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급식업 분할..이번엔 '이부진향' 사업 구조조정 박차..호텔신라와 합병 앞둔 정지작업 해석도
문병선 기자공개 2013-11-05 14:18:17
이 기사는 2013년 11월 04일 17: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에버랜드가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를 인수하는 데 이어 건물관리 사업을 에스원에 양도하고 아울러 급식·식자재 사업을 물적분할해 삼성웰스토리(가칭)를 신설하는 등 사업 구조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재용·부진·서현' 삼남매가 지배하는 에버랜드의 구조개편에 가속도가 붙는 모양새로, 이번엔 '이부진호' 구축 색채가 짙다.삼성에버랜드는 4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약 190개동의 건물을 관리하는 건물관리사업을 에스원에 4800억원을 받고 내년 1월10일 기준 양도하는 안건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삼성에버랜드는 매년 1조3000억원 가량의 매출액을 올리는 급식 및 식자재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내달 1일 기준 신설회사 '삼성웰스토리'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삼성에버랜드는 지난 9월말 제일모직으로부터 패션사업부를 1조500억원을 주고 영업양수키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앞서 발표된 패션사업부 인수는 사업 구조조정 목적 외에도 삼남매 중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을 위한 거래로 인식됐다. 이 부사장은 제일모직 지분이 없지만 에버랜드 지분을 8.4% 갖고 있다. 아무래도 지분을 갖고 있는 에버랜드에서 패션사업을 키우면 향후 본인 몫을 분리해 나가기도 쉽다는 게 삼성그룹 안팎의 해석이었다.
같은 맥락에서 이번 삼성웰스토리 신설 전략도 비즈니스 관점의 사업 구조개편 목적 외 이런 후계 승계 구도를 밑그림에 두고 진행했을 거라는 관측이다.
예컨대 이부진 사장은 호텔신라 사장 외에도 삼성에버랜드 경영전략담당 사장과 삼성물산 상사부문 고문을 겸직하고 있다. 삼성에버랜드에서 급식 및 식자재 사업에 관여하며 여러 차례 호텔신라의 연회 및 식음료 사업과의 연계를 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부진 사장은 호텔신라 지분을 갖고 있지 않았다.
만일 호텔신라가 추후 삼성웰스토리와 합병하거나 이 회사를 인수하면 호텔신라는 호텔·면세·레저·급식 등의 사업을 두루 갖춰 종합 관광·레저·식품 업체로 발돋음할 수 있다.
특히 호텔신라와 삼성웰스토리가 추후 합병으로 가닥을 잡게 되면 이부진 사장이 직접 지분(8.4%)을 갖고 있는 삼성에버랜드가 호텔신라를 직접 지배하는 지배구도가 짜여질 수 있다. 삼성에버랜드는 삼성웰스토리의 지분 100%를 갖고 있다. 호텔신라의 주주는 현재 삼성생명(7.3%), 삼성전자(5.1%), 삼성증권(3.1%), 삼성카드(1.3%) 등이다. 합병(삼성웰스토리+호텔신라)을 하게 되면 호텔신라 지분을 갖고 있지 않은 삼성에버랜드는 호텔신라의 최대주주에 오를 개연성이 높다.
급식 사업을 분할하지 않았을 경우와 했을 경우의 손익계산서를 따져보면 아무래도 삼성에버랜드가 급식 사업을 떼어내 호텔신라와 모종의 거래를 하는 게 사업적 목적이나 3세 후계승계에도 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그룹 고위 경영진이 판단했을 거라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물론 상장회사인 호텔신라의 합병반대 주주 처리 등의 문제가 발생해 쉽지는 않겠지만 삼성그룹과 연관된 자본거래를 대다수 주주가 동의를 해 왔다는 신뢰가 있어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다.
삼성에버랜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근거없는 추측일 뿐"이라며 "이번 거래는 호텔신라와 연관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 추측은 다르다. 최근들어 호텔신라와 연관된 관측은 여러차례 돌았다. 삼성그룹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호텔신라가 모종의 자본거래에 나설 것"이라고 말해 왔다. 재계 다른 관계자는 "후계승계 구도를 만들기 위한 삼성의 거래가 지속될 것"이라며 "호텔신라와 연관된 거래가 있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왔다.
삼성에버랜드는 '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연결 고리의 최상단에 위치한다. 그룹 지주회사 역할을 한다. 일련의 거래는 '이재용·부진·서현' 삼남매가 에버랜드에서 '지주사(이재용), 건설 및 레저업(이부진), 패션업(이서현)' 등을 직접 지휘하도록 토대를 만들어 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모든 일정이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특이사항이다. 내달 1일 패션사업부 인수와 삼성웰스토리 설립을 위한 분할이 마무리된다. 건물관리사업 양도는 내년 1월10일 완료된다. 기업 체질을 바꾸는 중요 거래가 약 6개월도 안돼 '전광석화'처럼 진행 중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에스원에 건물관리 사업을 넘기는 거래나 삼성웰스토리를 설립하는 일은 모두 관련 사업을 더 키우기 위한 사업적 결정"이라며 "후계승계 작업과는 연관돼 있지 않고 모든 일정을 한꺼번에 하는 게 기업에 더 나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웰스토리 설립 건이 마지막 거래로 알고 있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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