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증자]'금감원 무사통과' 삼성SDI와 무엇이 달랐나중점심사 1·2호 가른 차이는 당위성·자금 사용 목적

김슬기 기자공개 2025-04-01 08:07:32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8일 16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대규모 유상증자에 제동을 걸었다. 최대주주인 ㈜한화가 배정물량 전량 참여하기로 했음에도 유상증자의 당위성이나 주주소통 절차, 자금 사용 목적 등이 불분명하다고 봤다. 금융당국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역대 최대 규모 유상증자였던 만큼 더욱 깐깐하게 봤던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금융감독원의 중점심사 대상 1호였던 삼성SDI의 경우 일정이 앞당겨지면서 조달 청신호가 들어왔다. 증권신고서 정정이 두 차례 있었지만 이는 자진 정정의 형태로 이뤄졌다. 대표이사 변경, 투자위험 요소, 회사 위험 등에 대해서 수정이 이뤄졌다. 효력 발생 이후 올 상반기 중으로 조달할 수 있다.

◇금감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

지난 27일 금융감독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기 위해 신고서를 제출한 지 일주일만의 일이었다.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를 받게 되면 회사는 3개월 이내에 정정신고서를 제출해야 하고, 제출하지 않으면 철회된 것으로 간주한다.

금융감독원은 "중점심사 절차에 따라 대면 협의 등을 통해 면밀히 심사한 결과 유상증자 당위성, 주주소통 절차, 자금사용 목적 등에서 투자자의 합리적 투자판단에 필요한 정보의 기재가 미흡하다고 판단했다"며 "회사의 증권신고서 심사 절차가 진행 중으로, 구체적인 정정요구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사실상 증권신고서 전반을 손봐야 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가 정점에 달했을 때 유상증자가 발표됐다는 점도 부담이었다. 발표 전인 3월 18일만 하더라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장중 78만1000원까지 주가가 올라갔다. 1년새 20만원대였던 주가가 70만원대까지 올랐다. 다만 발표 이후 주가는 63만원까지 빠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금감원으로부터 정정 요구를 받았지만 먼저 유상증자를 발표한 삼성SDI의 경우 계획된 일정대로 유상증자 절차를 진행 중이다. 자진 정정의 형태로 증권신고서를 두 차례 수정하기는 했으나 이는 이사회 이후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 변경에 관한 부분과 투자위험 요소에 대해 더욱 상세한 기술이 이뤄졌다.

특히 두 번째 정정에서는 삼성SDI가 어떤 이유에서 유상증자를 택할 수 밖에 없었는지 자세히 다뤄졌다. 회사 측은 "2024년 11월부터 미국 GM 조인트벤처 투자 등 시설투자와 연구개발 투자에 필요한 자금조달에 대해 논의했다"며 "건실한 재무구조를 우선적으로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 추가적인 대규모 차입보다는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의 필요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자진정정후 오히려 빨라진 삼성SDI 유증 속도

삼성SDI는 두 차례 정정이 있었지만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일정을 앞당겼다. 당초 오는 4월 15일에 1차 발행가액 확정, 5월 12일 신주인수권증서 상장, 같은 달 22일 확정 발행가액 산정, 27~28일 구주주 청약, 6월 2~3일 일반공모청약, 6월 19일 신주상장 예정이었으나 모든 일정이 일주일 가량 앞당겨졌고 최종적으로 6월 13일에 신주상장을 한다.


양사의 희비가 교차한 것은 당위성과 자금의 사용목적이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SDI의 경우 북미지역과 유럽지역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현지법인 투자와 전고체 배터리 라인 투자를 내년까지 마치기 위해 조달을 진행한다. 하지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조달자금을 짧게는 내년, 길게는 2030년까지 쓰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내년에 필요한 자금은 6000억원 정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타법인증권 취득자금에만 총 2조4000억원을 배정했는데 해외 방산 생산능력 구축, 해외 방산 JV 지분투자(동유럽,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 조선업체 지분투자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타법인증권 취득자금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원재료 매입과 항공엔진 관련 연구개발에 쓰겠다고 덧붙였다.


회사 측은 국내 사업 중심의 낮은 이익률로 인해 이익잉여금 적립이 적었고 장기간 자본금 납입이 부재해서 회사 외형 대비 자기자본 비중이 낮고 부채비율이 악화되고 있는 점도 유상증자를 택한 이유로 꼽았다. 재무안정성 지표 개선이 필요하기 때문에 추가 차입보단 유상증자가 합리적인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의 당위성을 설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올해 각 계열사에 분산되어 있었던 한화오션 지분을 매입하는 데에만 조 단위의 자금을 썼는데 이제 와서 역대 최대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다고 하면 주주들도 납득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자금조달이 왜 필요한지 시장을 설득하지 못하면 유상증자가 쉽지 않다는 의미기도 하다.

한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 발표 이후 "경제 전체에 활력이 떨어져 있는 가운데, 불확실성 속에서 기업이 투자 결정을 한 것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며 "엄청나게 긍정적으로 보고 있고 최대한 빨리 심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호평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받게 됐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