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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한 삼성물산 지배력, 합병 최대변수로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삼성그룹 의결권 행사 지분율 14% 남짓... 반대세력과 5%P 차이

장소희 기자공개 2015-06-05 08:19:00

이 기사는 2015년 06월 04일 17: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에 반대하는 외국인 투자자가 등장하며 삼성물산에 대한 삼성그룹의 취약한 지배력이 합병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삼성물산에 대한 삼성그룹의 의결권 지분율이 14%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주주총회에서 합병안 가결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겉으로 태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우호주주 확보와 이탈 방지 노력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라 삼성그룹의 대응이 주목된다.

4일 증권시장의 이목은 삼성물산에 집중됐다. 이날 삼성물산의 외국인 주주인 미국 자산운용사 엘리엇 어쏘시어츠(Elliott Associates, L.P)가 삼성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안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삼성그룹이 확보하고 있는 삼성물산 지분율은 보통주 기준 14.06%이다. 삼성SDI가 7.39%로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총수 일가 중에는 이건희 회장만이 1.41% 지분을 갖고 있다. 삼성SDI 등 특수관계인 지분에 삼성물산이 보유한 자사주(6.04%)를 더해도 삼성그룹이 확보한 총 지분율은 20.1%에 불과하다. 합병안이 주총에서 통과되려면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생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에 비춰보면 삼성그룹의 삼성물산 지배력이 턱없이 낮은 셈이다.

삼성물산 주주현황

반면 합병 반대 의사를 나타낸 엘리엇 어쏘시어츠는 삼성물산 지분 7.12%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그룹이 보유한 의결권의 절반 가량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엘리엇과 비슷한 입장을 가진 외국인 주주가 추가 등장하면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실제로 삼성물산 지분 2% 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일성신약 등 일부주주 역시 합병안에 반대 입장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과 엘리엇이 연대할 경우 삼성그룹과의 의결권 지분 차이는 5%포인트 수준까지 좁혀지며, 소수 지분을 보유한 주주들이 반대 진영에 결집할 경우 합병안 통과가 무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삼성그룹 입장에선 지분 9.98%(5월 14일 기준)를 보유한 국민연금공단을 우군으로 만드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 동시에 반대 의사를 가진 주주들이 추가적으로 발생하지 않게 합병의 당위성 등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설득하는 조치에 나서며 우호지분 추가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비율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합리적 기준으로 결정된 것"이라며 "향후 유관부서 등을 통해 주주들과의 소통을 확대하면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혀 시장 예상과 비슷한 대응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다면 국민연금이 합병안에 반대할 가능성은 낮지만 외국인 지분율이 30%가 넘어 삼성그룹이 합병안 통과를 자신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주총 전까진 그룹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우호주주 관리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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