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씨엔씨는 지금]'미샤 의존도 낮추기' 포트폴리오 다각화 히스토리②M&A 볼트온 전략 부침, 2등급 의료기기 MD크림 출범 준비
변세영 기자공개 2025-04-18 07:46:48
[편집자주]
에이블씨엔씨는 국내 1세대 화장품 로드숍 기업으로 2017년 IMM PE에 인수됐다. 이후 중국 한한령과 코로나 타격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최근 들어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해외사업을 확대하는 등 터널을 지나 약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벨은 에이블씨엔씨가 걸어온 길을 조명하고 현재 경영 상황과 앞으로의 과제 등을 폭넓게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5일 08시1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이블씨엔씨는 2000년 설립된 화장품 제조 및 판매 기업이다. 국내 1세대 화장품 로드숍 브랜드 ‘미샤’로 유명하다. 당초 온라인 론칭을 시작으로 2002년 4월 서울 이화여대 앞에 미샤 1호 직영점을 내면서 로드숍 신드롬을 일으켰다. 2004년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후 2011년 3000억원 벽을 넘어서며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다만 에이블씨엔씨는 미샤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꾸준히 지적되어 왔다. IMM PE가 에이블씨엔씨를 인수한 이후 대대적인 인수합병(M&A)에 돌입한 배경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물론 포트폴리오 다각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인수 회사가 실적이 악화되면서 에이블씨엔씨의 발목을 잡았다. 이 같은 폭풍을 지나 현재는 어퓨 등이 약진하며 포트폴리오가 안정화된 분위기다.
◇미팩토리·제아H&B·지엠홀딩스 연달아 인수,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
IMM PE는 2017년 특수목적법인(SPC) '리프앤바인'을 통해 에이블씨엔씨 창업주인 서영필 전 회장의 지분을 주당 4만3600원가량에 넘겨받았다. 지분 25.54%를 인수하는데 1800억원을 투입했다. 동시에 유상증자(1500억원)와 공개매수 등에 추가로 자금을 대며 지분율을 끌어 올렸다. IMM PE가 에이블씨엔씨 투입한 금액만 약 4000억원 규모다. 에이블씨엔씨는 2013년까지만 해도 연매출이 4000억원대 중반에 달했지만 이후 한한령 등으로 외형이 다소 쪼그라들었다. IMM PE로 매각된 2017년 매출액은 3733억원 수준이었다.
IMM PE는 에이블씨엔씨 재기를 꿈꿨다. 가장 중점을 둔 것 중 하나는 포트폴리오 다각화였다. IMM PE 체제에서 2018년 미팩토리를 320억원에, 2019년에는 색조 화장품 수입업체 제아H&B(지분 60%)와 지엠홀딩스(지분 60%)를 인수하는 데 각각 552억원, 400억원을 추가로 투입했다.
미팩토리는 코팩으로 유명세를 탄 업체다. 자회사로 생활용품 판매기업 생활도감과 색조전문 머지코스메틱을 뒀다. 지엠홀딩스는 더마코스메틱 셀라피를 운영하는 법인으로 기초 코스메틱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로 인수가 진행됐다. 제아H&B는 수입 유통사로 스틸라와 부르조아 판권을 가졌다. 자체 브랜드 '라포티셀'도 보유했다.

다만 M&A 결과가 핑크빛으로 가득하진 않았다. 지엠홀딩스는 2020년까지만 해도 매출액이 106억원이었으나 2021년 39억원으로 급감했다. 이후 2022년 닥터셀라피, 2023년에는 지엠홀딩스를 차례로 청산했다. 현재 에이블씨엔씨는 셀라피 등 브랜드를 에이블씨엔씨로 흡수해 영업을 지속하고 있다.
제아H&B도 상황은 비슷하다. 2019년에는 매출액이 301억원에 달했으나 2021년 165억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해 2021년 제아H&B를 흡수합병하며 효율화를 꾀했다. 에이블씨엔씨가 스틸라와 부르조아 등 직접 브랜드 유통까지 담당하게 됐다.
2023년을 기점으로는 미팩토리 자회사였던 생활도감을 PR 컨설팅그룹인 프레인글로벌에 매각하며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 2025년 기준 에이블씨엔씨가 전개하는 브랜드로는 △미샤 △어퓨 △스틸라 △초공진(프리미엄 라인) △셀라피(더마) △라포티셀(더마) 등으로 정리된다.

◇‘어퓨’ 다이소·올리브영 채널 다각화 성과, MD크림 출범 준비
M&A 성과가 기대에 미치진 못했지만, 자체 브랜드인 어퓨가 에이블씨엔씨를 뒷받침하는 효자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어퓨는 과거 오프라인 매장을 상당수 운영했지만 모두 접고 에이블씨엔씨 온라인몰 위주로 판매를 단행했다. 이후 올리브영과 다이소 입점 등을 통해 오프라인 접점을 늘리면서 매출이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3분기 어퓨의 국내 H&B 채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02% 증가했다. CJ올리브영에는 색조 품목을 신규 입점하면서 매출이 40배 이상, 다이소에서는 약 6배 증가했다. 이 밖에도 무신사나 에이블리 등 뷰티 버티컬 채널에 발빠르게 입점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주총에서는 신사업의 일환으로 ‘의료기기 판매 및 임대업’을 정관상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병원에서 주로 다루는 점착성투명창상피복재(MD 크림) 판매 진출 가능성을 고려해 추가했다는 설명이다. MD크림은 손상된 피부를 보호하는 2등급 의료기기로 분류된다. 추후 더마 브랜드 셀라피를 통해 상품을 판매한다는 플랜이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MD크림 유통을 위해서는 의료기기판매업 등록이 필요해 사업목적에 추가한 것”이라면서 “기존 유통망을 활용한 시너지 및 매출 확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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