만 있다”며 “이번 한화에너지 IPO는 대주주와 한화에너지 경영진이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측근그룹 이재규 CEO, 그룹 재무라인 김문수 CFO가 주도

한화에너지가 주도적으로 IPO를 이끌수 있는 배경에는 이재규 한화에너지 대표이사(CEO)가 있다. 그는 지난해 8월까지 한화에너지 지주부문 기획실장으로 근무했다. 이어 지난해 9월 13일 CEO로 발탁됐다.
한화에너지 CEO.

이 대표는 한화솔루션의 전신인 한화케미칼에서 경력을 쌓다가 2018년부터 태양광 사업에 발을 들였다. 한화큐셀 영업기획 팀장,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글로벌EPC 담당,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 미국 법인 대표 등을 역임했다. 태양광 사업에서 커리어를 쌓는 과정에서 김 부회장의 눈에 들었다. 2023년부터 다수의 계열사 이사회에 감사로 이름을 올리는 등 그룹 내 존재감이 부쩍 커졌다.

과거부터 한화에너지 CEO는 김동관의 사람들이 맡아왔다. 이 대표에 앞서 한화에너지를 이끈 김희철 대표는 대표적인 친 김동관 부회장 인사다. 김 대표는 김 부회장과 태양광 사업을 초기부터 이끈 인물이다. 김 부회장의 '태양광 멘토'로 통하기도 한다. 현재는 한화오션 CEO로 김동관 부회장을 보좌하고 있다.

한화에너지 IPO 실무단을 이끄는 인물은 김문수 최고재무책임자(CFO)다. 김 CFO도 대표적인 김동관 부회장의 멘토그룹에 속한 인물이다. 김 부회장은 지난 수년간 경영보폭 확대 과정에서 각 계열사 전략부문 대표이사에 올라 산하에 재무실을 두고 사업 방향을 관리했다. 김동관 부회장과 손발을 맞춰온 재무실 출인 인사들이 현재 주요 계열사 CFO로 선임돼 있다.

김 CFO도 그 중 한명이다. 김 CFO는 ‘한권태-서광명-전연보-김문수’로 이어지는 ㈜한화 CFO 라인의 핵심 인물이다. 그는 2018년 ㈜한화 재경본부 금융실장(상무보)으로 승진하며 중용됐다. 이후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금융담당을 거쳐 현재 한화에너지 CFO를 수행 중이다.

중요한 점은 한화그룹이 CFO 선임에 순혈주의를 고수하는 집단이란 점이다. 최고경영자(CEO)는 외부에서 영입하더라도 CFO만은 내부 인재를 중용했다. 그만큼 CFO 및 재무실간 내부 결속력이 높고 이들을 총 지휘하는 김동관 부회장과의 유대도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IPO가 한화에너지 자체적으로 진행되는 만큼 대주주와 한화에너지 경영진 외에 외부 입김이 작용할 여지는 크지 않다는 평가다. 특히 이 대표와 김 CFO 등 김동관 부회장 측 인사들이 딜을 주도하면서 전략과 방향성 등도 명확하고 의사결정 속도도 빠르다는 후문이다.

다만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부사장의 경우 대주주로서 구주 활용도 측면에서 다소 불리한 위치에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일각에선 구주매출을 차등적으로 진행하고 장기적으로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에너지 지분을 유지하는 쪽으로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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