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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보험·산재보험기금 보수율 너무 낮다” 증권사·자산운용사 불만 폭증…운용인력 확대 등 부담 가중

이상균 기자공개 2015-01-30 09:47:20

이 기사는 2015년 01월 28일 14: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용노동부가 고용보험기금과 산재보험기금 주간운용사의 연간 보수율 상한선을 4bp로 정한 가운데,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이 보수율이 지나치게 낮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보수율 논쟁은 과거 연기금 투자풀과 국민주택기금 주간운용사 선정 과정에서도 불거졌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이들 연기금의 연간보수는 5bp대인 반면, 고용보험기금과 산재보험기금은 업체 간 경쟁이 이뤄지면 3bp대까지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고용노동부가 운영인력 확대 등을 요구하면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연간 보수 지급은 최대한 줄이면서 질적 서비스 향상을 기대하는 것은 주간운용사에게 상당한 부담을 떠넘기는 셈이 된다.

◇연기금풀·주택기금보다 1bp 이상 낮아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지난 15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개최한 제안 설명회에서 "주간운용사의 연간 보수 상한선은 제안요청서에서 밝힌 추정가격 4bp를 그대로 적용한다"며 "이보다 낮은 연간 보수를 제시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업의 입찰을 담당하는 조달청은 덤핑 입찰을 막기 위해 연간 보수 상한선의 60% 이하로 제시를 해도 평가점수를 동일하게 책정한다. 즉, 4bp의 60%인 2.4bp를 제안한 A증권사와 2bp를 제안한 B증권사의 점수가 같다는 얘기다. 결국 연간 보수 수준은 2.4~4bp를 형성하게 된다.

최종 연간보수는 3bp대가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가장 유력한 가격대는 3.5bp 안팎이 거론되고 있지만 출혈 경쟁이 전개될 경우 3bp 초반 대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며 "연간 보수가 너무 낮아 사업 제안을 심각하게 고민하는 곳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다른 대형 연기금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연기금투자풀의 주간운용사인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연간 보수는 각각 5.8bp다. 국민주택기금의 주간운용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5.6bp, 한국투자증권은 5bp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는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설마 했던 연간 보수가 이렇게나 낮게 제시될 줄은 몰랐다"며 "사업 제안을 준비 중인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셈법이 더욱 복잡해졌다"고 말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연간보수가 3bp대로 떨어질 것이 확실한데 이 정도 수준으로는 손익분기점(BEP) 달성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노동부, 10년 이상 전담운용역 요구

일각에서는 그동안 고비용 수수료 체계를 수차례 지적받아온 고용노동부가 이참에 이 같은 논란을 일거에 불식시키겠다는 의도가 포함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기금운용평가단은 지난해 고용보험기금과 산재보험기금의 운용체계를 사학연금과 비교하며 수수료를 지나치게 낭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연기금투자풀과 국민주택기금보다 1bp 이상 낮은 연간보수를 제시했다는 것은 그동안 고용노동부가 고비용 논란에 상당한 부담감을 느꼈다는 방증"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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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의 불만은 제안보수는 다른 연기금에 비해 낮게 책정하면서 인력의 양과 질적 수준 향상을 요구하는 데 있다. 정량평가에서 인적자원이 차지하는 점수는 고용보험기금이 40점, 산재보험기금이 30점이다.

고용노동부는 이중에서도 고용보험기금과 산재보험기금을 전담할 인력의 숫자와 경력을 명시할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 여기서 제시한 경력을 갖춘 인력의 숫자는 사업을 수주할 경우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 이는 연기금투자풀과 국민주택기금이 제안업체의 운용인력 숫자와 경력만 파악하고 전담 운용인력에 대해서는 별도의 요구를 하지 않은 것과 차이가 크다.

고용노동부가 원하는 인력의 경력이 10년 이상이라는 점도 부담스럽다. 고용보험기금과 산재보험기금은 운용관련 업계 경력 가중인원수와 전담운용관련 업계 경력 가중인원수 항목에서 10년 이상일 경우 만점인 10점을 주고 그 이하일 경우에는 경력에 따라 점수를 차등하겠다고 밝혔다. 운용인력의 경력이 3년 6개월이면 3.5점을 주겠다는 것이다. 이는 업체들이10년 이상의 경력을 갖춘 운용인력을 최대한 많이 제시하도록 유도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10년 이상의 운용역은 퇴직급여, 관리비, 복리후생비까지 합치면 1인당 인건비가 2억 원까지 올라간다"며 "이 정도 연간 보수로는 수익이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구조라면 사업을 수주한지 1~2년 지난 뒤에는 베테랑 직원들을 빼고 인건비가 싼 인력을 투입할 수밖에 없다"며 "고용노동부가 연간 보수를 투자가 아닌 낭비되는 비용으로만 바라보는 인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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