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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관세 후폭풍]미·중 '고래싸움'에 화학사 수출 리스크 여전직접 피해보다 중국 고객사 통한 '대미 수출' 타격·수요 둔화 우려

정명섭 기자공개 2025-04-16 07:07:59

[편집자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상호관세가 국내 산업계를 강타했다. 한국의 자동차와 철강, 배터리, 반도체 등 전략산업들이 줄줄이 사면초가 위기에 몰렸다. 국내 주요 수출품의 미국 내 가격 경쟁력이 저하되면서 실적 전망도 어두워졌다. 이번 상호관세 확정은 글로벌 무역질서를 변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국들은 보복조치로 무역장벽을 더 높일 것으로 보인다. 더벨은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의 상호관세 영향을 짚어보고 대응전략 등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4일 15시5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각국에 부과하려던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하면서도 중국산 수입품에는 최대 145%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하자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이들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이 높은 관세를 받으면 '중간재 생산→중국→미국'으로 연결된 공급망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산업통상자원부 조사에 따르면 석유화학 분야는 한국 수출(정유 포함)에서 15%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석유화학 전체 수출물량에서 중국과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6.3%, 8.9%로 나란히 1·2위다. 대미 수출 비중은 2020년 5.1%였으나 매년 꾸준히 오름세를 보였다.

국내 석유화학사의 대미 수출 비중 자체는 큰 편이 아닌 데다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90일 유예 조치로 당분간 석유화학제품은 고관세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는 최대 145%에 달하는 관세를 즉시 부과하기로 하면서 그에 따른 간접적인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한국화학산업협회)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주로 중국에 기초유분·중간원료 등의 중간재를 수출한다. 중국 기업들은 이를 바탕으로 최종 제품을 만든 후 미국 등의 주요국으로 수출한다. 1992년 대중 수교 이후 다년간 구축된 공급망이다. 그간 중국 기업들의 중간재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이 구조가 약해지긴 했지만 국내 석유화학사들의 대중 수출 의존도는 여전히 높다는 평이다.

관세는 수입국의 법인이나 개인이 부담하기 때문에 미국이 관세를 올리면 역내에서 판매되는 중국산 제품가격이 인상돼 소비가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미국 기업 실적 악화를 동반해 국내 기업들의 수출량 축소를 야기할 수 있다. 즉, 미국의 관세가 국내 석유화학사가 참여하는 공급망이 관세 부과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얘기다.

관세에 따른 가격 인상분이 국내 기업들에 전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발 공급과잉,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 등으로 실적이 우하향하고 있는 국내 석유화학사 입장에선 이중고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근래 미국 트럼프 행정부 상호관세 조치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5개 분야로 △가전·디스플레이 △기계 △배터리 △석유화학 △섬유 등을 꼽은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업계에서 상호관세 여파에서 자유로운 미국 생산기지를 갖춘 곳은 LG화학, 롯데케미칼 정도다. 롯데케미칼은 미 루이지애나주에 에틸렌 100만톤, 모노에틸렌글리콜(MEG) 70만톤 규모의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LG화학은 오하이오주에서 연산 3만콘 규모의 ABS 컴파운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투자업계 일각에서는 미국이 4월부터 상호관세를 적용했다면 글로벌 석유화학 제품 판매량 감소와 관세부담 일부 전가에 따른 비용 상승으로 국내 주요 화학사들의 2분기 이익이 전분기 대비 줄어들 것으로 봤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유예 조치로 올 3분기 감익으로 그 시점이 연기됐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관세 불확실성 속 2분기는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수출 물량 증가와 유가 하락을 기대할 수 있는 반면 3분기는 눈높이 하향 조정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미-중 관세 전쟁이 국내 석유화학사들에 긍정적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 경쟁사들의 공장 가동이 축소되면 글로벌 석유화학 시장의 공급과잉 문제가 해소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과도한 중국 의존도를 다변화할 기회로 삼아야한다는 목소리로 이어진다.

한국화학산업협회가 최근 글로벌 컨설팅펌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을 통해 사업재편 컨설팅 용역 을 맡겼는데, 동북아 석유화학 시장은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2030년까지 불황기가 계속될 것이란 진단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S&P글로벌 또한 2019년은 돼야 세계 석유화학 시장이 심각한 공급과잉상황에서 점진적으로 벗어날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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