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운용, 산재보험기금 수주 막전막후 연기금풀 15년 운용경험 인정받아…반 삼성 여론도 무용지물
이상균 기자공개 2015-04-02 08:21:22
이 기사는 2015년 04월 01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개월을 끌어오던 11조 원 규모의 산재보험기금 주간운용사 선정 경쟁이 삼성자산운용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출사표를 던진 나머지 5개 자산운용사들은 아쉬움을 뒤로 한 채 4년 뒤를 기약하게 됐다. 이번 산재보험기금 경쟁은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2파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다크호스로 지목됐다. 삼성자산운용은 경험 많은 운용인력을 가장 많이 보유해 미세한 우위가 점쳐졌지만 고용노동부 내에 "삼성은 절대 안 된다"는 분위기가 감지된 것도 사실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과에 고용노동부의 의지가 거의 개입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경쟁사, 반 삼성 분위기 점화에 열 올려
삼성자산운용은 2001년부터 연기금투자풀의 주간운용사로 활동하고 있다. 연기금투자풀 규모가 고작 1조 원 안팎에 불과하던 시절부터 사업을 시작해 10조 원 이상으로 규모를 늘렸다. 연기금투자풀 제도의 특성상 자산 규모를 증가시키는 것은 기획재정부가 아닌 전적으로 주간운용사의 몫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자산운용의 공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경험 많은 운용인력을 양성했고 운용시스템과 노하우도 축적시킬 수 있었다. 자연히 이번 산재보험기금 주간운용사 경쟁에서도 삼성자산운용은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제는 고용노동부 내에 반(anti) 삼성 분위기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고용노동부는 정부 부처 중에서도 친노조 성향이 가장 강한 곳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지난해 고용노동부가 캐디,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의 산재보험 가입을 추진하다가 실패했는데 삼성의 로비로 법안 상정이 무산됐다는 주장이 나왔다"며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다가 백혈병에 걸린 근로자들이 삼성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것도 고용노동부의 반 삼성 분위기를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경쟁사들은 노골적으로 이 점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다. 실력으로는 삼성자산운용을 꺾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고육지책을 쓴 것도 사실이다.
◇점수 차, 예상보다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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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이 같은 여론전은 주간운용사 선정 과정에서 전혀 힘을 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정성평가 결과, 삼성자산운용이 획득한 점수는 87.1763점으로 여타 경쟁사들을 8점 이상 앞섰다. 예상보다 점수 차이가 컸다.
업계에서는 주간운용사를 선정하는 구조상 고용노동부가 평가에 개입할 여지가 거의 없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정량평가를 통해 1차 심사를 실시한 뒤, 통과업체를 대상으로 2차 정성평가(PT)를 실시했다. 최종 선정은 정성평가 점수만 반영했다.
정성평가를 실시하는 심사위원은 철저한 내부 보안과 복잡한 과정을 통해 선발했다. 고용노동부 자산운용위원 8명이 각각 15명을 추천한 뒤, 이들에게 무작위로 전화를 해 PT 당일 참석이 가능하지 여부를 물어 선발했다. 이렇게 선발한 심사위원은 총 8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중복 인원을 감안하면 70~80명가량이 추천된 것으로 보인다"며 "워낙 심사위원 풀이 많아 업체들조차 심사위원 예상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구조에서는 고용노동부의 입김이 심사위원들에게 전달될 여지가 거의 없다"며 "몇 해 전 연기금투자풀의 심사위원은 자신이 특정 업체와 이해상충 소지가 있다며 심사과정에서 스스로 심사를 포기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다음 사업은 연기금풀 제2 주간운용사
삼성자산운용의 수주로 고배를 마신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아쉬움을 곱씹어야 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우 1차 정량평가에서 압도적인 점수 차로 1위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모 채권형펀드 규모가 가장 크고 수익률도 가장 높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혔다. 지난해 국민주택기금을 수주해 내부 직원들의 사기도 높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가장 타격을 입었다. 연기금투자풀, 국민주택기금에 이어 산재보험기금까지 연이어 실패를 맛보고 있다. 연기금투자풀과 국민주택기금의 주간운용사인 삼성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벽을 좀처럼 넘지 못하고 있다. 수년간 이어진 실패로 사업 추진의 동력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산재보험기금 주간운용사 선정이 완료되면서 이제 대형 사업은 당분간 자취를 감추게 됐다. 다음 사업은 2년 뒤인 2017년 4월말 계약이 만료되는 연기금투자풀 제2 주간운용사다. 현재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주간운용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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