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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신양회, 과도한 차입금 돌파구가 없다 [시멘트업 리포트]연간 이자비용만 300억↑, 영업이익에 육박..팔만한 자산도 없어 '골머리'

김장환 기자공개 2014-12-30 09:32:00

이 기사는 2014년 12월 24일 13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성신양회가 올해 들어 수익성 반전에 성공하며 이전과 달라진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3분기 누적 연결기준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고 순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시멘트 가격 인상 요인이 반영된 것이 긍정적 영향을 미친 모양새다.

하지만 재무구조는 여전히 부진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년 말 대비 다소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의 차입금을 짊어지고 있고 이에 따라 부채비율도 과도한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성신양회는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연결기준 매출 4442억 원, 영업이익 290억 원, 당기순이익 11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4%, 21.5% 증가했고 순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수익성 증대는 올해 들어 시멘트 가격을 인상한 것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시멘트업체들은 지난 5월부터 1톤당 4000원(5.4%) 인상된 7만7600원에 제품을 출하했다. 인상폭이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최종 납품처인 건설사들의 반발 속에서도 소폭의 가격인상에 성공한 것은 '가뭄 속 단비'가 됐다.

실적 향상은 주요 원재료인 유연탄 가격 하락세도 도움을 줬다. 2012년 1월 1톤당 126달러에 달했던 유연탄 가격은 2013년 1월 100달러까지 하락했고, 올해 들어 11월까지 평균 82달러대를 기록했다. 11월 기준 가격은 72달러 수준이다. 가격인상에 성공하고 주요 원재료 값은 떨어진 것은 자연스럽게 실적 향상으로 이어졌다.

당분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성신양회는 내년에도 안정적 실적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 관계자는 "내년에는 시멘트 산업 통폐합도 예상되고 있어 과도한 경쟁 체제가 깨질 것으로 예상돼 긍정적"이라며 "시멘트 가격 인상에 성공했고 원재료 가격 하락세 역시 이어질 것으로 보여 내년에도 당분간 안정적 실적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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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를 계기로 성신양회가 급격한 재무구조 개선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내놓기는 아직까지 어려워 보인다. 기본적으로 차입금이 지나치게 많아 연간 지출되는 금융권 이자비용만 300억 원을 넘어서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기록한 영업이익에 가까운 돈을 차입금 이자로 고스란히 지출하고 있는 셈이다.

9월 말 연결기준 성신양회가 보유한 총 차입금은 5212억 원으로 전년 말 5520억 원 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과도한 수준이다. 이 기간 자산은 1조1193억 원으로 차입금의존도가 47.5%에 달한다. 이로 인해 3분기까지 지출한 이자비용만 283억 원대다. 영업이익(290억 원)에 근접한 비용을 고스란히 이자로 냈다.

과도한 차입금으로 인해 부채비율도 악화됐다. 올해 9월 말 연결기준 부채는 7694억 원, 자본 3500억 원으로 부채비율은 219.8%다. 전년 말 228.6% 보다는 다소 줄어든 수준이지만 여전히 과중한 수준이다. 자산 매각 등 구조조정이 수반되지 않는 한 단기간에 부채비율이 개선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정작 팔 만한 자산은 이미 다 매각이 이뤄진 상황이어서 이를 통한 재무개선을 기대해보기도 어렵다. 성신양회는 지난 2009~2011년 사이 보유자산 매각과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2010년 11월 부천공장을 팔아치운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급격한 재무구조 개선을 이루지는 못했고 재무 융통성만 부담을 사는 결과를 낳았다.

여기에 현재 남겨진 자산들은 상당수가 금융권 담보로 잡혀 있어 손을 댈 수도 없다. 산업은행에 해외 자회사 성신VINA 주식이 담보로 제공돼 있고 신한은행에 회사 소유 토지 및 건물이 담보로 잡혀 있다. 아울러 구리공장을 비롯한 회사 소유 대부분 유무형자산과 자기주식 등이 금융권에 담보로 제공돼 있는 상태다.

결국 성신양회의 재무개선은 자체적인 수익 창출을 통해서 밖에 이룰 수 없는 상황이다. 내년도 업황이 지속적으로 안정적 추세를 보일 것이라 기대하는 것 외에 대안이 없는 셈이다. 이를 볼 때 재무개선을 이루기까지는 상당 시일이 소요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예상이 가능하다. 물론 이마저도 2009년 같은 글로벌 경제위기가 돌아오지 않고, 건설경기도 안정적 성장세를 유지한다는 전재가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차입금 규모가 판가인상으로 인한 실적개선을 감안하더라도 과다한 수준이어서 자체 현금흐름으로 이를 극복하기에는 상당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추가적인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꺼내 들면 차입금 감축이 일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급격한 변화를 이루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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