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 국민연금, 벤처캐피탈 PEF에 1조 풀었다 출자시장의 51% 차지…정금공 5800억 출자해 2위
이상균 기자공개 2013-01-03 15:16:14
이 기사는 2013년 01월 03일 15: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2년 벤처캐피탈이 보유한 사모투자전문회사(PEF)가 펀드레이징한 금액이 2조 원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벤처조합의 6593억 원에 비해 3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PEF 펀드레이징의 급증을 이끈 것은 국민연금이었다. 무려 1조 원이 넘는 돈을 출자하며 ‘큰 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정책금융공사(정금공)도 6000억 원 이상을 출자하며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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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82억원 신한스톤브릿지페트로PEF 압도적 규모
머니투데이더벨이 2012년 벤처캐피탈의 리그테이블을 집계한 결과, 벤처캐피탈의 PEF가 끌어 모은 금액은 2조 858억 원이다. 2012년 벤처조합의 펀드레이징이 부진한 것과는 상반된 결과다.
LP별로 살펴보면 국민연금이 압도적인 출자 규모를 자랑했다. 전체 출자 금액의 51%에 해당하는 1조 640억 원을 책임졌다. KT글로벌투자파트너쉽PEF에 4000억 원, 신한스톤브릿지페트로PEF에 3700억 원, IMM코퍼릿파트너쉽제1호PEF에 2940억 원 등을 출자했다. 이중 KT글로벌투자파트너쉽PEF와 IMM코퍼릿파트너쉽제1호PEF는 국내 대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결성한 PEF로 결성규모만 7000억 원에 육박한다.
정책금융공사는 6255억 원을 출자해 그 뒤를 이었다. 2011년 12월 신성장동력 산업 활성화를 위해 선정한 운용사 4곳이 모두 2012년에 PEF 결성을 마쳤다. 정금공이 4000억 원을 출자한 뒤, 레버리지 효과를 통해 PEF 규모를 6750억 원 규모로 불렸다. 또한 정금공은 KoFC포스코-한화-KB제2호동반성장PEF에 800억 원, 신한스톤브릿지페트로PEF에 1000억 원을 출자했다.
1000억 원을 출자한 사학연금은 3위에 자리했다. 신한스톤브릿지페트로PEF에 700억 원, 스틱세컨더리제3호PEF에 300억 원 등을 출자했다. 이밖에 농협과 한국증권금융이 각각 500억 원, 교원공제회 490억 원, 우정사업본부 400억 원, 군인공제회 200억 원 등의 순이었다.
PEF별로 살펴보면 8182억 원 규모의 신한스톤브릿지페트로PEF가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이었다. 2012년 벤처캐피탈 PEF 약정액의 39%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IMM코퍼릿파트너쉽제1호PEF(3000억 원), KoFC-포스코-한화-KB제2호동반성장PEF(2000억 원), 스틱세컨더리제3호PEF(1990억 원) 등이다.
◇대세는 수시출자·프로젝트펀드
PEF 출자가 늘어난 요인은 무엇일까. 우선 LP들이 경기불황으로 기업가치가 낮아졌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향후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내다보고 적극적인 행동에 나섰다는 것이다. 단, 풍부해진 유동성이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점은 투자리스크다.
이미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메인 LP가 같은 PEF가 똑같은 딜을 놓고 다투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검토를 진행 중인 기업의 조건이 매력적일수록 이 같은 제살 깎아 먹기식 경쟁도 가열되는 양상이다. 바이아웃 투자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BW와 CB 인수 등의 메자닌 투자에 매달리는 현상도 감지된다. 여러모로 LP 입장에서는 반갑지 않은 현상이다.
LP들도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수시출자를 늘려 프로젝트펀드 결성에 집중하고 있다. 무한책임투자자(GP)에게 전권을 부여하기 보다는 LP가 적극적으로 딜에 관여하는 구조다. GP에 대한 믿음이 아직 약한 국내 투자시장의 현실이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대표적으로 국민연금의 코퍼레이트파트너십 PEF와 신한스톤브릿지페트로 PEF, KoFC 포스코-한화-KB 제2호 동반성장 PEF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2013년에도 이 같은 기조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책금융공사의 경우 프로젝트펀드 출자를 늘리겠다고 공언한 상황이다. 2012년 12월 운용사와의 간담회를 통해서도 블라인드펀드의 단점에 대해 강한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국민연금 역시 올해 프로젝트 성격이 강한 수시출자를 늘릴 예정이다. 2013년에 PEF 결성을 노리는 벤처캐피탈 입장에서는 출자 제안에 골치가 아파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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