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고속도로 통행료 낮아질까 국토부, MRG·통행료 감축 자금재조달 제안..사업자와 줄다리기 예고
이효범 기자공개 2012-12-27 18:22:20
이 기사는 2012년 12월 27일 18: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민자고속도로가 최소운영수입보장액(MRG)기준과 통행료를 낮추기 위한 수술대에 올랐다. 국토해양부는 저금리의 자금을 재조달해 확보하는 이익으로 MRG기준과 통행료를 낮춘다는 계획이다.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토해양부가 8개 민자고속도로의 통행료 인상을 발표해 반대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MRG기준과 통행료 인하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관리센터는 서수원평택고속도로와 용인서울고속도로의 자금재조달계획서를 검토 중이다. 민간사업자가 자금재조달을 하기 위해서는 계획서를 국토해양부에 제출해 KDI 공공관리센터의 검토를 받아야 한다. 검토기간은 3-4개월 가량 걸린다. 업계에서는 서울춘천고속도로도 자금재조달이 임박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우건설을 비롯한 용인서울고속도로의 건설출자자들은 시행사인 경수고속도로 지분 매각작업도 동시에 진행 중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대주주인 맥쿼리에게 경수고속도로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서수원평택고속도로 시행사인 경기고속도로 출자건설사들은 지난 9월 말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과 다비하나인프라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등 3개의 자산운용사가 각각 설정한 SOC펀드에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경기고속도로 지분은 주당 6010원. 지분을 25%씩 보유한 금호산업과 두산중공업 등 5개 출자건설사와 10% 지분을 보유한 신한은행이 총 2900억 원 가량을 회수했다.
국토해양부는 향후 자금재조달을 통해 MRG기준과 통행료를 대폭 낮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운영 중인 3개의 민자고속도로가 자금재조달을 통해 MRG기준과 통행료를 낮췄다. 인천공항고속도로는 MRG 90%→ 80%, 천안논산고속도로는 90%→ 82%, 대구부산고속도로는 90%→ 77%로 감축했다. 천안논산고속도로는 자금재조달을 통해 통행료를 1000원 넘게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민자도로사업에 대출을 실행한 금융기관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자금재조달에 참여하는 분위기다. 최근 저금리 기조가 맞물려 지난해만 해도 6~7%대 였던 대출금리가 4~5%수준 까지 떨어지면서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자금을 굴릴만한 투자처도 마땅치 않아 자금재조달에 참여하지 않기에도 아쉬운 처지이다. 민자고속도로 사업 관계자는 "주무관청에서 자금재조달을 제안하고 있어, 사업자가 언제까지 무반응으로 일관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민간사업자가 자금재조달을 제안하는 경우와 달리, 국토해양부가 직접 자금재조달을 제안에 나선 배경에는 민자사업 MRG로 인한 재정악화와 과도한 통행료에 따른 비판여론 등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최근 건설경기 악화로 출자한 건설사들이 유동성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추세도 반영된 것으로 관측된다.
국토해양부가 지난해 민자고속도로 MRG로 지급한 돈은 2778억 원. 이 가운데 인천공항고속도로 690억 원, 대구부산고속도로 567억 원, 천안논산고속도로 484억 원을 각각 지급했다. 또 서울춘천고속도로 165억 원, 서수원평택고속도로 92억 원,용인서울고속도로 15억 원을 지급했다.
국토해양부가 주무관청으로 있는 국내 9곳의 민자고속도로 중 용인서울고속도로를 제외한 8곳의 고속도로 통행료는 도로공사에서 징수하는 통행료보다 1.16~2.9배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9월 국토해양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춘천 고속도로의 경우 6300원(도공 기준 3600원)으로 1.75배가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서수원평택 고속도로는 2900원(도공 기준 2100원)으로 1,38배였고 용인서울 고속도로는 2000원으로 도로공사 기준과 같았다.
국토해양부는 또 27일부터 8개 민자고속도로 통행료를 노선별로 100~400원 인상한다고 발표해 여론의 반발을 사고 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사업계약상 통행료에 물가상승률을 반영토록 되어 있어 인상을 감행하게 됐다"며 "그러나 자금재조달과 부대수익 등을 통해 통행료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민자고속도로 시행사들이 제출한 자금재조달계획서는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의 검토를 거친 후, 자금재조달에 따른 주무관청과 사업장의 이익규모 및 활용방안을 확정한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민간사업자가 제출한 계획서에서 큰 변동없이 자금재조달을 진행해 왔다"며 "그러나 앞으로는 통행료 등을 대폭 낮출 것을 제안할 계획이라 협상하는 과정에서 자금재조달이 무산되는 사례도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민간사업자는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에 따라 자금재조달시 발생하는 이익을 주무관청과 공유하게 된다. 통상적인 비율은 5:5이지만 협상력에 따라 비율은 유동적이다. 통행료와 MRG를 대폭 낮추기 위해서는 주무관청이 가져오는 수익도 커져야 한다. 이 때문에 자금재조달 협상시 통행료 수준을 두고 정부와 사업자간에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사업자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민자고속도로 관계자는 "국토해양부의 통행료인상 발표에 반발여론 거세지면서 자금재조달 협상시 어느정도 수준의 통행료를 제시할지가 변수"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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