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2년 03월 15일 19: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건설사들이 민자고속도로사업에서 손을 떼고 있다. 최소운영수입보장제도(MRG) 폐지 이후 PF대출 신용공여에 대한 부담을 떨쳐내지 못하기 때문이다.15일 업계에 따르면 KCC건설은 신용공여에 부담을 느껴 인천김포민자고속도로 사업 보유지분 6.48%(21만6328주)을 현대엠코에 양도할 계획이다. 인천김포민자고속도로는 1조 5130억원 규모로 MRG 없는 수익형 민자 사업이다. 시공사들은 신디케이트론으로 조달하는 1조 100억원 중 1450억원 한도로 자금보충을 약정해 신용을 보강한다. 도로 운영 수익금이 예상 현금흐름에 미치지 못하면 시공사가 SPC에 대한 후순위 대출로 부족자금을 충당한다. 지분 양수도계약은 주주간 협의를 거쳐 이달 중 체결될 예정이며, 매각대금은 10억8164만원이다.
KCC건설은 장기간 사업위험에 노출 될 수 있다는 우려에 지분을 매각했다.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으로 가져가는데 중점을 둔 전략적 판단이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민자고속도로사업을 포기하는 것은 MRG폐지와 관련이 깊다. MRG는 정부가 민자 사업시 일정 수익을 보장해주는 제도다. 한 때 MRG가 보장되는 민자고속도로사업은 안정적인 현금흐름으로 건설사들로부터 각광을 받았다. 그러나 특정기업에게 국민세금을 퍼준다는 특혜논란이 일자, 정부는 민간제안사업과 정부고시사업을 지난 2006년과 2009년에 각각 폐지했다.
금융사들은 MRG폐지로 자금회수가 불투명하다고 판단해 선뜻 SOC사업 대출에 나서지 않았다. 건설출자자들과 자금보충, 자본금매입 등의 약정을 맺고서야 대출을 실행했다. 금융사들이 자금회수에 관한 리스크를 건설출자자들에게 전가시킨 것이다. 이에 재무 부담을 떨치지 못하고 SOC민자사업을 포기하는 건설사가 속출하게 됐다.
구리~포천 민자고속도로사업도 건설투자에 참여하기로 했던 10개 건설사 중 SK건설을 포함한 4곳이 지난해 사업을 포기했다. 2월 착공예정이던 사업은 불가피하게 지연될 수밖에 없었다. 당시 이 사업에는 자본금 매입약정과 자금보충약정이라는 신용보강장치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은 현재 컨소시엄에서 빠져나간 건설사들을 대체할만한 투자자들과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상반기내에는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SK건설 관계자는 "구리포천민자고속도로사업은 2007년부터 논의가 시작됐다"며 "세계 금융위기 등으로 금융환경이 많이 달라져 사업참여 조건이 변경돼 포기했다"고 밝혔다.
동해안 고속도로 구간 중 민자사업으로 이뤄지는 포항∼영덕 구간 해상 노선 건설사업도 줄곧 참여의사를 내비쳤던 민간 건설사가 사업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1조1400억원 규모로, 영일만항을 가로지르는 9.1㎞의 해상구간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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