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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현대家 뭉친 HDC신라, '경영능력+입지' 승부수 [면세점 대전-후보 분석]이부진 사장·정몽규 회장 직접 나서…용산역 활용 '지방 관광 활성화' 꾀해

장지현 기자공개 2015-06-12 09:16:00

이 기사는 2015년 06월 09일 10: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과 현대. 대한민국 양대 재벌가문이지만 두 그룹 사이에는 공식적인 업무 협력뿐만 아니라 눈에 띄는 혼맥도 거의 없다. 재계에서는 양 재벌그룹이 가풍에서부터 주요 사업 영역, 추구하는 업무스타일이나 가치관이 전혀 다른데다 그룹 내에 다양한 업태의 계열사들을 거느리고 있어 굳이 서로 교류를 해야 할 필요성이 없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이 '서울 시내 면세점 낙찰'을 위해 뭉친 것을 두고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이 많다. 특히 합작사 설립 등 단순 업무 협력에 그치지 않고 오너가 직접 나와 사업 의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많은 시선이 쏠렸다.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 입찰 서류를 낸 대기업 7곳 가운데 오너가 직접 나선 곳은 HDC신라면세점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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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재계 관계자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정몽규 현대사업개발 회장이 면세점 사업을 위해 만나 함께 사진을 찍고 이를 언론에 공식적으로 배포한 것 자체가 시내면세점 사업에 두 사람이 본인의 명예를 걸었다는 뜻"이라며 "아울러 범 삼성내 신세계그룹, 범 현대 내 현대백화점그룹이 각각 시내면세점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는데 이들과의 경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한달 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의 제휴는 어떤 결과를 내게 될까. 벌써부터 재계와 유통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현대산업개발·호텔신라, 닮은 꼴 재무상황

현대산업개발(현대아이파크몰 포함)과 현대아이파크몰은 각각 50%씩 지분을 투자해 HDC신라면세점(이하 HDC신라)을 설립했다.

현대산업개발과 호텔신라는 재무지표가 거의 유사하다. 두 회사는 자기자본비율, 유동비율, 이자보상배율, 부채비율 등 관세청에 제출해야 하는 주요 재무지표의 수치가 대동소이했다.

관세청이 제시한 평가 항목가운데 경영상태 및 재무건전성이 포함된 '운영인의 경영능력' 항목은 배점이 300점으로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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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자기자본비율의 경우 지난해 현대사업개발이 46.7%, 호텔신라가 40.9%를 각각 기록했다. 두 회사 모두 표준비율 50% 미만이었다. 자기자본은 직접적인 금융비용을 부담하지 않고 기업이 장기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안정된 자본을 의미한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기업의 재무구조 건전하다는 의미다.

유동비율은 현대산업개발이 171.4%, 호텔신라가 196.9%로 안정적이다. 이자보상배율 역시 현대산업개발이 3배, 호텔신라가 6.7배로 조사됐다. 두 회사 모두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지출한 이자비용보다 많았다.

부채비율은 현대산업개발이 114.3%, 호텔신라가 144.5%였다.

다만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의 경우 현대산업개발은 1.7%로 대기업 7개사 평균치인 1.9%에 못 미쳤으며, 호텔신라는 기부금 내역을 기재하지 않았다.

◇호텔신라 '경영능력' 강점..현대산업개발 '입지' 우수

두 회사의 합작은 호텔신라의 면세점 경영 능력과 현대산업개발이 보유하고 있는 용산 아이파크몰의 입지가 합쳐졌다는 점에서 더 빛을 발하고 있다.

경쟁사 관계자들 역시 이러한 점을 이유로 HDC신라를 낙찰 1순위로 꼽고 있다.

HDC신라는 각 사의 장점을 활용해 세계 최대 도심형 면세점인 'DF랜드'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총 6만5000㎡의 면적을 면세점 사업에 활용할 계획으로 이 가운데 2만7400㎡에는 400여개의 브랜드를 유치시킬 예정이다. 나머지 3만7600㎡에는 한류 공연장, 한류 관공홍보관, 관광식당, 주차장 등의 연계시설을 조성하기로 했다.

특히 대형버스 400여대를 동시에 주차할 수 있는 신규 주차장을 확대 조성할 계획이다. 따라서 HDC신라는 서울시가 제기한 교통난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다. 지난 5일 서울시는 국토교통부에 신규 면세점 허가 때 "관광버스 수백 대를 주차할 공간 확보를 최우선 판단 기준으로 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HDC신라가 타 후보자 대비 가장 차별화되는 부분은 '용산역 철도 교통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HDC신라는 코레일과 연계해 철도 관광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서울을 찾은 해외관광객들에게 지방 관광지를 소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HDC신라 관계자는 "서울 관광의 '베이스캠프'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민자역사에 들어선 철도 교통망을 활용해 서울에서 지방으로 뻗어나가는 한국 관광의 중심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중국 최대 여행사와 협조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코레일과는 철도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지방 관광 활성화에 이바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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