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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현대상선, 대우조선도 울상..왜? 현대 물량 5년새 11척 수주..보수 경영 탓 시너지 약화 예상

박창현 기자공개 2016-02-11 08:14:28

이 기사는 2016년 02월 05일 11: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상선이 내실 다지기에 나선 가운데 탄탄한 신뢰를 쌓고 있는 대우조선해양과의 영업 관계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당분간 현대상선이 보수적 경영 행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과거 같은 시너지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상선은 최근 채권단의 자금 지원을 이끌어 내기 위해 선주들을 대상으로 용선료 인하 협상에 나서고 있다. 고가 용선료는 현대상선 수익성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호황기 때 사세 확장을 위해 고가에 장기 용선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로 컨테이너선 운임이 크게 낮아지면서 고가 용선료는 실적 악화의 주범이 됐다. 현대상선은 매년 장기 용선료로만 약 6000억 원을 지불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현대상선의 장기 용선 확장 전략의 최대 수혜자 중 하나였다. 현대상선은 지난 2013년 영국 선주인 조디악(Zodiac)으로부터 1만 TEU급 초대형 컨테이선 6척을 빌리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12년이며, 2016년부터 순차적으로 선박을 인도받기로 했다. 이 때 선박 건조를 맡았던 조선사가 바로 대우조선해양이었다.

통상 장기 용선 계약(선주-용선사)과 선박 건조 계약(선주-조선사)은 연동해서 움직인다. 선주는 용선료 수입을 기준으로 선박 건조 비용을 산정하고, 가격 조건과 용선사 요구 등을 반영해 조선사를 선정한다. 결국 세 계약 주체간 조건이 모두 맞아떨어져야 용선 및 선박 건조 계약이 이뤄지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 용선의 경우, 선주는 브로커 성격이 강하고 용선사가 실제적인 배 이용자이기 때문에 조선사와 직접적으로 의사소통을 한다"며 "특히 A/S와 부대 시설 등 실제 사용과 관련된 사안들에 대한 논의가 많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실제 당시 현대상선과 대우조선해양은 선주인 조디악과 함께 공동 계약 서명식도 가졌다.

업계는 현대상선과 대우조선해양의 탄탄한 신뢰관계가 대형 수주 거래로 이어졌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현대상선은 지난 2011년 선단 대형화 기조에 발맞춰 1만3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5척을 발주하기로 결정했다. 가격과 인도 시기 등을 고려한 끝에 건조 일감을 대우조선해양에 줬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현대상선은 주력 선대를 현대중공업에 맡겨 왔다. 현대상선의 파격적인 결정은 업계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산업은행 네트워크 역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현대상선과 대우조선해양은 모두 산업은행 우산 아래 들어가 있다. 산업은행은 현대상선의 주채권은행으로 재무 부문에서 상당한 교류 관계를 맺고 있다. 대우조선은 산업은행이 최대주주다.

하지만 현대상선이 긴축 경영 행보에 나서면서 대우조선과의 시너지도 상당 부분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현대상선발 물량 감소가 불가피하다. 여기에 용선 계약과 연계된 신규 발주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대우조선은 당장 현대상선과 조디악의 용선료 협상 결과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용선 계약 파기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경우, 대우조선이 연계된 건조 계약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도 시점(3월, 5월 6월, 7월)을 감안할 때 계약 취소 가능성은 극히 낮지만, 인도 시기 지연 등 간접적인 피해도 우려된다. 조선사는 배 인도가 끝나야 선박 건조비를 모두 받을 수 있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조디악 입장에서는 현대상선에서 받을 용선료를 기초로 자금을 빌리고 상환 스케쥴을 세워뒀을텐데 용선료를 낮추면 모든 계획이 어그러질 수 밖에 없다"며 "당장 대우조선에 줄 선박 대금과 비교해 손익을 따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우조선도 직간접적으로 두 업체와 연관돼 있는 만큼 상황을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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