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경영권 포기' 조양호, 사재 출연 면죄부? 산은 "일시적 부족자금 대안 제시해야"…한진칼 지분 활용 신경전
길진홍 기자공개 2016-04-22 18:27:28
이 기사는 2016년 04월 22일 17: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해운의 구조조정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사진)의 경영권 포기 선언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유동성 고갈로 채권단 주도의 자율협약을 신청한 가운데 경영정상화 논의 과정에서 일시적인 부족 자금 지원 여부 등을 놓고, 채권단과 대주주간 줄다리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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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은 용선료 인하와 운영비용 절감 등 운용 방안과 정상화 계획 등을 면밀해 검토해 자율협약 체결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물리적인 시간을 고려할 때 빠르면 오는 27일께 구체적인 구조조정 계획이 접수될 것으로 내다봤다.
조 회장의 경영권 포기와 주식감자 선언은 예정된 수순이라는 지적이다. 현대상선 등기이사직을 내려놓고, 무상감자를 결정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사례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입장이다.
다만 조 회장이 사전에 경영권 포기 의사를 산업은행에 전달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정부와 금융당국, 산업은행 등의 압박이 이어진 가운데 조 회장 스스로 사전 교감 없이 경영권 포기를 선언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산업은행은 그러나 경영권 포기가 사재출연 면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특히 채권단의 경영 정상화 논의 과정에서 일시적인 부족자금을 어떻게 조달할 할지 여부에 대해서도 한진해운이 답을 가져와야 한다고 못을 박았다. 이는 우회적으로 조 회장의 사재출연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경영권을 내놓더라도 대주주 책임을 면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채권단 입장이다.
조 회장은 한진해운 주식을 1주도 갖고 있지 않다. 대신 대한항공의 모회사인 한진칼 지분 940만 9517주를 보유하고 있다. 22일 종가기준 1788억 원에 해당한다. 주식담보 등을 통한 재원 마련이 가능한 상황이다.
다만 스스로 경영권 포기 선언을 한 조 회장이 사재출연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사재출연을 결정하더라도 지원 규모 등을 놓고, 채권단과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앞서 현정은 회장은 모친인 김문희 용문학원 이사장과 함께 300억 원의 사재를 털었다.
업계는 한진해운이 처한 상황이 현대상선보다 훨씬 나쁘다는 점을 생각할 때 채권단이 요구하는 사재출연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진해운은 "이제 막 자율협약 신청을 결정한 단계"라며 "대주주 사재출연을 논하기는 이른 감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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