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10월 31일 08: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 벤처생태계가 한국과 다른 점이 뭘까요. 아마도 한국 벤처기업의 기업가치 뒤에 '0'이 하나 더 붙는 다는 점과 그들에게 충분한 자본을 대주고 있는 벤처캐피탈리스트들의 열정일 것 같습니다."최근 서울 워커힐호텔 캠핑인더시티에서 한국과 중국 스타트업(초기기업)들이 양국 투자기관들의 투자유치를 모색하는 '본 투 글로벌 캠프(부제: Korea-China startup boot camp 2016)'가 열렸다.
양국 벤처캐피탈 등 투자기업과 창업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자리라 서로의 제품과 기술력을 살피고 투자교류의 시간이 이어졌다. 투자기관들은 스타트업과 1대1 집중 상담을 통해 투자 상담뿐 아니라 멘토링의 시간도 가졌다.
새벽에 내린 비로 날씨가 추워져 야외 행사가 썩 편하지는 않았지만 양국 참석자들의 창업에 대한 열정은 궂은 날씨도 막지 못했다.
사실 이번 행사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괴로운 일들이 많았다. 당초 행사를 위해 중국측 주제발표자를 3개 기관으로 제한했고, 참가자 역시 20~30여명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중국측 참가자들이 늘어나기 시작해 60여명에 달했다. 더벨과 이번 행사를 공동주최한 중국 국제대학혁신연맹(IUIA)측에서 쑨완송 이사장이 직접 한국을 찾았다.
IUIA는 중국 리커창 총리의 '대중창업, 만인혁신'의 구호아래 중국 상무부와 과학부, 교육부, 베이징금융자산교역소가 지원하고 심천 BGI(Beijing Genomics Institute) 등 중국 거대기업이 투자해 설립한 비영리 단체다. 영국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프랑스에서는 리커창 총리가 직접 MOU 조인식에 참석할 정도로 중국 벤처생태계를 대표하는 기관이다.
리우차오천 신중리자본그룹 공동창업자도 급하게 한국을 찾았다. 이 회사는 중국 최초로 벤처투자, 투자관리, 투자은행 업무를 시작한 종합 금융회사(Merchant Bank)로, 해당 분야에서 중국 내 최선두에 있는 민영 투자기업(Private Equity Investment Company)이다.
당초 참여자 리스트에는 리우차오천 창업자가 없었다. 그는 행사 전날인 27일 바쁜 일정중에도 한국의 스타트업을 만나겠다며 자비를 들여 한국행을 결정했다.
그는 행사 공식 일정이 끝난 이후 참석한 한국 벤처캐피탈 심사역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를 요청해 왔다. 결국 국내 4~5개 벤처캐피탈 심사역과 저녁을 같이 하며 한국의 벤처생태계와 스타트업 현황 등에 대해 서로의 의견을 구하는 등 남다른 열정를 과시했다.
정차오위 전거지진 공동창업자는 '중국 모바일 시대 창업기회와 도전'이란 주제로 발표했고, 치엔치앙 중국 유명 엔젤투자자는 '중한 창업협력의 지름길'이란 이슈를 들고 자신이 미국에서 배운 창업 환경과 중국에서 실제 경험했던 노하우를 전했다.
이외에도 맹레이안화 궈메이그룹 최고운영책임자(COO)와 리레이 샤오미 마케팅총괄, 티엔치 핑안부동산해외시장 책임자, 한두이셔 지아펑 부총재, 탕지치앙 서남대학교 교수(지식센터 CEO) 등도 중국 벤처생태계의 현황과 향후 발전방향 등을 열정적으로 전했다.
중국 스타트업들의 적극적인 행보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상대적으로 이번 행사에 참석한 국내 벤처캐피탈 심사역 수가 많지 않았다. 중국 스타트업들은 더 많은 한국 벤처캐피탈 심사역을 만나게 해달라며 주최측을 찾았다.
불의의 사고로 의족을 쓰고 있던 허비스(Hosbby) 여성 CEO의 경우 불편한 몸에도 불구하고 캠프 곳곳을 찾아다니며 모든 1대 1 상담을 진행하는 열정을 보였다. 통역자에게 인터넷 연결을 부탁하고, 이를 통해 자신이 구현한 플랫폼을 설명해 나갔다. 이 회사는 비슷한 재능이나 취미를 가진 사람들을 모으는 플랫폼으로, 취미가 비슷한 사람들에게 취미활동을 할 수 있는 체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50개의 스타트업이 참여하는 '샤오미 생태사슬'을 만들었고, 이들 기업과 15일마다 제로베이스에서 새로운 것을 시도한다"는 리레이 샤오미 마케팅총괄의 말이 아직도 귀가에 맴돌고 있다. "규제가 많지 않기 때문에 중국 일반 대중들은 오늘날의 중국 창업 환경이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는 탕지치앙 서남대학교 교수의 중국에서 불고 있는 창업 열풍에 대한 분석도 두고두고 기억나는 대목이다.
한국 스타트업들이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아시아와 유럽, 북미로 뻗어나가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할까. 중국 스타트업들의 열정과 그들을 믿고 충분한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 투자기관들의 협업이 부러운 것은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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