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재무약정 못 피해간 이유는 [Company Watch]5년간 재무·실적 악화..'유증' 결정 불구, 불신 못 벗어나
김장환 기자공개 2014-05-16 09:25:00
이 기사는 2014년 05월 14일 11시3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국제강이 최근 금융당국에서 선정한 신규 재무약정 체결 대상 기업에 포함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하며 2000억 원대 자금 조달 계획까지 밝혔지만 금융당국의 불신의 벽은 넘지 못했다.동국제강은 지난13일 증권신고서 정정신고서를 통해 재무구조개선 약정 대상기업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의 주채무계열로서 지난 4월 말까지 재무구조평가를 거쳐 신규 재무구조개선 약정 기업으로 선정됐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오는 5월 말경 채권단과 약정을 체결하고 고강도 자구계획안 등을 내놓게 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동국제강이 재무개선 약정 체결 대상 기업에 신규로 포함된 것은 지난해 동양그룹 사태를 계기로 금융권의 감시기능 강화 움직임이 큰 몫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동양사태 이후 은행들은 대기업 관리 강도를 높이기 위해 주채무계열 선정 기준을 크게 강화했다. 신용공여액 비중을 기존 0.1% 이상에서 0.075%로 낮췄다.
이에 따라 금융권은 올해 42개 기업을 주채무계열로 선정했다. 전년 30개사와 비교해 급격히 늘어난 수준이다. 동국제강 역시 주채무계열로 선정돼 산업은행으로부터 지난 4월 말까지 재무구조평가를 받았다.
동국제강은 그 과정에서 이미 재무약정 대상 기업으로 선정될 수 있다는 판단을 어느 정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평가가 진행 중이던 지난달 23일 2165억 원에 달하는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당시 동국제강이 급박한 자금 수요가 없음에도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한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9월 만기가 도래하는 2500억 원대 회사채를 쥐고 있었지만 상환을 하더라도 유보자금으로 충분히 해소가 가능한 수준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 동국제강이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9830억 원에 달한다. 때문에 당시 유상증자는 주가 하락 악재만 불러일으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동국제강의 유상증자가 오히려 긍정적 작용을 할 수도 있다는 상반된 해석도 있었다. 특히 동국제강은 지난해부터 올해 들어 금융권의 '관리대상기업'에 포함될 수도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금융당국은 재무구조평가 기준점을 간신히 통과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관리대상기업을 선정해 집중 점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만약 관리대상기업에 선정될 경우 금융권이나 자본시장에서 자금 조달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었다. 때문에 이를 벗어날 수만 있다면 주가 하락 악재를 불러일으키는 유상증자라고 할지라도 시도해 볼만한 가치가 충분하다는 평가였다. 장기적으로 보면 당시 유상증자 결정이 투자자들에게도 '독'이 아니라 '약'이 될 수 있을 것이란 해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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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동국제강은 관리대상기업 수준 정도가 아닌 재무개선약정 대상 기업으로 선정됐다. 이는 대규모 유동성 확보 계획안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권의 불신을 완전히 씻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란 평가로 이어지고 있다. 동양그룹 사태로 인한 은행권의 감시기능 강화도 있었지만 지난 몇 년간의 재무구조 악화가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적된다. 아울러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낸 것도 발목을 잡은 요인으로 거론된다.
동국제강은 2009년 이후 지난해까지 5년 동안 꾸준히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별도재무기준 지난 2009년 129.4%대였던 부채비율이 지난해 말 기준 189.3%까지 올랐다. 2조 1282억 원대였던 총차입금이 지난해 3조 2906억 원으로 1조 1624억 원까지 급증한 것이 부채비율 상승에 직격탄이 됐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은 1조 1801억 원에서 2조 8967억 원으로 1조 7166억 원이나 늘었다.
특히 이번 재무개선약정 대상 기업 선정 배경에는 최근 몇년간 이어진 수익성 악화 기조도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2011년 5조 9094억 원대 달했던 매출은 이듬해 4조 9694억 원으로 1조 원 가까이 하락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819억 원에서 마이너스 1150억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2012년 당기순이익은 마이너스 2252억 원이다.
이 같은 실적 악화 기조는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2013년 총 매출은 4조 116억 원, 영업이익은 153억 원에 그쳤다. 영업이익률은 0.38%에 불과하다. 당기순손실은 마이너스 994억 원이다. 전방산업 악화 속에서 2년 연속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점은 금융당국에서 동국제강의 자발적인 재무개선 가능성에 불신을 심어준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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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이유로 재무개선약정 체결 대상 기업으로 선정되면서 동국제강은 고강도 구조조정 등을 통한 유동성 확보 작업이 불가피하게 됐다. 철강업황이 본격적으로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는 못하고 있는만큼 운휴자산 매각 등 방식의 개편안을 내놓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 관계자는 "동국제강이 재작년 수준으로 재무구조를 회복시키려면 적어도 4000억~5000억 원대 차입금 줄이기가 필요하다"며 "오는 6월 2000억 원 가량의 유상증자가 안정적으로 이뤄지더라도 1년 내에 재무구조개선 약정 대상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산 매각 등을 통한 고강도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태"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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