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 재무구조개선 ‘SOC'에 달렸다 SPC 채무 증가로 부채비율 10% 상승...미분양 할인 판매 주력
길진홍 기자공개 2014-06-12 09:23:00
이 기사는 2014년 06월 09일 16: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산업개발이 잇따른 사회간접자본시설(SOC) 사업 진출로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 대상에 편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지침에 걸려 단순 투자 목적으로 출자한 특수목적법인(SPC) 채무를 인식, 부채비율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장기간 지속되는 SOC 사업 특수성을 생각할 때 재무 건전성 회복에 적잖은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작년 말 부채비율이 연결기준과 개별기준 각각 191%와 135%에 달했다. 부채비율이 200%를 넘지 않았다. 이를 토대로 재무항목 평가 결과가 기준 점수를 넘어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감독당국의 평가에서 투자 지분 형태로 보유 중인 SOC 사업의 SPC 채무가 계상되면서 부채비율이 200%를 초과했다. 부채비율 구간별 점수가 해당 요건(50점 이상)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금감원은 건설사들이 SOC 등 대규모 사업을 위해 출자한 SPC에 대해 의결권이 있거나, 실질적으로 지배권을 갖고 있는 경우 계열사로 보고, SPC의 채무를 부채에 인식하도록 하고 있다. 지분율이 50% 미만인 경우라도 최대주주로서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면 부채로 인식해야 한다.
현대산업개발은 민간투자사업 등으로 진행 중인 SPC 12곳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 가운데 북항아이브리지(66%), 부산컨테이너터미널(99%), 통영에코파워(100%), 평택동방아이포트(23%) 등은 계열사로 편입됐다. 계열사를 제외하면 서울~춘천고속도로(25%), 부삼김해경전철(25%), 마산아이포트(25%) 등의 지분율이 20%를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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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를 제외한 다수의 SPC가 시공 등 단순 사업 참여 목적으로 지분을 출자한 곳이지만 일부 채무를 인식하면서 부채비율이 10% 포인트 가량 치솟았다. 이들 SPC는 향후 사업 추진과 맞물려 외부차입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현대산업개발의 부채비율도 그만큼 오른다고 봐야 한다.
마산가포신항 개발을 위해 설립된 마산아이포트의 경우 2013년 말 기준 부채가 1470억 원에 달한다. 현대산업개발이 최대주주로 있는 평택동방아이포트도 해마다 손실이 불거지면서 1192억 원의 채무를 지고 있다. 이들 SPC 투자 지분을 모두 털기 전까지 부채비율 상승 부담을 안고 가야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수익성이 뛰어난 SOC 사업을 무작정 접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이에 따라 미분양 아파트 해소 등 우회적인 방법으로 부채비율 축소에 주력하고 있다. 우량 주택사업 발굴 등을 병행해 SOC 부채 부담을 덜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미분양 아파트 할인 판매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실적 부진에도 불구 미분양 적체 규모가 2300가구에 달했으나 올 들어 규모가 750가구로 급감했다. PF 대위변제 사업장을 중심으로 할인율을 높이면서 미분양 물량이 급속히 소진되고 있다. 1분기 실적도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부채비율도 소폭 개선됐다. 이런 추세라면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본 확충을 거치지 않아도 단기간 내 재무구조개선 약정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단기간 내 미분양 해소 전략이 중장기간 부채비율 감소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대규모 SOC 사업의 부실은 언제든 부채비율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올 들어 재무지표가 이전 모습을 되찾으면서 당분간 지금 추세를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며 "SOC 사업의 경우 수익 실현으로 실적 개선에 순기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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