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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관세 후폭풍]생산 거점 베트남 '철퇴'…패션 OEM 불똥베트남 시장 46% 상호관세로 주요국 가운데 최대 수준…한세실업·영원무역 등 영향권

안준호 기자공개 2025-04-07 07:49:35

[편집자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상호관세가 국내 산업계를 강타했다. 한국의 자동차와 철강, 배터리,반도체 등 전략산업들이 줄줄이 사면초가 위기에 몰렸다. 국내 주요 수출품의 미국 내 가격 경쟁력이 저하되면서 실적 전망도 어두워졌다. 이번 상호관세 확정은 글로벌 무역질서를 변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국들은 보복조치로 무역장벽을 더 높일 것으로 보인다. 더벨은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의 상호관세 영향을 짚어보고 대응전략 등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3일 13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대대적인 상호 관세 정책을 발표하며 국내 패션 업계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를 고객사로 둔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제조업자개발생산) 기업들은 당장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갈 전망이다.

특히 미국 패션 브랜드의 매출 비중이 높은 제조사로는 한세실업과 영원무역 등이 있다. 이번 관세 정책에서 주요 대상인 베트남에 생산 거점을 보유한 것이 공통점이다. 일찌감치 다변화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의존도가 상당하다.

◇중국→베트남 이동한 글로벌 공급망…강경 관세 '직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주요 무역상대국에 대한 상호관세 정책을 발표했다. 한국을 포함해 중국, 유럽연합(EU) 베트남, 대만, 일본 등 주요 무역 상대국에 대해 기본 관세 이상의 상호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골자다.

국내 패션 업계에서는 한국 이외에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권에 막대한 규모의 관세가 부과된 것에 주목하고 있다. 관세율 부과 규모가 46%로 한국(25%)을 넘어선 것은 물론 전체 국가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 대미 무역 흑자 규모가 4번째로 큰 국가인 만큼 강경 조치가 내려진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글로벌 의류 공급망의 무게추는 중국에서 동남아권으로 이동했다. 코로나19 이전 미국 시장에 수입된 중국산 의류 비중은 전체의 30% 가량이었으나 엔데믹 이후인 2023년 1분기엔 17%로 감소했다. 베트남이 18%, 방글라데시가 11%까지 증가하며 빈자리를 차지했다.

베트남에 생산 거점을 보유한 국내 기업들로선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한세실업, 영원무역, 세아상역 등 대부분의 OEM, ODM 기업들이 베트남에 생산 설비를 갖추고 있다. 과거 중국을 생산 기지로 활용하던 국내 업체들은 동남아시아와 중남미 지역으로 다변화 정책을 펼쳐왔다. 이번 조치에서 중남미 지역은 철퇴를 피해갔지만 동남아시아권은 그렇지 못하다.

한세실업은 타겟(Target), 갭(GAP), 월마트(WALMART), H&M 등 미국 내 브랜드를 대상으로 셔츠와 캐쥬얼 의류 등을 공급하고 있다. 해외에서 구매한 원사를 해외생산법인에서 제조해 완제품을 수출하는 방식으로 매출을 올린다. 생산 공정은 6개국 11개의 해외 법인에서 이뤄진다. 이들 가운데 베트남과 과테말라 비중이 큰 편이다.

특히 베트남 법인은 한국 업체 가운데서 최대 규모의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다. 2001 년 Hansae VN 설립 후 Hansae TN(2005년), Hansae TG(2010년) 등 꾸준히 규모를 늘려왔다. 2013년엔 현지 원단 가공 공장도 인수하며 수직계열화를 추진했다. 2024년 말 기준 완제품 생산 물량은 약 7500만장 가량으로, 전체 생산량의 40%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생산 거점 다변화 전망…미국 비중 축소한 휠라 '혜안'

영원무역의 경우 방글라데시와 베트남, 엘살바도르, 에티오피아에 생산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베트남은 방글라데시와 함께 주요 거점으로 꼽힌다. 베트남에선 남딘 지역 등에 원단 생산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2024년 말 기준 현지 매출액은 약 7269억원으로, 해외 시장 매출 가운데 약 21%를 차지하고 있다.

브랜드사 가운데 해외 비중이 높은 국내 기업은 휠라홀딩스가 있다. 단 휠라의 경우 최근 미국 현지 사업을 축소하며 상대적으로 영향이 덜할 전망이다. 휠라홀딩스는 지난해 3분기 휠라 미국법인 종속기업인 ‘휠라 온라인’을 합병했다. 현지 대형 마트나 할인매장에 대한 제품 유통도 중단했다.

휠라는 오랜 기간 미국 시장 진출에 힘을 기울였으나 성과는 신통치 못했다. 미국 법인 적자는 2023년 1400억원, 2024년 107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부터 구조조정에 들어간 만큼 올해는 적자 폭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 부과로 미국 시장 내 소비 심리 악화가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도 구조조정이 힘이 실릴 전망이다.

OEM·ODM 기업들의 경우 중장기적으로 공급망 다변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남미권이 영향을 피해간 만큼 이들 지역 비중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베트남 비중이 큰 한세실업 역시 과테말라, 니카라과 등 중남미 국가로 생산 기지를 넓히고 있고, 지난해 미국 현지 제조업체인 ‘텍솔리니’를 인수하기도 했다.

단 향후 트럼프 행정부에서 남미 시장을 겨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불안정성이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에 대규모 상호관세가 부과되었지만 구조상 미국에서 대량 생산이 이뤄지는 것은 어렵다”며 “중남미로 다변화를 추진할 수 있지만, 관세로 인한 변동성은 여전히 큰 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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