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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수 OB맥주 사장 "비온 뒤 땅이 굳어진다" 산화취 관련 기자간담회 개최 " 품질 혁신에 역량 집중"

문병선 기자공개 2014-09-17 08:31:28

이 기사는 2014년 09월 16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매출에 지장이 있었다. 몸무게가 빠진 만큼 점유율도 빠진 것 같다. 몸무게는 한 2kg 정도 빠졌다."

밝지만 다소 핼쑥한 얼굴로 5개월여만에 공식석상에 등장한 장인수 OB맥주 사장(사진)의 말이다. 산화취 사건이 매출과 점유율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다.

오비맥주 장인수 사장03
올 여름 산화취 사건은 승승장구하던 OB맥주에게 적지 않은 타격을 줬다. 일부 조사에 따르면 한때 70%에 육박하던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은 최근 50% 중반대까지 떨어졌다. 무엇보다 품질 관리에 허점을 보여줬다는 점이 뼈아팠다. 산화취는 모든 음식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건이지만 유통단계를 철저히 관리하면 나타나지 않는 냄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장 사장이 직접 나섰다. 지난 4월 AB인베브와의 재통합 기자회견 이후 5개월만이다. 그는 16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품질관리 부문에만 3년간 총 1200억 원을 투입해 경기 이천, 충북 청원, 광주광역시 등 3개 지역 공장의 관련 설비 및 운영 시스템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새롭게 확충하고 업그레이드하겠다"고 밝혔다.

장 사장은 산화취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카스 제품의 클레임건으로 소비자들께 불편과 심려를 드렸다"며 "이 자리를 빌려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그는 "비온 뒤 땅이 굳어진다"며 "품질관리 혁신 프로세스를 도입하고 품질 역량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OB맥주는 이날 여러 품질 강화 방안도 함께 내놓았다. △각 맥주 브랜드 홈페이지에 맥주 원재료를 상세 공개하고 △맥주 제품 패키지 표면에 생산 담당자의 실명을 표기하고 △제품의 신선도를 지키기 위한 '선입선출(先入先出) 물류바코드 시스템'을 도입하는 일 등이다.

그만큼 최근 산화취 사건은 OB맥주 입장에서는 소홀히 다루기 어려웠던 사안이었음을 알려준다.

이상국 OB맥주 생산총괄 전무는 "4월 AB인베브와 재통합 이후 AB인베브글로벌에서 4차에 걸쳐 브루마스터들이 공장을 방문했고 공장 품질 업그레이드 계획을 세웠다"며 "글로벌 스탠다드 공정에 맞는 걸로 업그레이드하고 물류시스템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OB맥주 다른 관계자는 "시장에 나가보면 맥주를 외부에 쌓아놓는 경우가 굉장히 많은데 이걸 줄이려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며 "유통 과정에서 품질이 변질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므로 점차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 사장은 품질혁신 뿐 아니라 600년 양조전통과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겸비한 AB인베브 소속의 세계적인 브루마스터를 국내에 초청, 소규모 맥주전문점(마이크로 브루어리)과 맥주 관련 창업 희망자, 맥주 만들기 동호회 회원, 일반 소비자 등을 대상으로 맥주 양조에 관한 노하우와 기술을 교육하고 전수하는 ‘상생 프로그램'도 올해부터 도입한다고 했다.

그는 "이런 기술을 우리만 갖고 있을게 아니라, 중소 업체들과 같이 상생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우리 맥주 기술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장 사장은 '고신영달(고졸신화 영업달인)'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정도로 맥주업계에서는 유명 인사다. 2010년 1월 영업총괄본부장으로 하이트진로에서 OB맥주로 자리를 옮긴 뒤 맥주 제품의 유통재고를 줄여 제품의 순환을 빠르게 하는 소위 '신선도 지키기' 영업전략을 내세워 맥주시장 1위를 탈환한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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