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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세 전환' 일동제약, 반격 나서나 주총 예정대로 강행..기업분할 부결돼도 '경영권 사수' 총력

장소희 기자/ 문병선 기자공개 2014-01-21 18:35:16

이 기사는 2014년 01월 21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녹십자의 공격적인 지분 늘리기를 '명분 없는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 규정한 일동제약그룹이 어떤 대응책을 내세울지 주목된다.

일단 사흘 앞으로 다가온 임시주주총회에서 지주사 전환을 위한 표 대결을 거치고 안건이 부결되더라도 지주사 전환만 포기할 뿐 경영권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21일 제약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주사 전환을 위한 기업분할을 안건으로 한 일동제약의 임시주총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주총에서 기업분할 안건이 가결되기 위해서는 전체 주주의 과반이 참석하고 참석한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특별결의 요건이다. 가결 여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부결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관측이다. 전체 주주가 주총에 모두 참석하더라도 녹십자 측은 추가로 4%가량의 우호지분만 더 확보하면 안건을 부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지주사 전환을 위한 기업분할 주주총회에 앞서 일동제약은 그동안 '정중동' 자세를 보인데서 벗어나 공세적 입장으로 선회했다. 일동제약은 이날 자료를 내고 녹십자가 지분 확대의 명분으로 강조하는 '시너지와 우호적 협력'이라는 주장에 근거가 없다며 녹십자의 행보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일동제약의 비판 근거는 녹십자가 지난해 3월부터 조금씩 일동제약 지분을 늘린데 이어 주총을 앞둔 이달 초 개인 주주인 이호찬 씨 측 지분(12.47%)을 대거 사들이는 등 적대적 M&A를 위한 포석을 마련했다는 데 있다.

하지만 주총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지금으로선 일동제약은 표결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현재 일동제약이 내세울 수 있는 논리는 "녹십자 자신은 지난 2001년 일동제약과 비슷한 방식으로 지주사 전환에 성공했지만 타사에서 이를 시도하는 것을 막고 있다"는 도덕적 비난 정도다.

다만 일동제약은 부결 가능성이 높음에도 주총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펀드 투자자인 피델리티자산운용이 어떤 선택을 할지, 개인주주들은 어떤 선택을 할지는 봐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일동제약은 이번 주총에 모든 것을 걸고 맞서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만약 주총 안건이 부결되더라도 예정대로 지주사 전환을 하지 못할 뿐이지 보유한 지분이나 경영권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기 때문이다. 일동제약 외에도 주총 표결을 통과하지 못해 지주사 전환이 지연된 사례는 많이 있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동제약이 당장 주총을 앞두고 있지만 주총 표결 결과가 모든 것을 판가름 짓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오히려 주총이 일동제약과 녹십자의 경영권 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서막"이라고 평했다.

이어 "지주사 전환을 위한 사전 작업은 모두 마쳐 놓은 상태기 때문에 추후 언제라도 지주사 전환은 다시 추진하면 되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일동제약 측은 주총 안건 통과 여부와는 상관없이 녹십자에 대응해 경영권을 사수하는데 총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주 녹십자와 회동을 갖고 협상도 시도했지만 경영권 분쟁은 장기전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현재는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구체적인 대응책을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선대 회장 때부터 굳건히 지켜온 제약사업에 대한 의지를 지켜나간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며 "사전 통보 없이 경영 참여를 기습적으로 발표하는 등 적대적 M&A를 시도하는 녹십자로부터 경영권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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