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8월 09일 08시0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카드, 규제 최대 피해자'지난 1월 27일 더벨 기사의 제목이다. 올 초에 실시된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8개 카드사 중 우리카드의 타격이 가장 클 것이란 내용이다. 2013년 4월 분사한 후 3년여 밖에 안 된 신생 카드사라 가맹점 수수료 의존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반년 이상이 지난 지금, 예측은 맞아떨어졌다. 올해 상반기 말 우리카드의 당기순이익은 609억 원으로 전년 동기(757억 원)대비 20%가량 줄었다. 같은 기간 KB국민카드의 순이익 감소폭이 9.2%에 그친데 비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이달 중순에 상반기 실적발표를 할 예정인 현대카드와 롯데카드도 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20% 수준은 아니라고 한다. 신한카드와 삼성카드, 하나카드의 경우는 오히려 늘었다. 특히 하나카드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8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0억 원)에 비해 252%나 급증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라는 업계 전반적인 악재에도 이 같은 결과가 나온 이유는 뭘까. 카드사들의 이익 구조를 분석해보면 답이 나온다. 바로 일회성 이익의 유무다.
신한카드는 2분기 중에 처분한 비자카드 주식 매각이익이 반영됐다. 삼성카드는 르노삼성자동차로부터 수백억 원대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배당수익을 얻었다. 아울러 두 카드사 모두 개별소비세 인하로 신용카드를 통한 차량구매가 늘면서 결제실적이 증가했다. 개별소비세 인하는 한시적으로 실시됐던 만큼 이 또한 일회성 요인이다.
하나카드의 순이익 급증은 외환카드와의 통합작업이 완료됨에 따라 여기에 투입됐던 비용이 절감된 덕분이다. 정상적인 영업활동으로 이익이 늘어난 게 아니라 통합이슈가 끝난데 따른 기저효과인 셈이다.
반면 우리카드는 일회성 이익이란 비빌 언덕도 없어 가맹점 수수료 인하의 여파를 그대로 맞았다. 달리 말하면 정치논리로 강행된 수수료율 인하가 카드사 경영에 얼마나 악영향을 끼쳤는지를 가감 없이 보여주는 표본이다. 혹자는 이를 두고 수익다변화가 미흡하다고 비판하지만 분사한지 3년여 밖에 안 된 우리카드와 10~20년이 넘는 업력을 가진 다른 카드사들을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 일각에서는 카드사들의 전체 순이익이 증가했다며 수수료 추가인하를 거론하고 나섰다. 일회성 요인에 가려진 카드업계의 위기를 제대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가 결정됐을 때 업계 관계자들은 일부 중소 카드사가 위기를 견디기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들의 우려대로 우리카드는 규제리스크가 현실화 되고 있다. 카드사들의 위기의식은 결코 엄살이 아니다. 수수료 인하 직격탄을 맞은 우리카드가 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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