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조 외환은행장, '고군분투' [2014년 CEO 성과평가]비용관리·연체율 양호…ROE는 외환카드 분사효과로 개선
윤동희 기자공개 2015-03-30 07:58:34
이 기사는 2015년 03월 23일 07: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한조 외환은행장은 지난해 3월 조기통합을 앞두고 김정태 회장의 복안에 따라 외환캐피탈 사장에서 행장으로 깜짝 선임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된 은행 노조와의 협상에 여념이 없었는 데다 '모뉴엘' 사건이 터지며 실적에 치명타를 입었다. 수익성은 아쉬웠지만 비용관리와 여신 연체관리에서 선방하며 등 업계 중위권을 기록, 비교적 양호한 첫 성적표를 받았다.외환은행은 2012년 하나금융으로 편입되면서부터 CEO 성과평가 지표를 하나은행과 동일하게 사용한다. 수익성과 건전성 평가를 가늠하는 이 지표는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위험조정자본수익률(RAROC), 총영업이익경비율(CIR), 고정이하여신(NPL) 비율과 연체율이다. 참고로 RAROC은 내부자본에 대한 수익률 개념이라서, 더벨은 실제 수치와 큰 차이가 없는 자기자본이익률(ROE)만 사용했다.
|
지난해 외환은행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사건은 모뉴엘이다. 1000억 원 가량의 대출잔액이 남은 상황에서 유망하다고 평가받던 회사가 법정관리를 신청, 대출금 회수가 어려워졌다. 이중 무역보험공사 보증 금액은 약 800억 원인데 무보가 지급을 거부하며 소송전에 돌입, 관련 여신에 대한 충당금을 50% 쌓았다. 해당 사건으로 외환은행의 고정이하 여신 규모가 대폭 늘어나게 됐고, 대규모 충당금을 쌓은 탓에 손익현황도 나빠졌다. 실제로 지난 4분기 860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고, 전년대비 17.8% 줄어든 3650억 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모뉴엘은 2013년에도 한 두번 관련 여신을 회수할 만한 기회가 있었는데 기업여신 강자로 불리는 외환은행에게 너무 아쉬운 사건"이라고 말했다.
모뉴엘 여파로 건전성 부문에서의 실적은 당연히 전년대비 악화됐다. NPL비율은 전년대비 0.19% 포인트 상승한 1.36%를 기록했다. 경쟁은행 모두 전년대비 부실위험이 줄어들며 NPL비율이 하락했는데 외환은행 홀로 상승곡선을 그렸다. 1년 전에는 하나은행과 함께 1.1%대의 가장 낮은 NPL비율을 기록하며 업계 선두권을 유지했던 것과 대비된다.
일회성 요인으로 NPL비율이 상승한 만큼 연체율은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외환은행의 연체율은 0.44%로 전년대비 0.03% 포인트 감소, 신한은행(0.31%) 다음으로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일반적인 여신관리는 철저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
수익성 평가지표 중 비용관리 성과를 알 수 있는 CIR은 58.8%로 전년대비 1.9% 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4.1% 포인트, 국민은행은 2.2%, 우리은행은 6.1% 오른 것에 비하면 반등폭이 크지 않다. 절대 수치로는 국민은행 다음으로 높아 업계에서 비효율적인 편에 속한다.
CIR 내막을 들여다보면 외환은행의 판매관리비용은 이례적으로 감소했다. 은행은 지난해 인건비를 전년대비 8.4%나 감소시키면서 전체 판매관리비를 5.4% 줄였다. 같은 기간 일반관리비도 3.9%, 감가상각비 및 세금도 2.4% 감소했다. 같은 그룹사 은행인 하나은행은 동 기간 전체 판매관리비가 6.2% 증가한 것과 대비되는 성적이다. 비용관리에는 성공했으나 분모가 되는 수익이 감소한 탓에 CIR이 상승했다. 외환은행의 영업이익 중 비이자이익 부문은 전년대비 31.2% 감소하며 전체 이익 규모가 8.4% 줄었다.
|
외환은행의 ROE는 4.28%로 전년대비 0.27%포인트 올랐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7.5%, 7.24%보다는 낮지만 경쟁은행 중 유일하게 ROE가 상승했다.
하지만 ROE 개선은 일종의 착시다. 은행은 지난해 말 모뉴엘 충당금으로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데다 충전영업이익 규모 자체가 줄어들어 실질적인 ROE 개선은 어렵다. 은행이 순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ROE가 올라간 데는 지난해 하반기 외환카드를 분사하며 자본금 6400억 원이 감소한 영향이 크다. 카드 분사로 은행의 자본은 3조 2245억 원에서 2조 5845억 원이 됐다. CIR의 경우처럼 실적보다는 분모가 감소해 ROE가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모뉴엘 소송은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지난달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한 것과 같이 은행 내부적으로는 영업환경이 올해에도 우호적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금리가 25bp 인하될 경우 이자이익은 250억 원씩 감소하기 때문에 수익관리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