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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Watch]'목재 정리' 선앤엘, 미얀마·캄보디아 법인 청산 완료플라스틱 펌프·트리거 스프레이 집중

최현서 기자공개 2025-04-16 07:42:09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4일 14시3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선앤엘(SUN&L)이 캄보디아 손자회사와 미얀마 자회사를 정리했다. 캄보디아 법인은 인테리어를, 미얀마 법인은 합판 제조를 맡고 있었다. 모두 선앤엘의 주력 사업이었던 목재업을 바탕으로 했다. 플라스틱 펌프를 비롯한 신사업에 더욱 집중하기 위해 두 해외 법인의 청산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목재 관련 사업을 하는 해외 사업장은 이제 뉴질랜드 뿐이다. 해당 법인은 현지에서 자라는 질 좋은 침엽수를 활용해 원료를 공급해왔다. 이제는 선앤엘의 사업 방향과 맞지 않는다. 뉴질랜드 법인도 정리가 전망되지만 선앤엘은 이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대외 환경에 취약, 플라스틱 제조 신사업 초점

14일 선앤엘의 2024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연결대상 종속기업인 '선창 ITS 캄보디아'와 '미얀마 코리아 팀버 인터네셔널'은 작년 중 청산됐다.

선창 ITS 캄보디아는 선앤엘의 100% 인테리어 전문 자회사 '선앤엘인테리어'가 보유하고 있다. 2008년에 세워진 선창 ITS 캄보디아는 현지에서 인테리어업을 주로 영위하고 있다. 선앤엘인테리어가 캄보디아 지사 지분 100%를 갖고 있기 때문에 선앤엘의 연결회사로 잡혔다.

2013년 설립된 미얀마 코리아 팀버 인터네셔널은 선앤엘의 근본 사업이었던 합판제조업을 했다. 선앤엘은 이 법인의 지분 55%를 갖고 있다.

두 해외 법인은 선앤엘의 핵심 사업 시너지를 위해 세워졌다. 선앤엘은 선창 ITS 캄보디아를 통해 목재 제품 기반의 인테리어 제품을 납품할 수 있었다. 국내에서도 유명세를 탔던 '선우드(Sunwood)' 브랜드를 적극 활용했다. 미얀마 코리아 팀버 인터네셔널은 현지에서 자란 저렴하고 질 높은 목재를 활용할 수 있었다. 국내는 물론 동남아 등 세계 시장에 합판을 공급해 수익을 창출하는 식이었다.

하지만 대외 요인에 의해 수익성에 영향을 받는 현상이 반복됐다. 미얀마 코리아 팀버 인터네셔널의 경우 2015년까지 당기순이익을 거뒀으나 내전이 격화된 2016년부터 작년까지 순손실을 기록했다.

캄보디아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까지 연 평균 7% 이상의 고성장을 거두고 있었다. 하지만 엔데믹 이후 이전의 성장세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선창 ITS 캄보디아도 순이익과 순손실을 번갈아가며 기록하는 등 2020년 이후 균일하지 못한 수익성을 거두고 있는 상태다.


직접적 청산 배경은 선앤엘의 주력 사업 변경이다. 선앤엘은 2021년부터 플라스틱 펌프와 트리거 스프레이 제조와 공급에 집중하고 있다. 그해 플라스틱 펌프 제조업체 '다린'을 흡수합병한 것을 시작으로 작년 7월 화장품 용기 제조업체 '이루팩' 지분 66.7%를 34억원에 취득했다. 2023년 합판과 제재, MDF 생산 중단을 결정하며 완전한 사업 체질 개선을 선언하기도 했다.

선앤엘 관계자는 "선창 ITS 캄보디아, 미얀마 합판 제조 법인은 더이상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청산 배경을 설명했다.

◇남은 건 뉴질랜드 조림 법인, 청산 여부는 신중

이번 결정을 통해 목재와 연관된 사업을 영위하는 해외 법인은 '선앤엘 뉴질랜드'만 남게 됐다. 선앤엘 뉴질랜드는 2012년 벌목과 조림, 산림개발을 위해 세워졌다. 모회사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선앤엘이 뉴질랜드에 법인을 세운 이유는 국내 목재와 뉴질랜드 목재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뉴질랜드에서 자라는 대표적인 침엽수인 '라디에타 파인(Radiata Pine)'은 25~30년만에 수확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르게 자란다. 아울러 목재 품질이 우수하기 때문에 국제 시장에서 수요가 높다. 합판 사업에 집중했던 선앤엘에게 안정적인 재료 공급처 역할을 한 셈이다.

반면 국내 산림은 1960년대 이후 녹화사업을 통해 복원됐지만 산업용 목재롤 쓸 수 있는 수종은 제한적이다. 국내 침엽수는 라디에타 파인에 비해서도 성장 속도도 느린 편이다.

목재 관련 사업을 정리했기 때문에 뉴질랜드 법인의 미래도 불투명할 것으로 보인다. 2022년부터 작년까지 순이익을 거두고 있지만 주요 사업의 방향성과는 맞지 않다.

선앤엘 관계자는 "당장 뉴질랜드 법인을 정리할 계획은 없다"며 "아직까지 조림 사업을 포기하겠다는 기조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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