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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운용 금호고속 M&A 참여, 헤지펀드 새지평을 열다 700억 인수금융 참여, 라임운용 헤지펀드 400억 투자

이승우 기자공개 2016-08-12 14:14:21

이 기사는 2016년 08월 11일 14: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헤지펀드의 기업 인수합병(M&A) 딜(Deal) 참여는 해외 금융시장에서나 있음직한 일이었다. 국내 출시된 헤지펀드 대부분이 '이벤트 드리븐(event driven)' 전략을 구사한다며 다양하고 창의적인 딜에 참여하겠다고 표방하지만 롱숏 혹은 메자닌 투자 정도에 그치는 게 현실이다.

천편일률적인 펀드만 양산되고 있던 한국 헤지펀드 시장에서 라임자산운용이 사고(?)를 쳤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금호고속 지분 인수 딜에 라임자산운용이 참여한 것. 그동안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E) 등 메자닌을 통한 소규모 지분 인수 딜에 참여하는 헤지펀드가 있었지만 대기업의 정통 M&A 딜에 참여한 건 라임자산운용이 처음이다.

◇라임운용 헤지펀드, 금호고속 인수금융 투자

라임자산운용은 지난 9일 만기 2년짜리 700억원 규모의 '라임플루토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을 설정했다. 이 펀드는 금호터미널의 금호고속 인수 금융에 투자하기 위해 설정된 펀드다. 금호터미널이 사모펀드(PEF)인 칸서스KHB에 팔았던 금호고속 지분에 대해 콜옵션 행사를 할 예정이고 이를 위해 금호터미널이 펀딩에 나섰던 것.

금호터미널이 금호고속을 인수하기 위해 필요한 신규자금은 1500억 원. 이중 라임자산운용이 700억 원을 사모펀드 설정으로 조달했다. 나머지 800억 원은 무한책임투자회사인(GP) IBK투자증권을 포함, 몇몇 금융회사들이 담당했다. 라임자산운용은 당초 1000억 원 가량을 투자하기로 했으나 인수금융에 참여하고자 하는 다른 금융회사가 나오면서 막판 대주단 구성이 다소 변경됐다.

가장 많은 규모의 자금을 투자한 라임자산운용은 700억 원중 400 억 원을 자사가 운용 중인 헤지펀드를 통해 조달했다. 라임자산운용이 운용하고 있는 헤지펀드는 13개 정도로 설정액 비율에 따라 400억 원을 안분배분했다. 라임자산운용의 헤지펀드가 금호고속 인수금융에 투자하게 된 셈이다.

라임자산운용의 금호고속 인수대금 참여는 헤지펀드업계에서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동안 헤지펀드의 투자 대상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멀었던 M&A 딜에 참여하면서 헤지펀드 투자의 새 지평을 열었기 때문이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는 "그동안 국내 M&A 딜은 굉장히 폐쇄적으로 지행됐다"며 "금호고속 인수금융으로 인해 M&A 딜에 헤지펀드도 참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주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헤지펀드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있는 가운데 그 펀드들의 운용 전략에는 큰 차이가 없다"며 "헤지펀드간 옥석가리기가 진행될 것이고 결국 차별화된 전략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곳만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큰손들이 참여안한 딜, 리스크 없나

라임자산운용 헤지펀드가 금호고속 인수금융에 참여할 수 있었던 건 여러가지 상황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에 가능했다. 라임자산운용은 신생 중소형자산운용사로 오너가 최고투자책임자(CIO) 역할을 하고 있어 빠른 판단을 할 수 있었다. 대우건설 지분이라는 담보와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대한 발빠른 분석으로 이른 시간내 투자 결정을 내렸다는 게 라임자산운용 측의 설명이다.

라임자산운용에게 금호고속 인수금융 참여의 기회가 올 수 있었던 금융시장 여건도 조성돼 있었다. 전통적으로 M&A 금융에 참여하는 메이저 금융회사들의 상황이 여의치 않은 탓에 라임자산운용이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대기업 구조조정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시중은행들은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대한 익스포져 확대를 경계했다.

금융회사 한 관계자는 "금호고속 인수금융 참여에 대한 제안이 왔으나 추가적인 익스포져 확대에 대한 우려로 드랍했다"고 말했다.

많은 금융회사들이 꺼리고 있다는 건 그만큼 리스크가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물론 라임자산운용은 금호고속 인수금융과 관련된 리스크 분석에 굉장히 고심했다. 담보 자산 대우건설 가치에 대한 밸류에이션이 가장 중요했다. 3000억 원인 대우건설 지분의 시장가격이 절반으로 떨어져야 원금 손실 가능성이 생길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 역시 금호터미널이 인수대금에 대한 원리금보장을 한 상황이라 금호터미널에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투자자들에게는 큰 문제가 없다고 라임 측은 봤다..

물론 또 다른 안전장치도 염두에 뒀다. 바로 인수주체인 금호터미널과 금호기업과의 합병이다. 이 둘을 합병해 금호그룹은 지주사로 전환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금호터미널에 문제가 생긴다면 금호그룹 전체가 붕괴된다는 뜻이다. 결국 인수대금 참여는 금호 그룹에 대한 대출과 다름 없는 셈이다.

리스크 분석 뿐 아니라 라임자산운용 헤지펀드 판매사와의 커뮤니케이션 문제도 풀어야 할 숙제인 동시에 리스크다. 라임자산운용은 운용중인 헤지펀드 투자자와 판매사들에게 금호고속 인수금융 참여에 대한 설명이 다소 부족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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