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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 불황 속 홀로 웃는 '디스커버리' [thebell note]

연혜원 기자공개 2015-12-09 11:28:00

이 기사는 2015년 12월 07일 07: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지만 아웃도어 업체들은 기를 못 펴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아웃도어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9% 줄었다. 점유율 1위 '노스페이스(THE NORTH FACE)'를 판매하는 영원아웃도어는 매출이 전년동기보다 30% 가까이 줄었다.

약 2년 전까지만 해도 아웃도어 시장이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던 것을 돌이켜보면 성장이 꺾이는 속도가 무섭다. 업계에선 삼재가 겹쳤다고들 한다. 겨울 온도가 높아졌는데 시장은 포화상태고 불황은 장기화되고 있는 탓이다.

맥을 못 추고 있는 아웃도어 업계에서 유일하게 승승장구 하고있는 업체가 있다. '디스커버리(DISCOVERY)'를 판매하는 의류회사 'F&F'다. 디스커버리는 올해 3분기까지 매출 754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이 414억 원이었으니 1년 만에 매출이 약 82% 성장한 셈이다. F&F 내에서 매출비중도 22%에서 33%까지 확대됐다.

디스커버리의 선전이 유독 눈길을 끄는 이유는 이미 포화상태인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후발주자라는 점 때문이다. 2012년 말 '디스커버리 채널'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등장한 디스커버리의 아웃도어 브랜드 역사는 만 3년이 안 된다. 2000년대부터 노스페이스, 블랙야크, 코오롱 등이 꽉 잡고 있는 아웃도어 시장에서 후발주자가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 휠라코리아, 신세계인터내셔날 등이 잇따라 아웃도어 사업을 정리한 이유도 후발주자로서 승산이 없음을 느꼈기 때문이다. 두 업체 모두 디스커버리와 비슷한 시기에 아웃도어 브랜드를 론칭했다.

디스커버리가 후발주자임에도 아웃도어 업계 강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익숙한 판타지'를 파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누구라도 한 번쯤 들어봤을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채널 '디스커버리 채널'이 가진 대자연과 탐험에 대한 판타지를 이와 절묘하게 어울리는 아웃도어에 입혀 팔았다. F&F에서 디스커버리를 론칭 했을 때 대다수의 사람들이 디스커버리 채널이 론칭한 아웃도어 브랜드인줄 알았다는 건 익히 잘 알려진 사실이다. 덕분에 브랜드력이 중요한 아웃도어 시장에서 디스커버리는 보다 쉽게 매력을 발산 할 수 있었다.

익숙한 이름으로 인지도를 구축하는 시간을 벌었다면 타깃층에서 여타 아웃도어 브랜드들과 차별화를 뒀다. 디스커버리가 타깃으로 하는 연령대는 25세부터 40세다. 상위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브랜드들의 주 고객층이 40대 이상인 것과 확연히 다르다. 대다수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화려한 색감에 등산에 초점을 맞춘 디자인을 선보일 때 디스커버리는 단색을 주로 쓰고 일상생활에서 부담 없는 디자인을 선보여 젊은 층의 구미를 당겼다. 올해 12월 기준으로 국내 점유율 1위 포털에서 '등산복·용품 쇼핑 검색어' 1위가 디스커버리인 것도 젊은 층 사이에서의 인기를 증명한다.

F&F는 '디스커버리 채널'이란 브랜드 가치를 선점하는 안목을 갖고 젊은 아웃도어라는 레드오션 속 블루오션을 개척했다. F&F가 디스커버리 채널에 처음 아웃도어 브랜드 라이선스 제안을 했을 때 디스커버리 채널에선 매우 황당해 했다고 한다. 지금은 한국에서의 성공을 보고 F&F에 라이선스 사업 노하우를 묻는 입장이 됐다. 성공하는 차별 지점을 아는 자는 레드오션에서도 자기만의 영역을 넓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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