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벤처투자, 곡간에 바닥이 보인다 CB·BW 만기 다가오는데 실적악화로 현금부족 시달려
이상균 기자공개 2012-03-28 15:42:50
이 기사는 2012년 03월 28일 15: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엠벤처투자(이하 엠벤처)가 지난해 8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캐피탈은 사업 특성상 실적 변동이 심한 편이지만 매출액의 2배에 달하는 영업손실은 회사 입장에서도 큰 부담이다. 여기에 엠벤처는 그동안 발행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만기를 줄줄이 앞두고 있다. 반면 사활을 걸고 있는 GCT의 투자금 회수(엑시트)는 올해 하반기에나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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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영업적자 85억원…엑시트 저조 탓
엠벤처는 지난해 매출액 45억원, 영업적자 8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액은 3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됐다. 당기순손실도 99억원으로 나타났다. 실적 악화는 재무건전성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벤처캐피탈로는 드물게 부채비율이 118.6%에 달했다.
엠벤처의 이 같은 실적악화는 투자 회수 저조와 투자기업의 가치 하락이 반영된 탓이다. 지난해 유가증권 처분이익은 3억원을 거두는데 그쳤다. 2010년 24억원에 비해 20억원 이상 줄어든 금액이다. 보유 중인 투자기업의 지분 가치도 대폭 하락했다. 코스닥 시장의 하락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유가증권평가 및 처분손실이 47억원으로 집계됐다. 2010년 11억원에 비해 4배 이상 급증했다.
지출이 늘어난 반면 수입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조합 관리보수는 37억원으로 전년대비 변함이 없었다. 운용 조합이 1개 늘어났지만 관리보수 증가에 영향을 미칠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성과보수도 2년 연속으로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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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억원 투자한 GCT 상장해야 숨통 트여
엠벤처의 가장 큰 문제는 그동안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발행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만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미상환자금이 CB 197억원, BW 85억원 등 총 264억원에 달한다. 올해 들어 세 차례에 걸쳐 17억원 규모의 BW를 조기상환했지만 여전히 247억원이 남아있다.
CB 전량은 당장에라도 보통주 전환이 가능하다. 언제든지 시장에 물량부담을 안겨줘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오는 8월에는 5억원 규모의 13회차 CB의 만기가 다가온다. BW 역시 30억원 규모의 11회차를 제외하면 당장 상환청구가 가능하다. 만기는 내년 2월부터 도래한다. 시간적인 여유는 있지만 내년 2월부터 3월까지 35억원이 몰려 있다. 반면 엠벤처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4억원에 불과하다. 상환자금에는 턱없이 모자란 금액이다.
엠벤처의 고민은 돈 나갈 곳은 많지만 정작 돈 들어올 곳이 많지 않다는데 있다. 기대를 걸고 있는 GCT는 여전히 미국 나스닥 상장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작년말부터 꾸준히 상장을 추진하고 있지만 미국 경기침체로 사정이 여의치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엠벤처는 GCT에 약 300억원을 투자한 상태다. 엠벤처의 운용자산 2792억원의 10%가 넘는 규모다. 상당한 자금을 투자한 만큼 GCT가 상장한 이후 서둘러 엑시트를 해야 엠벤처의 자금경색이 풀리는 구조다.
GCT가 상장을 해도 당장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엠벤처는 GCT 상장 이후 6개월이 지나야 지분을 팔 수 있는 락업(lock up) 조항을 적용받기 때문이다. GCT가 4월에 상장한다고 가정해도 10월에나 엑시트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엠벤처 입장에서는 자금압박이 심각한 올 상반기를 어떻게 견디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엠벤처는 대응책의 일환으로 GCT 지분 일부를 시장에 매각하고 있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지분 일부를 다른 투자가에게 매각해 10억원 가량을 회수한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적정 가치에 한참 미달하는 가격에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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