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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혼, 어디까지 보호될까? [WM라운지]

방효석 KEB하나은행 상속증여센터 변호사공개 2016-10-13 09:22:00

이 기사는 2016년 10월 11일 10: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결혼 트렌드를 보면 혼인신고를 미루는 경우가 늘고 있다. 가족, 친지, 친구, 직장동료 앞에서 혼인 서약을 하며 성대한 결혼식을 치르지만 정작 혼인신고를 미루는 이유는 간단하다. 결혼식을 하면서도 혹시 몰라 헤어질 경우를 생각한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하긴 하지만 추후 헤어질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위와 같은 경우를 사실혼이라고 한다. 사실혼은 당사자 사이에 주관적으로는 혼인 의사가 있고, 객관적으로는 부부공동생활의 실체를 가진 경우를 말한다. 사실혼과 동거는 다른 개념이다. 사실혼과 동거를 구분하는 핵심은 상호 간에 혼인의사가 존재하는지 여부이다. 부부로 생활하려는 의사없이 단순히 같이 살기만 하는 것은 동거일 뿐이다.

사실혼에도 혼인의사가 존재하기 때문에 혼인에 따른 의무도 같이 져야 한다. 예를 들어 사실혼 관계의 당사자 사이에서도 동거, 부양, 협조 의무가 있다. 또한 제3자가 사실혼 관계를 망가뜨렸을 때는 사실혼 관계 당사자는 제3자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하지만 사실혼에는 혼인신고를 전제로 한 법률효과는 발생하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사실혼 배우자 상호 간에는 상속권이 없음을 유의해야 한다. 따라서 배우자 일방이 사망하더라도 타방은 상속을 이유로 그 사람의 재산을 받을 수 없다. 또한 자녀를 낳더라도 혼인 외의 출생자로 분류된다. 따라서 인지 청구의 소 등 별도의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 한 남성의 가족관계등록부에 자녀로 등록할 수 없다.

사실혼 관계에 있다가 헤어지면 재산분할을 해줘야 할까? 헤어질 때 '쿨'하게 갈라서기 위해 사실혼을 선택하는 부부가 많지만 판례에 따르면 사실혼의 경우에도 헤어질 때 재산분할을 해야 한다. 이때의 재산분할은 상호 간에 모은 재산을 청산하는 의미다. 만약 사실혼 관계에 있는 남편이 그 배우자 명의로 아파트를 샀지만 그 자금의 출처는 본인임을 입증할 수 있다면 소송을 통해 그 재산을 찾아올 수 있다.

사실혼 관계에 있는데, 배우자 일방이 혼인신고에 협력하지 않을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때 타방은 사실상혼인관계존재확인청구를 해 혼인신고를 할 수 있다. 이때는 먼저 조정을 신청해야 한다. 조정이 불성립될 경우, 사실상혼인관계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재판에서 승소하면 소를 제기한 자는 재판확정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재판서의 등본과 확정증명서를 첨부하여 혼인신고를 하면 된다. 혼인신고를 하게 되면 사실혼은 법률혼이 되므로 상속권도 발생하게 된다.

사실혼 관계도 보호받을 수 있는 경우가 있다. 공무원연금법, 군인연금법, 사립학교교직원연금법 등 사회보장적 급부를 내용으로 하는 법률에서는 배우자의 개념에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는 자'를 포함시키므로, 사실혼 권리자는 위의 법에서 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연금 수령이 가능하다.



방효석 KEB하나은행 변호사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졸업
제51회 사법시험 합격, 변호사
서울시, 한국교직원공제회 등 법률자문
[저서] '알고 싶은 부자들의 법률 상담 사례집' 저자(2013년)
[저서] '잘사는 이혼법 행복한 상속법' 저자(20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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