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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큐리티 컴퍼니 리포트]수산아이앤티, 무차입 경영 비결 '16년 흑자'③정석현 회장 '보수적 재무경영' 계승한 딸 정은아 대표, 유동자산 3/4 '현금'

최현서 기자공개 2025-04-11 13:03:59

[편집자주]

해킹의 고도화로 개인정보를 비롯해 기업, 정부의 기밀 유출 위협이 커진 시절이다. 특히 이들 정보는 개인뿐 아니라 우리 경제, 안보와 직결된다. 사이버보안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다만 국내 보안시장의 성장은 여전히 더디다. 과거 벤처 열풍을 타고 탄생한 보안기업 경우 실적이 주춤하거나 주가가 저평가된 곳들이 대부분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저마다의 기술력 강화뿐만 아니라 신사업에도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국내 주요 보안기업들의 현실과 미래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8일 15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보안기업은 대부분 B2B 사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평상시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 있지만 대외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 납품 기관의 보안 예산 삭감을 걱정해야 한다. 매출 감소로 직결될 수 있는 큰 리스크다. 연구·개발(R&D)을 비롯해 지출해야 하는 비용이 매해 증가하는 점도 부담이다.

수산아이앤티는 이처럼 불안한 환경 속에서도 16년 연속 흑자를 올리는 기록을 갖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보안 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20% 이상이다. 무차입 경영의 바탕이 됐다. 덕분에 작년 부채비율은 5% 미만으로 매우 우량하다.

양호한 재무 구조의 배경에는 정은아 수산아이앤티 대표가 있다. 20년간 수산아이앤티를 이끌었던 정석현 수산그룹 회장의 자녀인 정 대표는 10년 이상 정 회장과 함께 회사를 경영하며 살림을 맡았다. 보수적 재무 전략이 마치 유산처럼 이어졌다.

◇멈추지 않는 영업이익 행진, 견조한 현금창출력

보안 업계는 지난해 끊임없는 도전에 직면했다. AI가 보편화되면서 프롬프트 입력 단계부터 정보 유출에 대비해야 했다. 새로운 영역에서의 침해를 대비해야 한다는 과제가 추가됨과 동시에 기존 해킹 기술은 고도화됐다.

이는 수치로 드러났다. 글로벌 사이버보안 기업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보고서에 따르면 해커들의 공격 전개 속도의 평균 시간은 48분으로 전년(62분) 대비 22% 줄었다. 해커가 51초만에 피해자의 핵심 정보에 접근한 사례까지 있었다.

이는 결국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기업이 부담하는 연구·개발(R&D)비를 비롯해 인건비, 설비투자(CAPEX) 비용이 늘어난다. 그런 가운데 경제 불황으로 보안 예산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예산 삭감은 곧 수익 저하를 의미했다.

그럼에도 수산아이앤티는 흑자 기조와 함께 외형 성장을 이어갔다. 지난해 매출 267억원을 기록하며 수산아이앤티 설립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수익을 올렸다. 전년(239억원) 대비 11.66%의 성장률이다. 영업이익은 57억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영업이익률은 21.26%로 양호한 수준을 이어갔다.

일반적인 보안 기업의 영업이익률보다 높은 수치다. 국내 보안 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10~15%대로 알려졌다. 매해 발생하는 새로운 침해 사례를 대응해야 하는 사업 특성상 지속적인 투자가 동반되기 때문에 고정적인 지출이 발생해 영업이익률이 다소 낮아진다.

이를 극복한 수산아이앤티의 최근 3년간 영업이익률은 20%를 상회한다. 흑자 기조는 16년째 이어지고 있다. 순손실로 부담을 줬던 자회사 '수산에너솔'이 있었던 2020년 초반 일시적으로 영업이익률이 낮아졌지만 영업이익 흐름은 끊이지 않았다.

현금 창출력도 꾸준하다. 작년 기준 수산아이앤티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는 74억원이다. 전년 대비 소폭 줄어들며 EBITDA 증가세도 멈췄지만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지속적인 성장 기조를 보이고 있었다. 2018년 43억원이었던 EBITDA는 2023년 83억원으로 5년만에 2배 가까이 뛰었다.

현금과 자산도 함께 쌓이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유동자산은 383억원이다. 이 중 현금성자산이 285억원으로 전체의 75.11%를 차지한다. 수산아이앤티의 통신망 관리 솔루션 사업은 주로 SW 기반 솔루션이기 때문에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필요한 HW 중심 서비스보다 상대적으로 CAPEX가 낮다. 아울러 10년 이상 공유단말접속관리서비스 인프라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초기 투자 비용은 대부분 회수됐을 가능성이 높다.


◇'아버지' 뜻 이은 보수적 재무 기조

안정적 수익 창출 덕에 수산아이앤티는 창립 이후부터 현재까지 무차입 경영을 지속하고 있다. 수산에너솔이 연결 회사로 있던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차입금이 발생하긴 했지만 연결 기준 차입금의존도는 6~8% 수준을 유지했다. 그 기간 모회사는 여전히 금융권의 힘을 빌리지 않았다. 영업적자를 기록하던 2000년대 초반에도 마찬가지였다.

고금리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무차입 기조는 수산아이앤티의 재무 건전성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저금리 시기 단행한 차입으로 이자 지급에 부담을 가진 기업이 많아지고 있다. 보안업체도 마찬가지다. 다수의 기업이 부담을 느끼는 데 반해 수산아이앤티는 1000만원 이하 수준의 리스부채에 대한 이자비용만 내고 있다.

부채 비율도 매우 낮다. 작년 수산아이앤티의 부채비율은 4.9%로 2019년 이후 처음으로 4%대에 재진입했다. 일반적으로 보안업계 내에서 건전하다고 평가받는 부채비율은 30% 미만이다. 자회사가 있던 기간에도 부채비율은 17%를 넘지 않았다.

수산아이앤티의 양호한 재무건전성은 대를 이어 유지되고 있다. 3년 전 대표직에서 물러난 정석현 수산그룹 회장의 보수적 재무 기조를 정은아 수산아이앤티 대표가 그대로 이어받았다.

정 회장의 자녀인 정 대표는 2011년부터 경영기획부서를 이끌며 재무를 관리해 왔다. 2013년 사내이사가 된 지 10년만에 수산아이앤티 대표로 취임했다. 정 대표는 정 회장이 2022년 3월 수산아이앤티의 지휘봉을 내려놓을 때까지 경영진의 일원으로서 함께 호흡을 맞춰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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