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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원 광동제약 사장, 지주사 전환 딜레마 지배지분율 확대 조언 이어지지만 결정 미뤄..24% 육박 자사주도 '걸림돌'

문병선 기자공개 2014-08-29 08:07:17

이 기사는 2014년 08월 27일 1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요즘 제약업계에서는 광동제약의 지주회사 전환 결정 여부가 화제 중 하나다. 광동제약의 지주회사 전환은 작년 7월 타계한 창업주인 고 최수부 회장의 생전 프로젝트 중 하나였고 이제 타계 1주기가 지난만큼 이 프로젝트가 재가동되야 한다는 조언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고경영자(CEO)인 최성원 사장은 결정을 미루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광동제약의 지주회사 전환 관측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으나 광동제약은 현재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쉽지 않은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 때문에 최 사장의 고민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광동제약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지배지분율을 높이기 위해서 지주회사 전환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과거 최수부 회장 뿐 아니라 최성원 사장도 갖고 있으나 지주회사 전환이 지배력을 높이는 바람직한 대안인지, 또 현 지배구조에서 지주회사 전환이 가능할 지 등에 대해 고민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 회장 생전만해도 광동제약의 지주회사 전환 프로젝트는 무리없이 가동됐다. 장남인 최 사장이 확실한 지배지분율을 갖도록 하고 안정적으로 경영에 매진할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서였다. 지주회사 전환을 하게 되면 6.59%인 최 사장의 현 광동제약 지배지분율을 대략 2~3배로 늘릴 수 있다. 하지만 최 회장이 갑작스럽게 타계하자 이 프로젝트는 흐지부지 됐다. 지분 상속 등의 절차를 마쳐야 했고 최 사장이 부친의 경영 공백을 메울 시간도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광동제약의 지주회사 전환 프로젝트 재가동 관측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 광동제약 실무진이 여러 자문사와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 타계 1주기가 지난데다가 지배지분율 확대 필요성에 대한 조언이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 움직임은 드러나지 않고 있으나 내부적으로는 늘 고민을 해 왔던 부분"이라며 "최 사장에게로 관련 보고가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 따르면 최 사장은 지주회사 전환 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고민도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큰 이유는 어느덧 24%에 육박하는 자사주 때문이다. 보통 자사주가 많으면 지주회사 전환이 용이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자사주가 너무 많아 20%를 넘게 되면 오히려 지주회사 전환에 걸림돌이 된다.

지배구조 한 전문가는 "자사주 비율이 20%가 넘게 되면 기업분할 후 현물출자 및 주식 스와프(Swap)를 통해 지주회사로 전환하더라도 대주주가 현물출자 과세이연 헤택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광동제약의 경우 혜택을 받지 못하는 케이스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세특례제한법 제38조의 2에 따르면 내국법인의 내국인주주가 기업분할 방식을 통한 지주회사 전환 시 현물출자 과세이연 특례를 받으려면 분할신설법인은 '지분비율미달자회사'여야 한다. 예컨대 A기업을 B(분할존속법인)와 C(분할신설법인) 두 개 기업으로 인적분할했을 경우 B기업의 C기업 지분율은 분할 이후 20%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다. 보통 A기업의 자사주가 B기업의 C기업 투자지분이 되므로 광동제약은 이 지분율이 24%가 된다. 이럴 경우 C기업은 '지분비율미달자회사'가 아닌 '지분비율충족회사'가 되므로 C기업의 주주들은 현물출자를 하더라도 과세이연 특례를 받을 수 없다.

다른 지배구조 전문가는 "아세아시멘트가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이 규정 때문에 고생한 사례가 있다"며 "분할 전 자사주를 매각하는 방식을 썼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광동제약도 24%에 육박하는 자사주 중 일부를 매각하면 되지만 상법상 자사주 취득의 취지와 배치돼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 광동제약은 올해들어 잇따라 자사주를 매입한 바 있다. 자사주를 매입한 지 얼마되지 않아 대주주의 지배지분율 확대를 위해 자사주를 다시 매각한다면 최초 자사주 취득 이유와 배치된다. 국내 상법에서는 자사주 취득을 몇가지 특정한 경우로 한정해 허용하고 있다.

아울러 최 사장은 지주회사 전환만이 바람직한 지배구조 대안인지 여부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광동제약의 경우 지주회사 전환 동인이 오직 오너의 지배지분율 확대 말고는 다른 이유가 없다"며 "특정 목적을 위해 기업을 쪼개는 일에 대해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광동제약 이 외의 다른 자회사의 성적이 신통치 않은 점 등이 지주회사 체제 전환의 걸림돌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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