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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硏 "RBC제도 개편, 싱가포르처럼 의견 수렴해야" 싱가포르 RBC2 시행계획 전면공개…"국내는 시행직전에야 계획 공개"

장규진 기자공개 2014-01-08 09:40:53

이 기사는 2014년 01월 07일 12: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험연구원이 국내 위험기준 자기자본(RBC) 제도 개편에 대해 싱가포르의 사례를 들어 금융당국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비판의 핵심은 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보험연구원은 지난 6일 발표한 '싱가포르의 보험회사 지급여력제도 개편 논의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싱가포르는 RBC 제도 개편 정책 시행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RBC2'의 정책 방향과 논리적 근거를 담은 보고서를 시장에 공개하고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고 소개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석영·김해식·조재린 연구위원은 "싱가포르 금융감독당국(MAS)은 RBC 산출 관련 신뢰 수준과 리스크 상관관계는 물론 내부모형, 리스크 마진 등 RBC 전반에 관한 다양한 쟁점사항을 보험산업 이해관계자들에게 모두 공개하고 의견을 듣는 방식으로 제도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는 지난 2004년부터 RBC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싱가포르의 RBC 제도는 지난 2011년 국내 보험회사들이 도입한 RBC 체제와 유사하다. 개편 작업(RBC2)도 비슷한 모습을 띠고 있다. RBC2는 감독조치수준(RBC비율 100%) 이외에 최소요구자본(MCR·Minimum Capital Requirement)을 신설하도록 했다. 요구자본 산출 시 상향된 신뢰수준(99.5%)과 평가기간 1년 기준의 위험계수를 적용하고, 리스크 상관관계는 반영하지 않는 방안을 담고 있다. MAS는 이런 내용을 담은 'RBC2 Review'를 시장에 공표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업계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의견을 청취하는 경우가 많아 폭넓게 의견을 수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김석영 연구위원은 "싱가포르는 MAS가 내부적으로 스터디를 한 뒤 인터넷에 공개적으로 보고서를 공개해 업계로부터 의견을 받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있지만, 보통 업계의 일부 회사와 TF를 구성해 공표하는 방식이라 모든 사람에게 공유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보험연구원은 싱가포르 RBC제도가 자국 보험시장에 맞게 수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사안을 이해하고 의견을 개진하게 함으로써 정책 시행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싱가포르 보험계리사회는 회원들의 제안을 수렴해 적극적으로 RBC2 수정의견을 내놓았다. 이들은 현행 RBC체계가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싱가포르 보험시장에 적합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계리사회 회원들은 리스크 상관관계 불허에 따른 부작용을 언급하는가 하면, 내부모형의 인가 절차가 불분명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특정 방식을 일방적으로 도입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함으로써 싱가포르 보험 시장 적용에 대한 타당성을 진단하도록 했다.

보험연구원은 싱가포르가 국제 금융허브로서의 위상 유지라는 목표를 가지고 선진국의 사례를 도입해 이런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분명한 목표를 설정하고 공개적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은 비슷한 제도 개편 과정을 밟고 있는 우리나라가 참고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김해식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비공개적, 내부적으로 영향평가를 하고 시행 직전에 계획을 내놓는 방식을 취해왔다"며 "충분하게 검토할 시간이 모자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RBC제도 개편처럼 업계에 영향이 큰 정책이라면 싱가포르처럼 시간을 가지고 보는 것이 좋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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