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 한일시멘트, 드라이몰탈 사업 '부메랑' 상반기 영업손실…판매단가 인하 경쟁 본격화 탓
심희진 기자공개 2016-08-18 09:39:59
이 기사는 2016년 08월 17일 15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일시멘트가 지난 상반기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그동안 한일시멘트의 실적 증대를 견인해 오던 드라이몰탈 사업 부문이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전체 수익성이 악화됐다.한일시멘트는 지난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6699억 원, 영업이익 368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2015년 상반기보다 매출액은 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이 42.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45% 줄어든 288억 원을 기록했다.
드라이몰탈 부문의 영업손실이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드라이몰탈 부문은 지난 상반기 매출액 1339억 원, 영업손실 55억 원을 기록했다. 2015년 상반기보다 매출액은 6%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이 적자전환됐다. 판매물량은 늘었지만 판매단가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한일시멘트는 지난 상반기 250만 톤의 드라이몰탈을 판매했다. 이는 2015년 상반기 204만 톤보다 약 46만 톤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판매단가가 5만 8882원에서 5만 674원으로 8200원가량 낮아진 탓에 수익성이 악화됐다.
드라이몰탈은 시멘트, 모래, 혼화제를 일정 비율로 섞어 만든 건축자재다. 물을 붓기만 하면 바로 시공이 가능한 일종의 즉석 시멘트로 비용 감축 효과가 크다. 과거 건설 현장에선 모래를 채로 걸러 시멘트와 섞은 후 사용했지만 드라이몰탈이 나오면서 이 과정이 생략됐다.
현재 한일시멘트의 드라이몰탈 시장 점유율은 약 80%로, 1991년 사업을 시작한 이래 절대적 판매 우위를 점하고 있다. 연간 약 450만 톤의 드라이몰탈을 생산하고 있는 한일시멘트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수도권(인천, 부천), 충청권(공주), 경상권(가야, 함안), 호남권, 제주권(목포) 등 전국에 공급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삼표그룹 등이 2014년 드라이몰탈 사업을 시작하면서 업체 간 경쟁이 과열됐다. 삼표그룹은 시장 점유율을 16%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1년 사이 2개의 생산 공장을 준공했다. 한일시멘트는 주도권 다툼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드라이몰탈 판매단가를 내렸다. 가격 인하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드라이몰탈 사업의 수익성이 나빠졌다.
한일시멘트 관계자는 "드라이몰탈 부문의 수익이 감소하면서 지난 상반기 전체 영업이익도 줄었다"며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선제적인 판매단가 정책을 진행한 것이 실적 부진의 주된 원인이다"고 말했다.
시멘트 부문의 수익성 하락도 전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시멘트 부문은 지난 상반기 매출액 2135억 원, 영업이익 224억 원을 기록했다. 2015년 상반기보다 매출액은 4%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이 19% 감소했다. 탄소배출권 거래제 시행, 정기보수 실시 등에 따른 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레미콘 부문은 비교적 선방했다. 레미콘 부문의 매출액은 2178억 원, 영업이익 110억 원을 기록했다. 2015년 상반기보다 매출액은 11%, 영업이익은 21% 늘었다. 건설·주택경기 호조로 레미콘 물량이 증가한 덕분이다. 다만 전방산업 호황이 수도권에 국한되면서 상대적으로 지방에 공장이 많은 한일시멘트는 경쟁업체들에 비해 특수를 누리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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