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11월 13일 15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공능력평가 43위의 울트라건설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돌입하면서 시공을 맡았던 성남시립의료원 건립공사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공사 진행 여부를 결정하는 울트라건설의 채권단이 이 공사를 포기하면 이에 따른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울트라건설이 성남시립의료원 건립공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채권단의 동의를 거쳐야 한다. 일부에서는 울트라건설이 수주한 공사 진행 여부를 결정하는 채권단이 성남시립의료원 건립공사를 포기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저가수주로 소문이 파다한 상황에서 채권단이 공사를 무리하게 진행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성남시립의료원 건립공사 입찰에는 울트라건설을 비롯해 우미건설과 태영건설이 함께 참여했다. 입찰은 가격점수(40%)와 설계점수(60%)를 합산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건설사가 낙찰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설계점수에서는 태영건설이 가장 앞섰지만 가격점수에서 울트라건설이 큰 폭의 차이를 보이면서 태영건설에 비해 우위를 점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울트라건설은 발주금액 1436억 원의 78% 수준인 1131억 원에 이 공사를 낙찰 받았다. 태영건설과 우미건설이 발주금액의 90% 수준의 입찰가격을 써낸 것과 비교하면 꽤 차이가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성남시립의료원 건립공사에 대해 손실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울트라건설이 제출한 설계도면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낙찰가격만 보고 저가수주라고 단정 지을 순 없다"며 "다만 건설사의 다른 입찰자와 시공능력에서 크게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울트라건설의 입찰가격은 상당히 낮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성남시립의료원 건립공사는 업계에서 적자공사로 소문이 나있다"며 "200억~300억 원의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많다"고 전했다.

울트라건설이 이번 공사를 포기하게 될 경우 향후 공공공사 수주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성남시로부터 부정당업체로 지정돼 공사 포기에 따른 제재를 받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일정기간 동안 공공공사 입찰 자격이 제한된다.

공동시공사인 삼환기업에게도 불똥이 튀게 생겼다. 하지만 울트라건설이 공사를 포기하면 삼환기업 등 나머지 공동시공사들이 공사를 도맡아야 한다. 저가수주로 소문이 난 이 공사를 포기하는 것도 부담이다. 공공공사 입찰 자격이 제한되는 제재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매년 수주잔고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공공공사 입찰제한은 삼환기업에게 적잖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성남시 관계자는 "공사 재개 여부는 법원의 판단이 나온 이후에야 후속 대책을 검토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다만 통상적으로 부정당업체로 지정되면 공공공사 입찰제한 등의 조치를 받게 된다"고 전했다.

성남 시립의료원 건립공사는 오는 2017년 7월 개원을 목표로 수정구 태평동 옛 시청사 부지에 총면적 8만1510㎡, 22개 진료과와 43개 진료실, 501병상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다. 터파기 공사가 완료되고 본공사 돌입 단계에서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