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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유조선 인수 나선 '폴라리스쉬핑' 정체는 장기계약 중심 영업 기반…인수자금 넉넉하지 않아

김창경 기자공개 2016-03-15 08:20:39

이 기사는 2016년 03월 10일 14: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상선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유조선 사업부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유력한 매입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폴라리스쉬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폴라리스쉬핑은 우량화주와의 장기계약으로 영업기반이 안정적인 것이 특징이다. 유조선 사업부 인수 여력이 넉넉하지 않은 점은 폴라리스쉬핑이 풀어야 할 숙제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폴라리스쉬핑은 최근 현대상선 유조선 사업부 인수를 위한 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 대한해운, 현대글로비스, 에이치라인해운 등의 해운사가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탓에 폴라리스쉬핑이 유력한 우선협상대상자로 꼽히고 있다.

폴라리스쉬핑은 해운업 업황이 침체된 상황에서도 꾸준히 흑자를 내며 덩치를 키워온 해운사다. 작년 3분기 기준 매출액 5903억 원, 영업이익 938억 원의 실적을 냈다. 폴라리스쉬핑은 최근 5년 사이 적자를 본 적이 없다. 지난 2004년 설립 당시 시황 변동에 영향을 많이 받는 컨테이너선 대선 위주의 사업에서 2007년 이후 장기계약 중심의 사업으로 전환한 전략이 주효했다.

폴라리스쉬핑은 2007년 포스코와의 계약을 시작으로 장기운송계약을 확대해왔다. 특히 2012년 하반기 브라질 철광석 업체 발레(Vale)와 10척의 장기계약을 추가하며 영업기반을 다졌다. 장기운송계약이 전체 매출액의 60% 이상을 창출하고 있으며, 2010년 이후 개시돼 2021~2035년 사이 만료되는 계약이 많다. 적어도 앞으로 10년간 폴라리스쉬핑의 영업기반은 안정적인 셈이다.

폴라리스쉬핑의 실적은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폴라리스쉬핑은 사선 27척, 장기용선 2척 등 총 29척의 선박을 운영하고 있다. 2017년까지 초대형광탄선(VLOC) 4척을 추가로 마련할 계획으로 현재 건조중에 있다.

다만 빠른 선대 확대로 차입금이 늘면서 폴라리스쉬핑의 부채비율은 다소 높게 나타났다. 작년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454%, 총차입금은 1조 3630억 원 수준이었다. 폴라리스쉬핑은 2010~2014년 사이에만 총 21척의 선박을 인도받았다. 2017년까지 계획된 선박투자는 약 3000억 원으로 차입금은 추가로 증가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폴라리스쉬핑의 차입금 대부분은 장기운송계약 이행으로부터 나오는 현금흐름과 맞물려 있어 현실적인 상환부담이 크지 않다"면서도 "사용할 수 있는 현금성자산과 여신한도가 많지 않기 때문에 유조선 사업부 인수자금을 차입을 통해 마련할 경우 재무구조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작년 3분기 폴라리스쉬핑의 현금성자산은 397억 원으로 집계됐다. 현대상선 유조선 사업부 가격은 700억 원 아래로 추정된다. 유조선 사업부는 유조선 6척, 제품선 7척 등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벌크선 사업부보다 선대는 많지만 수익은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폴라리스쉬핑 관계자는 "구체적인 거래 가격을 알기 어렵다"라며 "회사의 사정에 큰 부담이 없는 수준에서 가격을 논의할 예정이며, 무리하면서까지 인수를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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