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우리·한국證, 일반회사채 新 3강 [thebell League Table/DCM]미매각·미청약 물량 상위사 집중…산업銀 대표주관 10위 진입
이승연 기자공개 2014-01-02 14:21:33
이 기사는 2013년 12월 31일 16: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일반기업 회사채(SB) 시장에서 상위권 대표주관사들의 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사모채와 기업어음의 발행 열풍과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금리변동성 확대로 전체적인 발행 물량이 줄어든데다 A급 회사채 발행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AA급 이상의 우량기업 유치 경쟁은 피 튀길 수 밖에 없었다.KB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상위 증권사들은 AA급 이상의 우량 회사채 위주로 대표주관과 인수 실적을 쌓아 나갔다. 투자자 기반이 무너진 A급 회사채는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에 의존하게 됐다. 회사채 시장의 양극화가 주선 시장을 둘로 나눠 버린 셈이다.
◇KB투자증권, 2년 만에 SB부문 1위 탈환…우투·한투證, 2·3위 나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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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벨 집계에 따르면 2013년 일반 기업 채권(SB)발행 규모는 42조 7481억 원에 이른다. KB투자증권은 이 가운데 17%가 넘는 7조 1683억 원(17.71%)어치의 회사채를 대표주관했다. 한때 우리투자증권에 선두를 내주기도 했지만 하반기 이후 분전으로 결국 2년 만에 선두 자리에 다시 올랐다.
KB투자증권은 수요예측 없이 발행하는 한국전력공사 발전 자회사의 채권을 독식하다시피 했다. 한해 동안 대표주관한 발전 자회사 물량이 1조 8000억 원에 이른다. 일반 기업 중에서는 롯데물산(500억 원), 롯데칠성(1000억 원), 롯데건설(1725억 원), 롯데케미칼(2000억 원), 롯데하이마트(1500억 원) 등 롯데 계열사 물량을 대부분 주관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사실상 SB에만 올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해 전체 채권(SB,FB,ABS) 주관액 7조 4424억 원 가운데 SB로만 6조 원 이상을 채울 정도로 집중력을 보였다. 특히 증권사 간 물량 주고 받기(barter)가 어려워진 후 소위 'free agent'로 통하는 SK그룹(1조 600억 원)과 삼성그룹(9500억 원)의 물량을 대거 주관했다. LG그룹(6000억 원)과도 끈끈한 관계를 지속했다.
한국투자증권도 비교적 다양한 딜을 주관하며 3위에 올랐다. 특히 삼성토탈, 삼성물산, 삼성에버랜드의 물량이 1조 3000억 원 어치에 달할 정도로 삼성 계열의 물량을 적극적으로 주관했다. 인수 물량 5040억 원으로 타 증권사를 압도한다. 삼성증권은 2300억 원에 그쳤고 KB투자증권과 우리투자증권도 1000억 원대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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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우리·한국證, 미청약 물량도 최대…건설사, 그룹 리스크, 계열사 물량에 울었다
전체적인 SB 발행 규모가 줄면서 미청약 물량 역시 지난해(13조 7149억 원) 절반 수준(4조 8916억 원)으로 줄었다. 이 가운데 대표주관·인수실적에서 상위권을 차지한 KB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이 가장 많은 미청약 물량을 발생시켰다.
KB투자증권은 수요예측 실시 후 청약까지 투자자를 찾지 못한 6974억 원의 물량을 떠안으며 산업은행을 제외한 '미청약 물량 최대 인수사'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취약 업종인 건설사 회사채 인수 물량에서 미청약이 대거 발생했다. KB투자증권은 GS건설, 한화건설, 롯데건설, 롯데물산을 대표주관하며 2102억 원의 미청약 물량이 발생했는데 이 가운데 절반이 롯데건설과 롯데물산의 회사채다.
한국투자증권은 5577억 원의 물량을 떠안았다. 주로 그룹 리스크가 불거진 기업들의 물량을 대거 인수한 게 탈이 났다. CJ(180억 원)·CJ헬로비전(1300억 원), 한화(199억 원)·한화케미칼(100억 원), 두산건설(300억 원), 현대로지스틱스(150억 원), 아시아나항공(300억 원)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투자증권은 4624억 원에 달하는 미청약 물량 가운데 2500억 원 어치가 계열 물량이다. 우리에프앤아이(520억 원), 우리에프아이에스(200억 원), 우리금융지주(939억 원), 우리카드(980억 원) 등으로 이뤄졌다.
통상적으로 미청약은 낮은 금리에 회사채를 발행하려는 발행사와 이를 통해 인수실적을 쌓으려는 증권사의 욕심이 만나 발생하는데 우리투자증권은 올해 유독 이런 부분에서 도마 위에 자주 올랐다. 삼성에버랜드가 대표적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4월 9년 만에 회사채 시장을 찾은 삼성에버랜드의 딜을 주관했지만 공격적인 금리 제시 탓에 수요예측에는 공모액(3000억 원)의 절반에 달하는 물량이 미배정됐다. 다행히 청약을 통해 모든 물량을 소진했지만, 증권사와 발행사가 과욕을 부렸다는 뒷담화의 소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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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銀, 대표주관 순위 10위 도약…비우량 회사채 인수 대부분
회사채 양극화는 산업은행의 입지 확장으로 이어졌다. 주요 증권사들이 AA급의 우량 회사채에 집중하는 동안 산업은행은 A급 이하의 회사채를 집중적으로 인수하며 자금 사정이 어려운 기업들의 도우미로 떠올랐다.
산업은행은 올해 A급 이하의 기업들이 발행한 회사채 9조 2676억 원 가운데 1조 4376억 원을 인수했다. 등급별로 살펴보면 A등급은 4900억 원, A-등급은 2276억 원, BBB+급은 2400억 원 어치를 인수했다. BBB급과 BBB-급은 전체 발행 규모의 절반 수준인 2000억 원, 400억 원을 각각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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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의 이 같은 행보는 정부가 회사채 시장 안정을 위해 내놓은 정책들과 관련이 깊다. 정부는 지난 7월 '회사채 시장 정상화 방안'을 통해 취약 업종 기업들의 만기 회사채 가운데 4조 원을 차환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비우량 회사채를 집중적으로 인수하는 것은 정책적 지원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의 적극적인 회사채 인수는 내년에 고비를 맞게 될 전망이다. 12월 1일부터 시행된 바젤Ⅲ 영향으로 BIS비율의 눈치를 봐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9월 기준 산업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13.87%로 작년 같은 기간(14.95%)보다 약 1%포인트 하락한 상태다. 비우량 기업에 대한 지원이 잦아지면서 위험가중자산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이 적정 수준의 BIS비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계기업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원에서 선별적 지원으로 선회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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