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편되는 결제시장]한국정보통신, '점유율 1위' 탈환할까외형성장 불구 하락‥PG사업 비중 30% 확대 추진
안경주 기자공개 2016-09-19 09:30:00
이 기사는 2016년 09월 13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정보통신(KICC)는 국내 최초의 신용카드 부가가치통신망(VAN, 이하 밴) 사업자다. 신용카드 조회단말기 '이지체크'로 잘 알려진 한국정보통신은 밴 사업자 중 유일하게 자체 기술연구소를 보유하고 있으며, 1998년 1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2004년과 2005년 대규모 투자를 받은 한국정보통신은 꾸준한 외형 성장을 했다. 연 평균 매출액 성장률은 15% 가량으로, 밴 업계에서 오랫동안 1위 자리를 고수해 왔다. 하지만 결제시장 환경이 바뀌면서 한국정보통신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업계 1위 자리를 경쟁사인 나이스정보통신에 내줬다.
최근 한국정보통신은 PG(Payment Gateway, 전자결제대행업) 사업 강화, 인터넷전문은행 참여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성과를 내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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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성장 불구, 빼앗긴 시장점유율 1위
한국정보통신은 1987년 국내 최초로 신용카드 밴사업을 시작했다. 일반인들에게 '한국정보통신'이라는 이름보다 '이지체크'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졌다. 오랜 업력과 높은 시장점유율로 인해 신용카드 결제 후 가맹점으로 받은 전표(영수증) 맨 위쪽에 '이지체크'라는 상표를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국정보통신은 일찌감치 국민의 소비 생활에 깊숙히 파고들면서 꾸준한 외형성장을 해왔다.
한국정보통신의 지난해 매출액은 2688억 원으로 전년대비 18.91% 증가했다. 2010년 매출액이 1319억 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5년간 연평균 2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다. 수익성도 좋아졌다. 매출이 늘면서 고정비 효과로 판관비율이 낮아진데다 리베이트 금지로 인해 관련 비용이 줄었든 영향이다. 한국정보통신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1.73%로 전년대비 0.65%포인트 개선됐다.
한국정보통신의 외형성장은 신용카드 사용액이 아닌 신용카드 결제건수가 밴 시장의 크기를 좌우하는 특성 때문이다.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혜택이 확대됨에 따라 신용카드 결제 문화가 정착되고 평균 카드결제금액은 낮아졌지만 신용카드 결제건수가 늘어나면서 수수료 이익 증가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올해도 외형성장을 지속해 나가고 있다. 한국정보통신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1616억 원으로 전년동기(1276억 원)와 비교해 26.67%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3.71%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51%보다 3.20%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이 같은 외형성장에도 불구하고 시장점유율 1위 자리는 경쟁사인 나이스정보통신에 내줬다. 간편결제·O2O(온·오프라인 연계)결제 등 결제시장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영향이 컸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밴업계에 따르면 한국정보통신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말 기준 15% 수준이다. 나이스정보통신의 지난해 매출액은 2639억 원으로, 시장점유율은 16.2% 가량인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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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온라인·모바일 결제, '○○페이' 등 간편결제는 모두 결제대행업체인 PG사를 통해야 한다. 그리고 PG사들은 신용카드 결제를 하기 위해 밴사를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PG사와 밴사간의 업무 연동이 필요한 셈이다. 한국정보통신은 2006년부터 PG사업을 해왔지만 크게 역량을 집중하지 않았다. 반면 나이스정보통신은 모바일결제 플랫폼을 만드는 등 사업화에 집중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정보통신은 전통적으로 밴 사업에 집중해 왔고, 최근에야 PG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최근 몇년간 1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 뒤치락 경쟁을 벌였다"고 말했다.
한국정보통신의 지난해 매출 가운데 밴사업 비중은 90% 수준이었다. 나이스정보통신의 밴사업 비중은 75% 가량이다. 이에 대해 한국정보통신 관계자는 "올해부터 PG사업을 강화하고 있다"며 "PG사업 매출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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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 참여 등 성장동력 확보 주력
한국정보통신은 PG사업 뿐만 아니라 기술력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밴 사업자 가운데 유일하게 자체 기술연구소를 보유하고 있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카드 단말기의 설계에서부터 제조과정까지 전 과정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한국정보통신은 작년 하반기부터 스마트폰 결제서비스인 이지페이·이지체크모바일, SK텔레콤의 CDMA 망을 이용해 결제하는 이지에어 등 IT환경에서의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또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에도 참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정보통신은 밴 분야에서 상당한 기술경쟁력을 갖고 있어 인터넷전문은행 참여 등을 통해 관련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며 "내년부터 수수료 정률제가 본격화되는 만큼 사업 다각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정보통신의 최대주주는 스위스계 투자회사인 드웨이(DE WEY & CIE SA)사로, 지분 25.64%를 보유하고 있다. 2대주주는 지분 20.78%를 보유한 박헌서 한국정보통신 회장이다. 3·4대주주인 이노바 파트너스(Innova Partners, LLP)와 방끄 프로필 드 게스트롱(Banque Profil de Gestion SA)의 지분이 각각 17.05%와 13.15%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 지분의 55% 이상을 외국계가 보유 중이다. 다만 박헌서 회장은 드웨이 등과 의결권행사 위임계약(주주간 계약)을 통해 경영권을 확보, 실질적으로 한국정보통신을 지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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