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 베팅 고액자산가, 역외펀드로 몰린다 씨티·SC 등 외국계 선봉..피델리티·블랙록펀드 등 인기
박상희 기자공개 2016-10-10 10:18:52
이 기사는 2016년 10월 05일 15: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는 12월 미국의 금리 인상설에 무게가 실리면서 강달러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역외펀드로 몰려들고 있다. 역외펀드 최근 수익률이 역내펀드를 압도하고 있는데다 달러 강세로 환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어 투자 메리트가 크다는 판단이다. 또 국내에 설정된 해외펀드와 달리 환매시점에만 소득세를 매기기 때문에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 대비하려는 고액자산가의 니즈가 크다는 분석이다.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에 등록된 전체 역외 펀드로의 연초이후 9월말 현재까지 자금 유입액은 3억2400만 달러(약 3600억 원) 가량이다. 특히 채권형펀드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3월 말 기준 286억 원 수준이던 채권형 역외펀드는 626억 원으로 2배 이상 규모가 커졌다.
김현식 국민은행 PB(프라이빗 뱅커)는 "역외펀드는 최소 10~20년 이상 장기 성과가 입증된 채권형펀드를 추천하고 있다"면서 "성과가 안정적이다보니 주식형보다 변동성이 낮으면서도 국내 금리와 비교할 때 연간 최소 4%대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고객 만족도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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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말 기준 역외펀드의 전체 판매잔고는 8731억 원 수준이다. 판매사 별 잔고를 살펴보면 보수적인 고객들이 많이 포진하고 있는 은행권, 그 중에서도 외국계 은행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6월 말 기준 SC은행의 판매잔고가 2324억 원으로 가장 높고, 씨티은행이 1857억 원으로 뒤를 있고 있다. 그밖에 노무라금융투자(965억 원), KEB하나은행(719억 원), 신한은행(578억 원), 국민은행(538억 원) 순이다.
피델리티자산운용 관계자는 "아무래도 국내 토종 판매사보다는 외국계가 역외펀드에 익숙하다보니 판매 비중이 높다"면서 "SC은행과 씨티은행이 역외펀드 판매에 선제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SC은행의 경우 지난 8월 한 달 사이에만 1000억 원이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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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사 별 역외펀드를 살펴보면 피델리티자산운용의 인기가 가장 높다. 수탁고가 4225억 원 수준으로, 블랙록자산운용(1484억 원), 슈로더투자신탁운용(1010억 원) 등을 월등하게 앞서고 있다.
개별 펀드 별로 살펴보면 피델리티의 경우 미국 채권에 투자하는 US달러채권펀드, 아시아하이일드채권에 투자하는 아시아하이일드펀드, 물가연동채권펀드 등이 고객 수요가 큰 상품들이다. 블랙록자산운용의 경우 블랙록아시아타이거채권펀드가 인기다. AB자산운용은 AB아메리칸채권펀드, AB글로벌고수익채권펀드, AB저변동주식형펀드 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역외펀드의 인기는 강달러에 베팅하는 투자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환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데다, 종합금융소득 대상자가 될 수 있는 고액자산가의 경우 부분환매를 통해 소득세를 관리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박선원 국민은행 PB는 "달러 자산에 투자하는 고객들은 환차익을 노리는지, 통화 분산 차원의 투자인지 등에 따라 권유하는 상품군이 달라진다"면서 "역외펀드의 경우 환차익을 기대하면서 동시에 장기투자가 가능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종현 대신증권 PB는 "달러 자산은 금과 함께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힌다"면서 "연말 미국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강달러에 대한 기대감이 있지만, 굳이 강달러 베팅이 아니더라도 미국 달러에 장기로 투자하면 적어도 손해는 보지 않는다는 인식이 투자자 저변에 깔려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순 환차익을 노리는 고객이라면 역외펀드 투자가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박선원 PB는 "역외펀드는 국내 설정된 해외펀드와 달리 환매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매도 주문 시점과 실제 결제 시점 사이의 시차가 있어서 원하는 만큼의 환차익을 보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단기가 환차익을 고려하는 고객이라면 달러로 투자하는 ETF(상장지수펀드) 등이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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