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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코코본드' 투자자 괜찮을까 리테일로 수천억 판매…상각조건 상대적으로 까다로와

이승우 기자공개 2016-02-19 10:54:50

이 기사는 2016년 02월 16일 15: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이치방크의 코코본드 이자 미지급 가능성에 국내 코코본드 투자자들이 긴장하고 있다. 코코본드는 발행자의 재무 건전성이 저하될 경우 채권이 상각되거나 자본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어 투자자 입장에서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높은 채권이다. 국내 금융회사가 발행한 코코본드는 PB센터를 통해 고액자산가들에게 대거 팔렸다.

◇코보본드 발행 8조원대…상당량 리테일 판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금융회사들이 발행한 후순위형과 신종자본증권형 코코본드 잔액은 8조1000여억 원이다. 기업은행과 농협은행, 산업은행 등이 1조 원 이상 발행하는 등 대부분 은행과 금융지주회사가 코코본드를 발행했다.

코코본드는 새로운 회계 기준인 바젤Ⅲ 도입에 따라 금융회사들이 자기자본을 확충하기 위해 발행되고 있다. 감독당국도 기존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의 상각 조건이 더욱 강화돼야지만 자본으로 인정하고 있다. 코코본드는 일정 조건 충족시 상각 내지는 자본 전환이 될 수 있어 투자자 입장에서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국내 기관 투자자들은 코코본드 투자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금융사 관계자는 "코코본드가 발행이 시작되던 2014년 기관 투자자들은 내부 투자 규정이 불분명해 투자를 쉽게 하지 못했다"며 "수요를 찾지 못해 발행 예정 금액을 채우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때문에 발행사들과 주관사들은 코코본드를 리테일로 판매하기도 했다. 고금리 매력을 부각시키며 PB센터를 통해 고액자산가에게 코코본드를 자산관리 상품의 하나로 판매한 것. 최저 가입한도는 대부분 1억 원 수준이다.

코코본드는 국내 금융회사의 추천상품 목록에도 종종 올랐다. 지난해 삼성증권과 유안타증권 등이 은행 코코본드를 추천했다. 이렇게 리테일로 팔린 코코본드의 정확한 규모는 파악하기 힘들지만 수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시중은행 PB는 "지난해 중국 주식이 크게 하락했고 잘 나가던 ARS와 ELS 등도 당국의 규제로 위축되면서 코코본드가 여러 PB센터에서 추천 목록에 오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도이치방크 채권보다 자본전환 조건 까다로와

코코본드 투자자들은 최근 도이치방크의 이자미지급 가능성에 불안해하고 있다. 도이치방크 이슈로 인해 PB와 PB센터를 통해 향후 코코본드의 원금 손실 가능성을 물어오는 고객이 많다는 것.

시중은행 관계자는 "도이치방크 이자 미지급 가능성에 유럽 증시가 크게 흔들리면서 같은 이름의 국내 금융사 발행 코코본드 투자자들이 불안해서 문의를 해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도이치방크 발행 코코본드 대비 국내 금융회사 발행 코코본드가 더 안전하다고 보고 있다. 국내 발행 금융사들의 재무 건전성이 좋은데다 채권 자체의 상각 조건도 더 까다롭기 때문이다.

우선 도이치방크의 신용등급은 BBB+인데 반해 국내 은행들은 대부분 A 수준의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도이치방크 코코본드는 보통주 자기자본 비율이 5.16% 미만일 경우 상각 조건인데 반해 국내 코코본드는 그 기준선이 1.2% 미만으로 낮다. 최근 국내 은행의 보통주 자본 비율은 두자릿수대다.

손은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금융사들의 재무 건전성은 유럽 은행 대비 높은데다 발행한 코코본드의 상각 조건이 까다로와 투자자들이 원금 손실을 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말했다. 강수연 대우증권 연구원도 "국내 은행은 유럽 은행과 달리 보수적인 자산 운용을 하는 데다 자본을 손상할 만한 자산의 규모도 작아 손실 발생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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