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12월 05일 07: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 벽산건설의 상한가 행진이 드디어 멈췄다. 한때 2만 원을 돌파한 벽산건설 주가는 점상한가 뒤에는 폭락이 온다는 증권가 속설을 입증하듯 순식간에 1만 3000원 대까지 떨어졌다. 주가를 움직인 재료는 카타르 알피다그룹에 인수될 것이란 기대감이었다. 하지만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아키드 컨소시엄에 알피다그룹의 참여 비율이 예상외로 높지 않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투자자들의 심리는 냉담해졌다. 주가에 더 큰 악재로 작용한 것은 작전 세력이 개입했을 수 있다는 의혹이었다.# 노웨이트 컨소시엄은 492억 원에 동양건설산업을 낙찰받았다. 인수 구조는 신주 발행을 통한 자본 확충과 회사채 인수를 병행하는 형태로 짰다. 컨소시엄 지분 70%를 출자한 노웨이트는 스웨덴 도시철도 기업과 지분 관계가 있는 외국인 투자법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간접적으로나마 외국계 기업이 될 것이란 기대감은 곧장 주가에 반영됐다. 하지만 노웨이트 컨소시엄은 잔금을 치르지 못했고, 거래는 무산됐다. 본계약 유효기간 동안 3배 가까이 오른 동양건설산업 주가는 '원위치'했다.
# 6개월 사이에 법정관리 상태의 중견 건설사 두 곳이 비슷한 일을 겪고 있다. 법원 주도로 경영권 매각에 착수한 두 회사는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컨소시엄과 양해각서(MOU) 내지는 본계약을 체결했다는 점이 닮았다. 컨소시엄에 해외 자본이 참여한다는 점도 유사하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나 본계약 체결 시점에 두 컨소시엄이 내놓은 코멘트도 비슷하다. 요컨대 "인수자금 조달에는 문제가 없다"는 자신감에 "컨소시엄에 참여한 해외 투자자들과 연계해 사업적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내용이 곁들여졌다.
본계약 체결까지 완료한 동양건설산업과는 달리 벽산건설 매각은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일단 본계약은 큰 무리 없이 체결될 전망이다. 하지만 아키드 컨소시엄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소식에 우려를 표하는 곳이 많다. 게다가 컨소시엄 측과 주가조작 세력의 결탁 의혹이 사실이라면 '먹튀'가 일어나지 말란 법도 없다.
벽산건설 매각 성사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들은 직원과 채권자, 협력사가 전부가 아니다. '오일머니'의 신기루를 좇아 벽산건설 상한가 행진에 합류한 주식 투자자들의 열정도 이들 못지않다. 문제는 벽산건설 매각이 성사되든 그렇지 않든, 유탄을 맞는 것은 '불나방' 투자자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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